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물리학 이론은 우리가 ‘여러 개의 우주’, 즉 다중우주 속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아직 직접 확인된 적은 없지만, 이 가설은 우리 우주의 구조와 생명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우주는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거품처럼 퍼진 다중우주’
영화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과학자들 중 일부는 실제로 여러 개의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이 개념은 크게 두 가지 물리학에서 나온다. 하나는 우주의 가장 큰 구조를 다루는 우주론, 다른 하나는 가장 작은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이다.
우주론에 따르면, 빅뱅 직후 우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빠르게 팽창했다. 이를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이때 아주 작은 양자적 흔들림이 거대한 구조로 커지면서 은하 같은 것들이 만들어졌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더 확장해서 생각한다. 이런 작은 흔들림이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진 공간까지 만들어 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곳에서는 전자의 질량이 지금과 다르고, 중력의 세기도 다를 수 있다. 그런 환경에서는 생명이 아예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거대한 거품처럼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그 수많은 거품 중 하나일 뿐이다. 각 거품은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사실상 완전히 다른 ‘우주’로 존재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한 가지 의문이 풀린다. 왜 우리 우주는 생명이 살기에 딱 맞는 조건을 갖고 있을까? 다중우주가 존재한다면, 수많은 우주 중 우연히 조건이 맞는 곳이 하나쯤 나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설명…양자역학이 만든 ‘갈라지는 우주’
다중우주를 설명하는 또 다른 방식은 양자역학에서 나온다. 이 이론에 따르면, 어떤 입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여러 상태가 동시에 겹쳐 존재할 수 있다. 보통은 우리가 관측하는 순간,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결정’된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 물리학자는 전혀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모든 가능성이 실제로 동시에 일어나고, 각각이 다른 우주로 나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전자가 여러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각각의 경우가 모두 현실이 되고, 그에 따라 우주도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이때 관측하는 사람도 여러 명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사진=Flavio Coelho/Moment/Getty Images]
문제는 이 이론을 실험으로 확인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우주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웜홀’이라는 시공간의 터널을 이용해 다른 우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은하 수준의 엄청난 질량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현재 기술로는 전혀 불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다중우주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설이다. 하지만 이 개념은 우리가 왜 이런 우주에 살고 있는지, 그리고 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장은 다른 우주로 여행할 수 없지만, 적어도 ‘또 다른 내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과학적으로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Do multiple universes ex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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