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vampire 흡혈귀) 하면 공상소설 속의 드라큘라와 흡혈박쥐가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동물의 세계에는 다른 동물의 피를 먹고 사는 흡혈동물이 여러 종류 있다. 어떤 종은 척추동물의 붉은 혈액을 먹고, 어떤 것들은 무척추동물의 혈림프(hemolymph 체액)를 섭취하여 생존에 필요한 영양을 얻는다. 대표적인 흡혈동물들을 소개한다.
1. 옥스페커(red billed oxpecker)
사하라사막의 초원에는 옥스페커라는 몸길이 9cm, 무게 70g 정도 되는 새가 있다. 이들은 들소, 얼룩말, 사슴, 하마, 코뿔소와 같은 동물의 몸에 내려앉아 피부에 붙어 있는 진드기, 파리, 구더기 등을 쪼아먹는다. 그러므로 이 새와 큰 동물 사이에는 상보(相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옥스페커는 그 동물의 피부에 상처가 있으면 그곳을 쪼아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먹기도 한다.

옥스페커는 노랑부리 옥스페커와 붉은부리 옥스페커 2종류가 있다. 사진은 임팔라(impala 사슴류)의 머리에 앉은 붉은부리 옥스페커이다.
2. 뱀파이어 핀치(vampire finch)

갈라파고스섬에 사는 이 작은 새는 씨앗, 꿀, 곤충의 알 등을 주식한다. 그러나 때때로 그들은 푸른발얼가니새(blue footed booby)의 날개나 꼬리에 앉아 피부를 쪼아 흘러나오는 피를 먹는다. 한 마리가 먹고 나면 다음 새가 기다렸다가 차례로 먹기도 한다. 핀치의 공격을 받으면 얼가니새들은 다른 곳으로 피해간다. 그들이 왜 얼가니새를 공격하는지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3. 아마존 왕거머리(Amazone giant leech)

거머리는 다른 동물의 피를 빠는 환형동물이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500종을 넘는 그들 중에 가장 큰 종류가 아마존강의 바다와 가까운 습지에 산다. 최대 길이가 46cm나 되는 이들은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심지어 악어의 몸에도 붙어 흡혈한다.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4. 바다칠성장어(sea lamprey)

대서양에 사는 장어를 닮은 바다칠성장어는 물고기나 다른 해양동물의 피부에 붙어 흡혈한다. 그들은 이빨이 가득한 빨판처럼 생긴 주둥이로 피부에 붙어서 흡혈한다. 가장 큰 것은 길이가 120cm, 무게 2.5kg이 되기도 한다.

빨판상어를 떼어낸 자리의 상처이다. 그들은 숙주(宿主)가 죽어야 떨어져 나와 다른 희생자를 찾는다.
5. 모기
인간의 피를 빠는 가장 두려운 흡혈동물은 모기 종류일 것이다. 모기 종류는 3,600종 이상 알려져 있다. 모기 중에 가장 큰 것은 길이가 1cm에 이른다. 모기는 사람만 아니라 다른 모든 포유동물과 심지어 지상에 사는 파충류와 곤충의 피를 빨기도 한다. 뇌염,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흡혈 모기는 모두 암컷이다.

뎅기열(dengue fever)과 황열병을 매개하는 이집트모기는 몸길이가 4-7mm이고 검은색으로 보인다. 모기들은 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면 활동을 하지 못한다.
6. 침노린재(Assassin bug)

