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이후부터 새벽까지 노출되는 빛의 밝기가 밝을수록 장기적으로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직전까지 휴대폰 화면을 보거나 침실 조명을 켜둔 채 잠드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심장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자정 이후의 인공광 노출이 수면 중 생체 리듬을 흐트러뜨려 심혈관계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도 높을수록 위험 상승
호주 플린더스대학교(Flinders University) 대니얼 P. 윈드레드(Daniel P. Windred) 박사 연구팀은 24일 의학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논문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8만8천여 명의 데이터를 9.5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정 이후의 빛 노출이 밝을수록 40세 이상 성인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며, 이는 기존의 심혈관 예방 조치에 ‘야간 조명 노출 최소화’를 포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에는 평균 나이 62.4세의 성인 8만8,905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손목에 조도 센서를 착용하고 1주일간 매일 밤 0시 30분부터 오전 6시까지 노출된 빛의 양을 측정했다. 이후 측정된 평균 야간 조도에 따라 네 그룹으로 구분했다 .
🛏️💡 조도 수준별 야간 빛 노출과 심혈관 질환 위험
| 구분 | 평균 조도(럭스, Lux) | 조명 수준 | 주요 위험 증가율(가장 어두운 그룹 대비) |
|---|---|---|---|
| 0~50% 그룹 | 0.62 | 달빛 또는 암실 수준 | 기준 그룹 |
| 51~70% 그룹 | 2.48 | 희미한 실내등 수준 | – |
| 71~90% 그룹 | 16.37 | 침실조명 수준 | – |
| 91~100% 그룹 | 105.3 | TV·스마트폰 불빛 수준 | 심부전 56%, 심근경색 47%, 관상동맥질환·심방세동 32%, 뇌졸중 28% |
연구에 따르면 야간 평균 조도가 달빛 수준인 0.62럭스 이하일 때를 기준으로, 밝기가 TV나 스마트폰 불빛 수준인 105럭스로 높아질수록 심부전 위험은 56%, 심근경색 47%,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 각각 32%, 뇌졸중 28% 증가했다.
이 차이는 흡연, 음주, 식습관, 운동, 수면시간, 사회경제적 지위, 유전 요인 등 기존 심혈관 위험 요인을 모두 보정한 후에도 유지됐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60세 이하 연령층은 고령층보다 위험 증가 폭이 더 컸다.
야간 빛과 생체 리듬의 교란
연구팀은 야간의 인공조명이 인체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서카디안 리듬)을 교란해 심혈관계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인체는 빛의 변화에 맞춰 체온, 혈압,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데, 자정 이후 강한 빛에 노출되면 뇌는 이를 낮으로 인식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뿐 아니라 혈관 확장과 항염 작용을 통해 심혈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돼 심장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심부전이나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윈드레드 박사는 “수면 중 조명을 최소화하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금연과 함께 새로운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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