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대 학생 2명이 불안을 줄이는 ‘시계꽃’이라는 식물 성분을 넣은 ‘항불안 껌’을 개발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듬감 있는 씹기 행동과 식물 추출물을 결합해 긴장을 낮추겠다는 아이디어다.
“불안하면 껌 씹어요” 10대들이 만든 시계꽃 껌
미국 조지아주의 16세 고등학생 잭커리 니즈커와 사라 호티는 불안을 완화하는 약용 껌을 개발했다. 핵심 성분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시계꽃’이라는 식물 추출물이다.
이 식물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이 산화 손상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화학물질인데, 오래전부터 일부 허브 치료법에도 사용돼 왔다. 연구에 따르면 시계꽃 속 플라보노이드는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특히 껌이라는 방식에 주목했다. 잭커리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껌은 매우 흔하다”며,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불안 완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 3명 중 1명 정도가 다양한 형태의 불안을 겪는다고 그는 말했다.
개인적인 경험도 영향을 줬다. 잭커리의 할머니는 심한 불안 증세를 겪었고 처방약 부작용으로 걷거나 서 있기조차 힘들어졌다고 한다. 그는 이런 경험이 더 안전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씹기 자체도 효과” 실험 끝에 껌 속 성분 방출 확인
연구진에 따르면 껌을 씹는 행동 자체도 이미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시계꽃 성분을 더하면 더 강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학생들의 가설이었다.
시계꽃 플라보노이드는 뇌 속 신호 물질인 GABA 수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GABA는 신경세포 활동을 늦추는 역할을 해 과도하게 흥분한 뇌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은 껌 베이스, 감미료, 설탕가루, 시계꽃 추출물을 섞어 직접 시제품을 만들었다. 원래는 마을 주변에 흔한 시계꽃에서 직접 추출물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겨울철이라 꽃이 사라져 결국 추출물을 구매해야 했다.
다만 실제 사람에게 바로 먹여 실험할 수는 없었다. 대신 몸 밖 실험으로 껌이 성분을 제대로 방출하는지 확인했다.

[사진=잭커리 니즈커 / 사라 호티]
첫 번째 실험에서는 껌마다 시계꽃 성분이 균일하게 들어 있는지 현미경과 컴퓨터 분석 프로그램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품질 편차 수치가 8.4로 나타나 기준치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두 번째는 ‘시노다 테스트’라는 검사였다. 플라보노이드가 분해되지 않고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처음에는 껌 조각을 알코올에 3시간 담가도 아무 변화가 없었다. 성분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디다.
학생들은 실제 상황처럼 씹는 동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람에게 직접 씹게 할 수 없었던 만큼, 손으로 껌을 잘게 부숴 씹는 과정을 흉내 냈다. 또 침 역할을 대신하도록 알코올에 3일 동안 담갔다.
이번에는 선명한 주황색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플라보노이드가 껌에서 성공적으로 방출됐고,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분해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학생들은 앞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제 항불안 효과를 검증하고 상용화 가능성도 살펴볼 계획이다. 사라는 “에너지 껌이나 금연 껌은 이미 있지만, 불안을 위한 껌은 시장에 없다”며 면접이나 발표 전 긴장될 때 쉽게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Teens invent first chewing gum to tackle anx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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