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廢人)을 만드는 강력 진통제
지난 2,3년 사이에 펜타닐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과용하여 목숨을 잃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급증했다. 심한 두통이나 관절이 아프거나 할 때, 견디기 어려워 진통제를 이용하는 경우는 흔히 있다. 의사의 처방전(處方箋) 없이 구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로는 ibuprofen(상품명 Motrin, Advil), acetaminophen(Tyrenol), asprin, naproxen(Aleve) 등과 국내 제약사들이 공급하는 여러 종류의 약들이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하여 일반 진통제로는 고통을 감소시킬 수 없을 때, 의료진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험이 따르는 향정신성(向情神性) 의약품(마약성 진통제)을 처방한다. 고통을 견디던 환자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약이다. 그러나 환자가 아닌 사람이 쾌락을 즐기기 위해 마약을 사용할 때는 죽음의 약으로 변한다.
일반 진통제보다 효과가 강하면서 습관성이 심한 약제(마약) 종류를 우리나라에서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취급하여 그 사용을 법률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영어로 오피오이드(opioid) 또는 나르코틱(narcotic)이라 부른다. opioid는 opium(양귀비)에서 유래한 말이다.
양귀비에서 채취한 천연 마약인 아편(morphine)을 비롯하여, 비슷한 진통, 환각, 쾌락감, 중독성을 가진 합성 오피오이드들은 심각한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각 나라는 법률을 정하여 엄격하게 사용하도록 한다.
총상을 입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중상을 입은 사람, 말기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느끼는 극단적인 통증은 인간의 인내력으로 견디기 어렵다. 이런 경우 활용되는 대표적인 오피오이드 종류는 아편(morphine)을 비롯하여 필로폰(methamphetamine), 헤로인(heroin), 옥시코돈(oxycodon :상품명 OxiContin), oxymorphone(Opana), hydrocodon(Vicodin), codein, methadone, fentanyl, hydromorphone, tapentadol, Vicodin, Norco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죽음의 마약 펜타닐
이들 중에 진통효과가 유독 큰 약품이 펜타닐이다. 펜타닐의 진통 효과는 모르핀의 70-100배, 헤로인을 비롯한 다른 마약류의 30-50배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펜타닐은 조금만 과용해도 목숨을 잃기 쉽다. 근년에 와서 미국에서는 펜타닐 남용이 큰 사회문제로 떠올라 있다. 사실 펜타닐은 미국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특별히 경계하는 오피오이드이다.
멕시코와 중국 등의 범죄집단이 법률로 제한하는 오피오이드를 불법적으로 제조하여 암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한 해에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22년에만 약 20만 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고, 특히 청장년(18-49세)의 사망원인 1위가 펜타닐 때문이었다. 2021년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1,600여 명의 청소년이 펜타닐 과용으로 죽었는데, 이는 2018년의 펜타닐 관련 사망자의 4배에 이른다.
마약 진통제는 신체에 어떤 작용을 하나 ?
통증(痛症)이란 신경세포로부터 나온 아픔을 알리는 신경전달물질이 척수(脊髓:척추 속에 있는 신경중추)를 거쳐 뇌로 전달되었을 때, 뇌가 느끼는 고통이다. 인체에 흡수된 오피오이드는 뇌, 척수, 장 기타 신체의 모든 신경세포가 가진 ‘오피오이드 수용체’라 불리는 단백질과 결합하여, 통증이 뇌로 전달되는 신호를 차단(신경전달물질 분비 억제)해버린다. 따라서 고통이 마취되기는 하지만, 동시에 마약은 신경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오피오이드를 처음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가벼운 부작용은 졸음, 변비, 메스꺼움 등이고, 사용량이 많았을 때는 호흡 마비, 심장박동 감소, 저혈압, 의식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오피오이드를 몇 차례 연속 사용하다가 중단을 하면, 심한 불면증과 함께 신경과민, 초조 등의 고통스런 금단증상(禁斷症狀)이 나타난다.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는 원인은, 몇 차례 마약을 사용하는 사이에 뇌와 몸이 “이 약물은 나의 생존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라고 인식해버리게 된 때문이다. 즉 오피오이드가 뇌를 병들게 한 것이다. 따라서 인체는 계속하여 약물을 요구하는 중독증상이 나타나고, 점점 더 많은 양을 원하도록 된다. 중독증상이란, 정신적인 효과를 약물에 의지하다가 중단했을 때 느끼게 되는 불쾌감을 견디지 못하여, 계속하여 주기적으로 약물을 극단적으로 갈망하는 습관적 의존성을 말한다.
환자의 통증, 마취, 오피오이드 종류의 처방을 다루는 의사를 마취전문의라 한다. 누군가가 오피오이드를 꼭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취의사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중독자가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심한 금단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마취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약 중독자가 나타내는 대표적인 금단증상은 약에 대한 격렬한 욕구, 분노, 불면, 복통, 구토, 초조감, 경련(痙攣), 신체 쇠약 등이다.
미국국립약해(藥害) 연구소(NIDA)의 발표에 의하면, 2023년에 들어와 미국에서만 매일 약 90명이 마약 남용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펜타닐은 2mg만 흡입해도 호흡중추가 마비되어 목숨을 잃는다. 범죄집단이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마약은 성분이나 약의 정량을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더욱 위험하다. 마약 밀매자들은 청소년과 성인을 가리지 않는다. 사회적 경험과 판단이 부족하고,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은 무법자들의 유혹에 잘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절대로 속아서는 안 되겠지만, “밤을 새워도 공부가 쏙쏙 잘 된다.”는 등의 말에 끌려, 건네받은 작은 1알이 치사량 이상인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헤로인과 펜타닐의 치사량을 비교하여 보여준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30-50배나 마취력이 강하다. 2014년까지만 해도 펜타닐 때문에 죽는 사람은 소수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 사망자가 급등하여 2021년에는 미국에서 청소년만 약 1,600명이 사망했다.
펜타닐 과용으로 죽은 사람 중에는 술 또는 다른 약과 함께 흡입한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는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펜타닐이나 다른 오피오이드를 사용한 후, 걸어가기가 어렵고 호흡이 느려지면서 헐떡거리고, 목구멍에서 이상한 소리가 저절로 나고, 입술과 손톱이 파랗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 처한 지인(知人)을 발견하면,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동시에, 바로 구급차(救急車)를 부르거나 급히 병원으로 이송(移送)해야 할 것이다.

벨기에의 과학자 얀센(Paul Janssen 1926-2003)이 1959년에 처음 합성한 펜타닐은 1968년부터 마취용 의약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치사량은 2mg 정도라고 한다.
펜타닐 과량 때 응급 처치
의약품 중에는 펜타닐의 증상을 완화하는 날록손(naloxone, 약품명 Narcan)이라는 코에 뿌리도록 만든 길항제(拮抗劑)가 있다. 날록손은 의사의 처방이나 연령 제한 없이 약국에서 구하여 사용할 수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적시에 비강(鼻腔)으로 날록손을 흡입하도록 하면 헐떡이던 호흡을 회복하게 된다.
마약(오피오이드) 종류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하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한다. 마약류가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사회는 절대적으로 부패해 있다. 모두가 건강한 나라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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