침노린재라는 곤충은 7,000종 이상 알려져 있으며, 농부들은 이들을 전부 해충으로 취급한다. 그들은 긴 주둥이로 동물의 피를 빨아먹지만 인간에게는 직접 피해를 주지 않는다. 사진은 침노린재 종류 중의 일부이다.
7. 빈대(bedbug)
인간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흡혈 곤충이다. 집안의 틈바구니에 숨어 사는 야행성 빈대는 사람이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흡혈을 한다. 물리고 난 뒤에는 자국이 부어오르고 가렵다. 가장 큰 빈대는 길이가 6.9mm나 되었다. 한국에서는 DDT를 사용하던 시기에 거의 박멸되었으나 근년에 와서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어 소동이 일기도 한다. 외국 여행객의 짐 속에 묻어온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본사 블로그 참조)
8. 벼룩
벼룩은 몸길이가 2-4mm 정도이다. 포유동물과 사람의 피부에서 피를 빠는 벼룩은 자기 몸길이의 200배나 되는 높이(약 18cm)로 뛰고, 33cm를 멀리 뛸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이 76m 높이로 뛰고, 137m를 멀리 뛰는 것과 같다.(본사 블로그 참조)
9. 쿠퍼고둥(Cooper’s nutmeg)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해안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되는 쿠퍼고둥은 최대 길이가 약 11cm 이며, 긴 주둥이로 전기가오리와 같은 물고기의 피를 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진드기(tick)
거미강에 속하는 8개의 다리를 가진 진드기는 포유동물, 조류, 파충류의 피부에서 숙주의 피를 빠는 흡혈충이다. 900종류가 넘는 진드기 중에는 몸길이가 0.5-1mm 정도인 집먼지진드기라 불리는 것도 있다.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집안의 먼지 속에 산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을 먹는다. 앨러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진드기는 곤충과 달리 <알 → 애벌레 → 제1약충 →제2약충 → 성충> 단계로 성장한다.

사람의 피를 빨기도 하는 진드기의 어미와 새끼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야생동물의 피부에 기생하는 어떤 진드기는 자기 체중의 600배나 되는 혈액을 빨기도 한다. 집안에서 발견되는 집먼지진드기는 진드기와 사촌이지만 약간 차이가 있으며, 응애(mite)라 부른다.
11. 흡혈메기(vampire catfish, candiru)

아마존강 하구에서 발견되는 흡혈메기는 평균 크기가 17cm인데, 이 강에 사는 대형 물고기(특히 대형 메기)의 아가미에 들어가 피를 빨며 기생한다. 이 물고기는 체색이 투명하여 잘 발견되지 않는다. 사람을 공격한다는 전설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12. 흡혈박쥐(vampire bat)
박쥐 종류는 1,000종 정도 알려져 있다. 그들 중에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에 3종의 흡혈박쥐가 산다. 이들 중에 Desmodus rotundus라는 학명을 가진 박쥐가 잠자는 소나 말 등의 피를 빨고, 다른 2종은 새의 피를 먹는다.
흡혈박쥐는 낮 동안 동굴이나 나무구멍 속에 수백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거꾸로 매달린 자세로 쉬다가 어두워지면 활동을 시작한다. 단체활동을 하기도 하며, 굶주린 동료가 있으면 자기가 먹은 피를 뱉어내어 나누어주기도 한다. 사람이 피해를 입은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몸길이 9cm, 날개 폭 18cm, 체중 25-40g인 흡혈박쥐는 시각이 퇴화한 대신 뛰어난 후각과 청각, 특히 반향(反響)을 들어 장애물을 피하며 비행하는 능력이 있다. 그들은 하룻밤에 5-8km를 날아다니면서 먹이를 찾는다. 그들의 코에는 온도를 감각하는 민감한 기관이 있다. 흡혈박쥐에게 공격받은 동물은 박쥐의 이빨이 워낙 날카롭기 때문에 30분 이상 피를 빨리고 있어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이다. 그들의 입에서 분비되는 침에는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방지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13. 흡혈오징어

열대지방의 다소 깊은 바다에는 흡혈오징어(vampire squid)라는 이름을 가진 오징어가 있다. 몸길이가 30cm 정도인 이들은 이름과 달리 다른 동물을 잡아먹지 않고 플랑크톤이나 해양동물의 배설물을 먹는다. 다만 오징어의 붉은 눈과 무서운 체형 때문에 억울하게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
세상에는 다른 동물의 피를 먹고 사는 동물이 몇 가지 더 알려져 있다. 개구리, 개미, 다람쥐 종류중에도 있으며, 아마존강 하구에는 파야라(payara)라는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의 피를 먹으며 산다. 이 외에 인간의 해충인 몸이와 머릿이도 흡혈곤충이다. – YS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