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인명(人命)을 구한 의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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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혈액형과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발견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이자 의사이며 면역학자였던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 1868-1943)는 인간에게 몇 가지 혈액의 종류(혈액형)가 있다는 사실을 1900년에 발견함으로써 이후부터 수혈을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1909년에는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수혈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게 될 것인지 잠시 생각해보자! 혈액형의 발견은 그로 하여금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구한 위대한 과학자로 인정받게 했다. 오늘날 그는 ‘수혈(輸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1930년에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1891년에 비엔나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마친 후, 그는 독일의 화학자 에밀 피셔(herman Emil Fischer 1818-1875)의 연구실에서 화학을 공부했고, 다시 비엔나 대학에서 병리해부학과 함께 세균학, 바이러스학을 연구하여 폭넓은 의학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하여 Rh-형 혈액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1930년의 사진이다.

인간의 혈액형에는 A, B, AB, O 4가지 외에 Rh형이 있으며, 수혈할 때는 혈액 제공자와 받는 자의 혈액형이 무엇인지 확인하여,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끼리 수혈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A형인 사람에게 B형 혈액을 수혈하면(반대의 경우도), 혈관 내에서 혈액이 응고해버려 피가 흘러가지 못하게 되므로 곧 목숨을 잃는다.

란트슈타이너가 혈액형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 이전에는, 모든 사람의 피는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다출혈로 생명이 위험하면 수혈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혈액형에 대해 알지 못했던 당시에는 수혈의 결과가 행운이기도 하고 불운이기도 했다.

란트슈타이너는 특별한 과학자였다. 그는 의사로서 개업하지 않고 유럽 전역의 이름난 과학자와 연구소를 찾아다니며 계속 새로운 공부와 연구를 했다. 결국 그는 화학, 면역학, 병리해부학, 바이러스학, 혈청학, 앨러지학 등에 대한 다수(일생동안 364편)의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평소 그는 ‘위대한 과학의 발견은 서로 다른 연구분야가 만나는 경계’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오늘날에는 여러 분야가 접목(接木)되는 과학을 ‘융합과학’이라 말하고 있다.

수혈의학(輸血醫學)의 발전

과거의 사람들은 혈액이 몸속 전체를 두루 돌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혈액이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은 약 400년 전인 1628년에 영국의 의사인 하비(William Harvy 1578-1657)가 처음 발견했다. 그리고 영국의 의사였던 로워(Richard Lower 1631-1691)는 1665년에 부상으로 출혈이 심한 개에게 다른 개의 피를 수혈하여 살려내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 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수혈을 해보려는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성공하기 어려웠고, 란트슈타이너가 혈액형을 발견한 이후에야 안전한 수혈이 가능하게 되었다. 의학에서 수혈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수혈의학’(transfusion medicine)이라 불리는 복잡한 전문분야로 발전해 있다.

혈액은행에서는 헌혈하더라도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건강한 사람을 선별하여 채혈한다. 누군가가 헌혈한 피는 어디선가 위기에 처한 사람을 살리는 데 이용된다.

인체는 혈액 속에 낯선 화학물질이(항원)이 들어오면, 그 이물질을 파괴하는 항체를 형성한다. 이를 의학에서는 면역(免疫 immune)이라 한다. 사람 사이에 아무나 서로 수혈하지 못하는 이유는, 각 사람의 혈액 속에 포함된 항원과 항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낯선 혈액(항원)이 들어오면 그에 대항하는 항체가 형성되어 혈액을 응고시켜버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에 항원이 낯설지 않으면 항체가 형성되지 않으므로 수혈이 가능해진다. 혈액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항원과 항체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면역혈액학(immunohematology)라 한다.

혈액 속에는 적혈구와 백혈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혈구血球)이 담긴 수액(水液) 즉 혈장(血漿 blood plasma)에는 당분, 아미노산, 지방, 호르몬 등의 온갖 물질이 녹아 있다. 혈장 속에 포함된 여러 가지 화학물질들의 면역반응은 중요한 연구 대상의 하나이다 .

수혈용 혈액을 관리하는 혈액은행

큰 병원에서는 수혈해야 할 환자가 많기 때문에 언제나 많은 피가 필요하다. 국가에서는 혈액은행(blood bank)을 설치하여 수혈에 필요한 일들을 하도록 하고 있다. 즉 헌혈(獻血 blood donation), 매혈(買血 혈액을 삼), 혈액 보관과 공급 등의 모든 일을 혈액은행이 하는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은 혈액은행을 태동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캐나다 왕립육군병원의 외과의사 로버트슨(Lawrence Bruce Robertson)은 1915년에 전쟁터에서 다수의 부상병들에게 수혈할 수 있는 수혈장비와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초의 혈액은행은 1921년에 영국 적십자사가 처음으로 헌혈 제도를 실시하면서 시작되었다. 혈액은행은 혈액응고방지제와 장기(長期) 보존 냉장고가 실용화된 이후에야 실현될 수 있었다.

​혈관에서 외부로 흘러나온 피는 그대로 두면 곧 굳어버리기 때문에 수혈에 이용할 수 없다. 혈액은행에서는 채혈(採血)한 피에 항응고제(抗凝固製)를 혼합하여 냉장고에서 보관한다. 항응고제를 처음 발견한 과학자는 영국의 의사였던 힉스(John Braxton Hicks 1823-1897)였다. 그는 혈액에 인산나트륨을 혼합하면 응고가 방지된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것이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종류의 항응고제가 개발되어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혈액주머니 속에는 0.5-0.7리터의 B형 혈액이 혈액응고방지제와 함께 들어있다. 혈액은 1℃-6℃에서 35-45일간 보존할 수 있으며, 더욱 저온조건을 만들면 더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사는 임상의(臨床醫)라 하고, 백신 개발, 암치료법 연구, 치매방지 등의 기본적인 의학(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학자에 대해서는 ‘의과학자’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임상의는 수만 명의 인명을 살리게 되지만, 의과학자는 수천만 수억 명의 생명을 구하는 길을 열기도 한다.

​사회에는 혈액형과 개인의 성격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혈액형과 성격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한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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