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모토라드가 기존 이륜차의 상식을 뒤흔드는 새로운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이름은 ‘비전 CE(Vision CE)’. 외형은 스쿠터지만, 안전벨트가 달린 벤치 시트와 롤케이지를 갖춰 탑승자가 헬멧 없이도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디자인 실험이 아닌, 이륜차의 안전 개념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비전 CE의 핵심은 ‘셀프 밸런싱(Self-Balancing)’ 기술이다. BMW는 구체적인 제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단일 트랙 구조임에도 자동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완성된다면 운전 면허가 필요 없는 차세대 개인 모빌리티로 진화할 수도 있다. 다만 BMW가 기술적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양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와 야마하 등도 유사한 자율 균형 콘셉트를 연구 중이지만, 아직 시장에 나온 모델은 없다.


비전 CE는 단순한 도심형 스쿠터에 머물지 않는다. BMW가 제시한 콘셉트 아트에는 대용량 짐칸이 포함돼 있어 장거리 여행까지 염두에 둔 설계가 엿보인다. 이는 2000년 출시됐던 BMW C1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C1은 캐노피와 안전벨트를 갖춘 혁신적 모델이었으나, 125~200cc급 엔진의 성능 부족으로 시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비전 CE는 이 한계를 극복하고, ‘도심 + 장거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다.



BMW는 이미 CE 04 전동 맥시 스쿠터와 CE 02 소형 전동 스쿠터를 상용화해 전기 이륜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비전 CE는 이 라인업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퍼즐 조각으로, 단순히 미래 지향적 쇼카가 아니라 실제 출시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업계에서는 BMW가 전기차 브랜드 i 시리즈와 모토라드의 미래 전략을 잇는 상징적 모델로 비전 CE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BMW가 콘셉트 단계를 넘어 실제 양산에 도전할 경우, 첫 출시 무대는 유럽일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 전동 이륜차 수요와 인프라가 이미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BMW 모토라드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기 적합하다. 특히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배출가스 규제가 엄격해 비전 CE와 같은 무공해 개인 이동 수단에 우호적이다. 일본과 중국도 자율 균형형 스쿠터 시장의 잠재지로 거론된다.
한국 시장은 규제 장벽이 높다. 현행법상 이륜차는 헬멧 착용이 의무여서 안전벨트와 롤케이지 구조가 대체 수단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무면허 주행’ 역시 법체계와 충돌한다. 다만 BMW 코리아가 CE 04를 출시한 사례가 있어, 해외 상용화가 현실화되면 국내 도입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핵심 변수는 안전 규제와 인증 절차의 변화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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