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자동차=원심력 갖춘 틸팅 4륜 전기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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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앞뒤로 일렬로 앉는 좌석, 핸들바 조향, 회전 시 안쪽으로 기울어지는 차체. 겉모습은 오토바이에 가깝지만, 네 개의 바퀴는 접지력을 잃지 않고 지면을 붙든다. 프랑스 스타트업 AEMotion이 개발한 이 틸팅 4륜 전기차는 이륜차와 자동차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구조다. 운전 방식, 차체 설계, 주행 동작까지 모두 기존 분류로 설명되지 않는 플랫폼이 실제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틸팅 4륜 구현, 오토바이 민첩성과 네 바퀴 안정성의 결합

이 차량의 핵심은 틸팅 기술(tilting technology)에 있다. 코너에서 차체 전체가 안쪽으로 기울어지며 원심력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오토바이에서는 일반적이지만, 자동차급 네 바퀴 구조에서 구현한 사례는 거의 없다. AEMotion은 이 틸팅 메커니즘을 접지력과 결합해 회전 안정성과 민첩한 조향을 동시에 실현했다.

차체는 최대 35도까지 기울 수 있으며, 조향은 스티어링 휠 대신 핸들바로 조작한다. 운전자는 앞에, 동승자는 뒤에 앉는 전후 배열 구조이며, 차체 폭은 79센티미터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도시 골목이나 혼잡한 도로에서도 유연한 주행이 가능하고, 주차 시 별도 킥스탠드 없이 수직 자립이 가능하다.

외형은 이륜차와 유사하지만 법적으로는 자동차에 해당한다. 프랑스에서는 일반 승용차 면허로 운전이 가능하며, 국내 기준으로는 2종 보통면허 수준에 해당한다. 조작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실운행 전 몇 시간의 적응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차체를 기울이며 회전하는 세계 최초 양산형 틸팅 4륜 전기차

초소형 플랫폼에서 고속 주행과 충돌 안전을 동시에 확보

전동 모터로 구동되는 이 차량은 최고 시속 115킬로미터까지 주행 가능하다. 기본 배터리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200킬로미터이며, 추가로 교체형 배터리 팩을 탑재하면 팩당 약 70킬로미터의 주행거리를 더 확보할 수 있다. 도심 통근, 단거리 교외 이동, 배달 등 다양한 용도에 대응할 수 있는 스펙이다.

차체는 지붕과 도어를 갖춰 비바람을 막을 수 있지만, 도어 하단은 개방돼 있어 운전자의 다리가 외부에 노출되는 구조다. 이는 틸팅 동작 중 다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다. 후방에는 수납 공간이 있으며, 동승석을 앞으로 밀면 적재 공간이 확장된다.

폭 79cm의 초소형 차체, 네 바퀴 접지력으로 도심 민첩성 확보

안전성은 경량 플랫폼임에도 자동차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설계됐다. 전후방에 발포 폴리프로필렌(EPP) 범퍼와 크래시 박스 구조가 적용됐고, 내부는 충돌 에너지를 분산시켜 탑승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도록 구성됐다. 에어백 없이도 유사한 완충 효과를 제공하며, 4점식 안전벨트가 기본 장착된다. 제동은 앞뒤 모두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 방식이다.

도시형 이동수단의 재정의, 새로운 수요에 맞는 구조

AEMotion의 틸팅 4륜차는 기존 교통수단의 틈새를 겨냥한 개념이 아니다. 오토바이의 민첩성과 자동차의 구조적 안정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도심 단거리 주행 환경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크고 무거운 자동차, 위험 부담이 큰 이륜차 사이에 놓인 새로운 구조의 탈것이다.

초기 공급은 프랑스 내에서 월 200유로 수준의 장기 리스 방식으로 진행되며, 해외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2023년 말 첫 공개된 이후, 파리 기술 전시회 비바 테크놀로지(Viva Technology) 등 유럽 내 다수 박람회에서 시제품이 전시됐다. 선행 생산 차량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며, 정규 양산은 2026년, 대량 생산은 2028년 이후로 계획돼 있다.

오토바이의 기동성과 자동차의 안정성을 통합한 신개념 이동수단

국내 기술 기반과 도입 가능성

한국에서도 틸팅 기술 관련 연구는 일정 수준 이상 진행돼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2000년대 후반 틸팅 열차 ‘한빛 200’ 개발을 통해 곡선 주행 안정성 향상, 충격 저감, 소음 제어 등 주요 요소를 실증한 바 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주도로는 틸팅 구조의 핵심 부품 국산화 및 신뢰성 확보 연구가 수행됐다.

최근에는 좁은 차체 틸팅 차량을 위한 전복 방지 제어 알고리즘(ZMP, LTR 등)에 대한 수치 해석과 실험 검증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이들 기술은 주로 철도 기반이며, 도로용 네 바퀴 틸팅 차량은 국내에서 아직 실증 사례가 없다.

오토바이의 기동성과 자동차의 안정성을 통합한 신개념 이동수단

도입을 위해서는 차량 분류 기준과 보험 제도, 운전자 교육 체계 등의 정비가 필요하다. 기술 협업은 가능하나, 법적·제도적 기반과 수요 검증을 병행해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유형 이동수단, 세컨카,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 시장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실증 운행 결과에 따라 국내 도입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AEMotion의 틸팅 4륜차는 기존 교통 수단의 범주를 벗어난 독립된 구조로,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이동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 구현은 완료됐으며, 실제 보급을 위해선 운전 적응성, 규제 정비, 수요 확보가 관건이다. 시장 내 검증은 향후 2~3년간의 운용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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