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완성되는 마지막 단계에서 이미 행성이 자라기 시작한다는 새로운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Southwest Research Institute(SwRI) 연구진은 별 주위를 도는 원반이 여전히 물질을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작은 행성 씨앗(플라네테시멀, planetary embryos)이 성장하고, 이들이 항성 근처 짧은 궤도에 안정적으로 남는 과정을 재현했다. 이번 연구는 TRAPPIST‑1, Kepler‑11과 같은 밀집 외계행성계(compact systems)의 독특한 구조를 기존 패러다임과는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며, 별 형성과 행성 형성이 반드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별은 성간 분자구름이 중력으로 붕괴하면서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남는 가스와 먼지는 별 주위를 도는 원반을 형성하며, 여기서 미세 입자가 뭉쳐 점차 행성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표준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별 형성 단계에서부터 행성 형성이 이미 시작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진=NASA/JPL-Caltech 제공]
별 형성 단계에서 시작되는 행성 형성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통념을 뒤엎는 행성 형성 시점에 있다. SwRI의 랄루카 루푸(Raluca Rufu)와 로빈 캐넘프(Robin Canup) 연구팀은 별 형성 과정에서 유입되는 물질이 원반을 형성하는 단계에서 이미 플라네테시멀들이 성장해 안쪽 궤도로 이동하는 모습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했다. 일정 질량 이하로 성장한 플라네테시멀은 별에 낙하하지 않고 안정적인 궤도에 남아 다수의 유사 크기 행성들이 짧은 주기로 항성을 공전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 과정은 외계행성계에서 관측되는 항성 대비 일정한 행성 총질량과도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연구는 목성·토성 같은 거대 가스행성 위성계에서도 유사한 질량 비율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행성 형성과 위성 형성에 동일한 물리적 메커니즘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행성 형성 단계에서 물질 유입 속도와 원반 내부 상호작용의 균형이 결과적으로 항성 대비 일정한 행성 총질량을 만들어내며, 이는 다양한 외계행성계 통계와도 잘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관측 결과와 새로운 모델의 정합성
이론적 시뮬레이션 결과는 최근 관측 자료와도 잘 들어맞는다. ALMA(아타카마 밀리미터망원경)는 젊은 별 주변 원반에서 이미 먼지 응집과 플라네테시멀 형성 초기 단계가 진행 중임을 관측한 바 있다. 이는 행성 형성이 별이 완성된 이후에만 시작된다는 기존 모델보다, 별 형성과 동시에 진행된다는 이번 연구 모델이 더 현실적인 설명임을 뒷받침한다.
루푸 박사는 “밀집 외계행성계의 짧은 궤도와 항성 대비 일정한 질량 비율이라는 특징을 동시에 설명하는 첫 번째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캐넘프 박사는 “행성과 위성 형성 과정의 보편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Kepler, TESS, PLATO, JWST 등 차세대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제 외계행성계 간 비교 연구를 진행해 이번 모델의 예측력과 보편성을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Raluca Rufu et al, Origin of compact exoplanetary systems during disk infall, Nature Communications (2025). DOI: 10.1038/s41467-025-60017-8
자료: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 Protoplanetary disks are much smaller than previously thought, new study f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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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다 태어나기 전 행성도 자란다…밀집 외계행성계의 비밀”에 대한 1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