굴은 세계인이 좋아하는 해산물의 하나이기에, 양적으로 가장 많이 양식(養殖)되는 수산자원이기도 하다. 목걸이를 만드는 진주(珍珠)의 대부분은 진주굴(진주조개)을 이용하여 생산하고 있다. 바위에 가득 붙은 굴을 보면, 한자리에 고정하여 사는 게으른 생명체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밀물이 들어와 굴 껍데기가 물에 잠기면 그때부터 뚜껑을 열고 아가미로 바닷물을 걸러내어 물속의 미세한 플랑크톤을 골라 먹는다. 프랑스 국립해양연구소의 여성 생물학자 쉬사엘뤼(Rossana Sussarellu)의 설명에 의하면, 굴은 1시간에 약 6리터의 물을 찌거기가 없는 물로 정화(淨化)하고 있다.

바닷가에 플라스틱 병이나 비닐 주머니를 버린다면, 그것은 햇빛의 자외선 때문에 조금씩 분해되어 마침내 가루가 되고, 그들은 바람이나 빗물 또는 파도에 의해 바다로 들어간다. 플라스틱 입자는 지극히 미세하기 때문에 굴의 아가미를 거쳐 그들의 입으로 들어간다. 미세한 플라스틱을 많이 섭취한 굴은 생장이 느리고 산란(産卵)도 적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라고 하면 직경이 5mm 이내인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하고,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진 것은 ‘가루 플라스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쉽게 가루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것은 식품 포장재로 대량 사용되는 스티로폼이다. 과학자들은 2010년에 ‘1년 동안에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약 400만-1,200만톤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늘날에는 그 양이 훨씬 더 증가했다. 폐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버리는 나라는 인구가 많고 환경보호 정책이 강화되지 않은 중국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극 대륙에서 버린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제주도와 서해안에 밀려들기 때문에 큰 환경문제가 되어 있다는 뉴스가 수시로 나온다.

해안 바위에 붙은 굴 1개가 하루에 약 150리터의 해수를 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은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까지 걸러주어 다른 해양생물들의 생존을 돕고 있다. 굴은 ’바위에 핀 꽃‘이라 하여 석화(石花)라 불리기도 한다.
조개, 크릴, 해면, 수염고래처럼 수중의 먹이를 걸러서 먹는 동물을 여과 포식자(濾過捕食者 filter feeder)라 부른다. 이 동영상은 크릴이 아가미를 연속적으로 움직여 물을 여과하면서 플랑크톤을 먹는 모습이다. 아가미에는 미세한 털(섬모纖毛)이 밀생해 있기 때문에 플랑크톤들이 잘 걸러진다.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굴에게 나타나는 현상
쉬사엘뤼와 그의 동료들은 6개의 대형 수조(水槽)를 준비하여, 계획된 환경 조건에서 굴을 양식하면서 그들의 생장 상태를 조사했다. 3개의 수조에는 식물성 플랑크톤만 가득한 바닷물을 채웠고, 나머지 3개 수조에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함께 2-6μm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혼합했다.
그들의 실험 결과, 굴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더라도 생장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의 자손 증식에 이상(異相)이 나타났다. 플라스틱을 먹은 암컷 굴은 산란수가 감소했고, 수컷은 정자의 헤엄치는 속도가 느려져 수정(受精)에 지장을 준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더구나 플라스틱을 먹고 자란 굴의 새끼들은 생장 속도가 느렸다. 쉬사엘뤼는 이런 결과를 2016년 2월호 <Proceeding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발표했다.
쉬사엘뤼의 논문에 소개된 굴의 조직에 박혀 있는 미세 플라스틱(화살표 검은 점)을 나타낸다. 이들의 크기는 직경이 2-6μm이다.

바다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먹게 되는 해양동물은 굴만이 아니다. 산호를 비롯한 조개, 소라, 전복, 크릴 및 기타 유공충(有孔蟲)들도 먹는다. 가루 플라스틱이 굴에게 피해를 준다면 산호와 다른 해양동물의 증식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쉬사엘리의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미국은 2017년 7월에 ’화장품 종류에 미세 플라스틱 성분을 혼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을 제정했다. 하지만 세계인이 버리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거나 환경 피해가 없도록 처리할 마땅한 방법은 아직 없다. 폐플라스틱은 바다에서만 아니라 강과 호수 어디에서나 생명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굴에 대한 상식
굴은 바위에 붙은 부분과 그를 덮고 있는 껍데기 2개를 가졌으므로 이매패(二枚貝 bivalve mollusk)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세계 바다에는 여러 종류가 살며, 우리나라 해안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것을 ‘참굴’(true oyster)이라 부르는데, 참굴은 자라는 환경이나 수심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남해안에서 대량 양식하는 양식굴(Pacific oyster)은 원래 동아시아가 원산지였으나 지금은 전 세계로 퍼져 양식되고 있다.

야생 양식굴(Magallana gigas)은 40m 정도 깊은 곳에서 자라며 크고 생장 속도가 빠르다. 암수가 따로 있으며, 암컷은 산란기에 5,000만-2억개의 알을 낳는다. 수정하여 금방 깨어난 새끼의 크기는 70μm이고, 18-30개월 양식하여 수확한다. 자연산 중에는 수명이 30년 된 것도 있다.
굴은 영양가가 높은, 특히 단백질이 많은 식품이기 때문에 ‘바다의 우유’라는 소리도 듣는다. 온갖 무기물이 녹아 있는 해수 속에서 자라는 수산물들의 몸에는 다양한 무기물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진주의 씨(작은 고체 조각)를 몸에 심어 진주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데 이용되는 진주조개는 조개가 아니라 굴이다. 진주굴은 몇 종류가 있다. 사진은 ‘검은입술진주굴’(Pinctada margaritifera)이다. 몸에서 분비되는 탄산칼슘 성분이 씨 표면에 장기간 부착하여 진주가 된다.
굴은 세계적으로 식용되는 인기 있는 해산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수의 나라가 양식을 한다. 2015년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한 해에 342,480톤, 일본은 184,100톤, 최대 생산국 중국은 3,949,000톤이었다.

석회동물 껍데기를 수거하여 지상에 퇴적한다면, 그것은 이산화탄소를 수집하여 저장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들 껍데기 성분(CaCO3) 중에 44%가 CO2의 양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백만 톤의 굴 껍데기를 바다에 버리지 않으면 44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킨 결과가 된다.
수확한 막대한 양의 굴 껍데기를 폐기하는 문제가 지역에 따라 말썽이 되고 있다. 굴 껍데기를 바다에 버리면, 그 석회질은 해수에 녹아 칼슘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세계적으로 양식되는 석회동물의 양은 통계가 없어 알지 못하지만, 그들을 바다로 버리지 않는다면 그만큼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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