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세계가 얼마나 기이한 법칙을 따르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나왔다. 광자 하나를 정확히 반으로 자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로운 이론 연구에 따르면 광자는 둘로 나뉘는 대신 새로운 광자가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쏟아져 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자를 반으로 자르면 무슨 일이 생길까
양자세계에서 광자는 빛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다. 기본 입자인 만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노르웨이 연구진은 만약 양자세계에서 빛의 입자를 억지로 반으로 자르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를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이 가정한 상황은 이렇다. 광자가 거울을 향해 이동하는 동안 빛의 파동 앞부분이 먼저 거울에 닿아 반사된다. 바로 그 순간 거울이 사라지면 뒤따르던 파동의 나머지 절반은 그대로 앞으로 지나가게 된다. 즉 하나의 입자 파동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강제로 나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계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입자가 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입자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양자 중첩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론적으로 거울을 무한히 빠르게 치울 수 있다면 새로운 광자는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생성될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 무한한 속도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거울을 조금 느리게 움직이더라도 여러 개의 새로운 광자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양자세계에서는 ‘빈 공간’도 완전히 비어 있지 않다
이처럼 새로운 광자가 생기는 이유는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진공이 완전히 텅 빈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도 에너지의 미세한 요동이 존재한다고 본다. 여기에 외부에서 에너지가 더해지면 새로운 입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움직이는 거울이 그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더 흥미로운 점은 관찰자의 위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거울의 양쪽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수많은 광자가 한꺼번에 생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한쪽만 볼 수 있다면 단 하나의 광자만 보이거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당장 실용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광자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중력파 검출기나 초정밀 양자센서처럼 빛의 양자적 성질을 활용하는 미래 기술 발전에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Trying to break a photon would create a quantum m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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