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기준은 왜 다를까? 논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 연구로 밝혀졌다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진실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상황을 보고도 누군가는 “맞다”고, 다른 누군가는 “틀리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우리가 겪는 많은 논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도, 사실이 아니라 ‘진실을 보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람이 카페 테이블에서 격렬하게 논쟁하고 있는 모습. 두잔의 커피와 작은 꽃병이 테이블 위에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진실은 하나가 아니다…세 가지 기준이 동시에 존재한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진실’을 어떻게 이해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상황을 제시했다. 친구가 “그 사람이 파티에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오지 않았던 경우다. 이 말은 과연 참일까, 거짓일까.

놀랍게도 사람들의 답은 갈렸다. 어떤 사람은 “그 친구가 그렇게 믿고 말했으니 참”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현실과 다르니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결론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 차이는 철학에서 오래 논의된 세 가지 ‘진실 기준’으로 설명된다. 첫 번째는 현실과 일치해야 진실이라는 관점이다. 과학자나 언론이 주로 따르는 방식으로, 실제 사실과 맞아야만 참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다른 믿음들과 잘 맞아야 진실이라는 관점이다. 어떤 말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고 이유가 충분하면, 현실과 조금 어긋나더라도 ‘참’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사람이 얼마나 솔직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다. 거짓 의도가 없고 진심으로 말했다면, 그 자체로 ‘진실하다’고 보는 것이다.

카페에서 친구들이 논쟁하는 장면, 한 사람이 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고, 다른 두 친구는 격렬하게 반박하는 모습이 담겨 있음.
[사진=AI 생성 이미지]

논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진실의 지도’가 다르기 때문

연구진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진실의 개념 지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절반 이상은 진실을 ‘사실’과 가장 가깝게 느꼈지만, 약 3분의 1은 ‘정직함’과 더 가깝다고 여겼다. 논리나 정당성을 중심으로 보는 사람은 소수였다.

즉, 사람마다 진실의 중심이 다르게 잡혀 있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은 “현실과 맞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어떤 사람은 “진심이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 이 차이가 실제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실 중심적인 사람은 앞선 파티 상황을 ‘거짓’으로, 정직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참’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 구조는 정치나 사회 논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한쪽은 “결과가 다르니 거짓”이라고 하고, 다른 쪽은 “당시에는 진심이었으니 거짓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서로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데이터를 더 내놔도 논쟁이 끝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무엇이 사실인가’만이 아니라, ‘상대가 어떤 기준의 진실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상대가 데이터를 원하는지, 진정성을 확인하고 싶은지, 아니면 논리적 설명을 기대하는지를 파악해야 대화가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말을 하면서도 서로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많은 논쟁은 틀린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진실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e, “Why it’s so hard to agree on what counts as true”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