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과학] 전갈(scorpion)은 두렵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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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갯가재를 처음 보는 사람은 톱날이 선 커다란 집게발과 몸이 마디마디 분절된 형태가 전갈과 비슷하여 두려움을 갖는다. 그러나 전갈과 갯가재는 분류학적으로 서로 거리가 멀다. 전갈은 4쌍의 다리와 무섭게 생긴 거대한 1쌍의 집게발 그리고 등 위로 활처럼 휘어진 꼬리 끝에 독침을 가진 거미강(전갈목)에 속하는 절지동물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전갈의 내부 형태는 물론 유전자까지 자세히 분석하여 알고 있으며, 그들의 독액은 인간의 뇌암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전갈의 조상은 4억 3,500만 년 전에 지상에 나타났으며, 현재 2,500여 종이 남극을 제외한 대륙 전체에 산다. 그들은 대부분이 사막지대에서 곤충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잡아먹으며 생존한다.

전갈이라고 하면 누구나 먼저 독침을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을 죽일 정도로 치명적인 맹독을 가진 전갈 종류는 20-30종이고, 대부분은 약간의 통증이나 붓기를 일으킬 정도이고, 성인이라면 특별하게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어두운 배경 위에 놓인 노란색 전갈의 클로즈업 이미지.

맹독을 가진 전갈은 대부분 부티대과(Buthidae)에 속하며, 대표적인 종은 아프리카와 중동 사막에 사는 위 사진의 데스스토커(deathstalker), 엘로우테일(yellow-tailed scorpion), 블랙테일(black-tailed scorpion), 남미 지역에 사는 티티우스(Tityus stigmurus) 등이다. 이들은 주로 몸집이 작고 노란색 또는 밝은색이며, 집게는 가늘고 꼬리가 굵은 특징이 있다.

스콜피온 종류의 일러스트: 황제 스콜피온, 레드 클로 스콜피온, 인도 레드 스콜피온, 블루 스콜피온, 중동 스콜피온, 아리조나 박크 스콜피온, 거대한 숲 스콜피온, 줄무늬 꼬리 나무 스콜피온, 둥글고 두꺼운 스콜피온, 데스 스토커 스콜피온, 평평한 바위 스콜피온, 아리조나 털 스콜피온, 노란 땅 스콜피온, 거대한 사막 털 스콜피온, 꼬리 없는 마구 스콜피온, 줄무늬 나무 스콜피온.

종류가 2,500종이나 되고 형태가 다양한 전갈목은 22개 과(family)로 나뉘고 있다.

모래 위에 서 있는 전갈.

먹이가 접근하면 1쌍의 집게발로 포획하고, 즉시 꼬리 끝의 독침을 등 위로 꼬부려 먹이를 찔러 죽이거나 마비시킨다. 사진은 아프리카 북부 사막에 사는 종류(Androctonus australis)이다. 전갈의 꼬리는 매우 위협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군용 헬리콥터나 전투기의 꼬리 날개, 전투용 로봇을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다양한 털이 있는 곤충의 더듬이 근접 촬영 이미지

꼬리 끝의 반원형 조직 속에는 독액이 가득한 독샘이 있다. 전갈의 독침은 먹이를 사냥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협하는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한다.

검은 전갈이 카메라 위로 솟아오르는 물방울을 뿜고 있는 모습. 건조한 땅 바닥에서 촬영된 근접 사진.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검은색의 크고(최대 길이 14cm, 무게 14g) 독성이 강한 파라부투스(Parabuthus)라는 전갈은 독침을 쏘기도 하지만 독액을 멀리 뿜어내기도 한다.

전갈은 야행성이고, 꼬리를 이용하여 모래를 파고 숨어 지내지만, 몸이 납작한 일부 종은 바위 틈새에서 지낸다.

태생을 하는 전갈의 번식법

동물들이 번식하는 방법에는 나비나 거북처럼 알을 낳는 난생(卵生), 포유동물처럼 어미 몸(자궁)에서 태아를 키운 뒤에 새끼를 낳는 태생(胎生), 그리고 상어, 구피, 살모사처럼 알을 몸 속에서 부화시켜 새끼 형태가 된 것을 낳는 난태생(卵胎生) 3가지로 나누기도 한다.

