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을 하는 비행자들은 특별히 준비된 우주복으로 진공, 저온,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우주 공간의 이러한 조건에서도 방어복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상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인공위성이 떠도는 우주 공간의 온도는 –270℃ 정도로 낮다. 이곳은 진공이기 때문에 열을 전달해줄 매질이 없다. 생물체가 진공 속에 놓이면 체내의 수분이 끓는 물처럼 순식간에 증발해 버린다. 우주는 방사선이 치명적으로 강하다. 인체가 맨몸으로 우주의 방사선에 노출된다면 중추신경계가 금방 손상될 것이고, 세포에서는 DNA까지 파괴될 것이다.
우주 공간에 설치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온도 제어, 공기 공급, 방사선 차폐 시설을 철저히 갖추고 있다. 기온이 –40 ~ -50℃인 곳에 방한 장비 없이 방치된 인간이 있다면 그는 몇 분 내에 동결해버릴 것이다. 조사에 의하면 –30℃ 환경에서 의복을 입고 있어도 10분 내에 저체온증(체온 35℃ 이하)이 발생하여 1시간 내에 거의 사망한다고 한다.
호흡하지 못하면 인간은 얼마나 견딜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1~2분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특별히 훈련된 잠수부들은 20분 이상 견딘다고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2분만 호흡을 하지 못해도 의식을 잃고, 뇌로부터 폐에 내려지는 ‘호흡 명령’이 사라질 것이지며, 10분 이상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완전히 목숨을 잃는다.
이러한 인간과 달리 우주 공간의 진공, 저온, 방사선 환경에서도 상당 기간 죽지 않고 사는 지구 생명체들이 몇 가지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여러 가지 생명체들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져가 우주선 바깥에 노출 상태로 일정 시간 두었다가 회수하여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일본 호카이도대학의 생물학자 후지타(tomomichi Fujita) 교수는 피스코미트륨의 포자(아래 사진)를 우주 공간에 노출 상태로 두었을 때 생존이 가능한지 실험했다. 그는 이 이끼의 포자를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 9개월 동안 우주선 바깥에 두었다가 가져오게 하여 생존 여부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피스코미트륨의 포자는 우주 공간의 진공, 탈수, 극저온, 방사선 4가지 중복된 조건에서도 86%가 성공적으로 발아를 했다. 그는 이 실험 결과를 2025년 11월 20일에 발행된 학술지 에 발표했다.
이와 비슷한 실험은 이미 17년 전에도 이루어졌다. 그때 나사의 과학자들은 데이노코쿠스 박테리아를 비롯하여 겨자 씨, 애기장대 씨. 담배 씨 4가지를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어, 우주선 외부에 장기간 노출해두었다가 지구로 가져와 생존 여부를 확인했다. 이때 이들은 4분의 1 정도가 생존하여 정상적으로 발아하고 생장을 했다.

데이노코쿠스를 실험할 때 동시에 이루어진 겨자 씨, 담배 씨는 1년 반 동안 노출해두었으나 이들 역시 25%는 성공적으로 발아하여 생장했다.

일반적인 생명체라면 생존력이 강한 종류일지라도 무산소, 건조, 냉온, 고온, 고압, 진공, 자외선(방사선), 산성 등의 조건에서 긴 시간 견디지 못한다. 그러나 지구상에 이토록 강인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 화성이나 다른 외계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더욱 믿게 한다.
이런 극한 조건 실험을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의 환경이 혹독하던 과거에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한다. 현재 과학자들은 지구의 첫 생명체가 탄생하게 된 과정을 주로 2가지 큰 이론으로 연구한다.
첫째는 지구 어딘가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다는 이론이다. 즉 지구의 생명체는 약 40억 년 전에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생겨나자 그 속에서 원시 세포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론을 ‘오파린-할데인설’(화학진화설)이라 한다. 오늘날 심해의 열수구에 생명체가 사는 것은 이 이론을 지지하게 한다.
다른 하나는 외계에서 생겨난 생명체가 혜성이나 소행성, 별똥별 속에 묻힌 상태로 죽지 않고 지구에 떨어져 첫 생명체가 되었다는 ‘외계 유입설’이다.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게 된 올바른 과정은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우주의 혹독한 환경에서 죽지 않고 견디는 생명체들을 보면 외계 유입설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달이나 다른 행성으로보내는 우주선은 발사 전에 무균상태가 되도록 철저히 살균처리를 한다. 그것은 지구의 생명체가 지구 외 다른 천체에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지구의 미생물이 외계에 오염되어 그곳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은 1967년에 국제적으로 체결된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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