알을 품고 있는 전갈의 모습, 몸 위에 흰색 유충이 여러 마리 앉아 있다.

전갈은 대표적인 난태생 동물이다. 그들은 알을 뱃속에서 부화시킨 뒤, 새끼의 모습으로 낳는다. 갓 태어나 껍질(외골격)이 연약한 새끼는 어미 등에 업혀 지내며, 첫 탈피를 하여 외골격이 단단해질 때까지 어미의 등에 붙어 지낸다. 전갈은 종류에 따라 한 번에 1-10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두 마리의 전갈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

전갈이 짝짓기할 때는 암수가 서로 집게발을 물고 앞뒤로 걷는 행동을 한다. 이때 수컷은 정자가 담긴 갭슐(‘정포’라 부름)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암컷은 배에 있는 생식공을 정포 위에 내려 정자가 몸 안에 들어오게 한다.

투명한 모습의 전갈이 어두운 배경 위에 서 있는 이미지

야간에 전갈의 몸에 자외선을 비추면 형광이 나서 환하게 보인다. 이것은 전갈의 외골격에 형광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몸에서 형광이 나오도록 진화한 이유는 불확실하지만, 야간에 짝짓기 상대를 쉽게 찾아내고, 형광이 나는 자기 쪽으로 먹이를 유인하는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갈의 해부학적 구조와 레이블이 있는 도해.

전갈은 8.5mm 정도로 작은 것에서부터 23cm나 되는 대형 종까지 있다. 이들의 몸은 1-머리가슴부(두흉부), 2-가슴부, 3-꼬리부, 4-집게발, 5-다리, 6-주둥이, 7-집게, 8-발톱, 9-고정 발톱, 10-독침, 11-꼬리마디. 12-서폐(book lung)라 불리는 호흡기관의 입구가 복부 아래에 있다. 1의 두흉부에 눈과 주둥이, 집게발 그리고 4쌍의 다리가 있다.

메뚜기, 귀뚜라미, 딱정벌레, 흰개미, 벌, 작은 도마뱀, 지렁이 등의 사냥감을 포획한 전갈은 그대로 씹어먹지 못한다. 그들은 거미의 식사 방법처럼 먹이의 몸안으로 소화액을 밀어넣어 분해되기를 기다렸다가 내용물만 주둥이로 흡입한다.

갈색 표면과 흰색 배경 위에 있는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물체의 근접 이미지.
애리조나전갈의 독침이다. 독침 뒤에는 독샘이 있고, 독침 끝에는 독침 구멍이 열려 있으며, 독샘 주변에는 독을 쏟아내는 강한 근육이 있다.

오래된 화석이 있는 석판, 화석은 갈색과 크림색의 형태로 보임.
전갈의 화석은 나무의 진(호박) 속에서 100여 개 발견되었다. 그중에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4억 5,000만 년 전의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열대와 아열대 사막지역인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지에서 전갈에 물리는 사고가 매년 150만회 정도 발생하고, 독 때문에 죽는 사람은 2,600명 정도라 한다. 특히 멕시코에서 가장 심하여 연간 20만 명이 물리고, 300여 명이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한에서는 전갈 종류가 발견된 보고가 없다.

전달의 맹독 성분은 화학적으로 자세히 알려져 있다. 독액 성분은 신경의 전달 기능을 마비시키고, 근육을 수축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의약학자들은 전갈의 독성분으로 살균제, 항바이러스제, 뇌세포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도시 전망이 보이는 창가에서 헤드폰을 끼고 몸을 지탱하며 엎드려 있는 남성.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맹독이 없거나 약한 전갈은 애완동물처럼 키우기도 한다. 전갈의 모양은 여러 가지 디자인에 등장하기도 하고, 요가의 자세 중에 위 사진의 자세는 ‘스콜피언 포즈’라 한다.

별자리 이름 중에 ‘전갈자리’가 있다. 이것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신화 속에서 사냥꾼인 오리온은 거만하게 행동한다. 이에 대해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오만한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거대한 전갈을 보내고, 오리온은 전갈의 독침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이 공로로 전갈은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고, 그의 위치는 오리온과 멀리 떨어진 반대편에 있게 되었다.

윤실, 전 한국일보 편집자인 과학 칼럼니스트. 과학 잡지를 점검하며 어린이를 위한 과학책들을 저술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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