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와 수소자동차는 온 세계가 경쟁하는 첨단 연구 분야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의 백종범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2020년 <Nature Communication>, <Nature Nanotechnology>에 연달아 수소 및 암모니아 합성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새로운 촉매
<New electrocatalyst for hydrogen production with enhanced faradaic efficiency>라는 제목의 논문은 물을 경제적인 방법으로 전기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새로운 연구이다. 우주(宇宙)는 75%가 수소일 정도로 수소가 많지만, 현재까지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의 절반 정도는 천연가스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분리하여 얻은 것이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4)을 700-1,100℃ 조건에서 수증기와 결합시키면(니켈 촉매) CO와 H2가 생성된다. 물도 수소의 자원이지만 전기적인 방법으로 분해하려면 값비싼 백금 촉매를 대량 사용해야 하고, 에너지가 대량 소비된다.
백 교수팀은 백금 대신 그물망 형태의 ‘탄소 나노튜브’에 루테늄(Ruthenium) 나노입자를 결합시킨 것을 촉매로 사용하여, 훨씬 경제적이면서 생산 효율이 15.4%나 더 높은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그물망 형태의 탄소 나노튜브에 루비듐 나노입자를 결합한 것을 촉매로 사용하여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하는 원리를 나타낸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획기적인 방법 연구
<Mechanochemistry for ammonia synthesis under mild conditions> 논문에 실린 백종범 교수팀의 새로운 암모니아 합성법은 111년 전인 1909년에 개발되어 지금까지 활용되는 하버-보슈(Harber -Bosch) 방법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이면서 간단한 방법이다.
암모니아(NH3)는 농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질소비료의 원료일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폭약, 살충제를 비롯한 수많은 질소화합물의 원료이다. 2013년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1억 7,500만t의 암모니아가 생산되었는데, 그 중 80-90%가 NH4NO3(질산암모늄)과 CO(NH2)2(요소)와 같은 질소비료의 원료로 사용되었다.
암모니아를 합성할 때 필요한 질소(N2)는 공기 중의 질소를 분리하여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또 수소(H2)는 메탄가스(CH4)로부터 추출하는데, 이때도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암모니아를 생산할 때 소비하는 에너지는 전 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1-2%에 이르고, 이 과정에 엄청난 이산화탄소(세계 이산화탄소 방출양의 3%)가 발생되고 있다.
하버-보슈 법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려면 400-500℃의 고온과 100기압의 고압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백 교수팀의 새로운 방법은 45℃, 1기압의 조건이면 생산이 가능하다. 백 교수팀은 수소와 질소를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볼밀링(ball-milling)을 사용했다. ‘볼밀’(ball mill)이라 부르는 기계장치 속에 다수의 작은 스테인리스 쇠구슬과 쇳가루를 혼합해두고, 이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면서 그 속으로 질소와 수소를 주입(注入)한다. 그러면 내부에서 ‘기계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수소와 질소가 결합하여 암모니아로 변하는 것이다.
이때 주입한 수소와 질소는 82.5%가 암모니아로 변화했다. 이런 결과는 하버-보슈 방법보다 생산효율이 2.3배 높은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방법에서는 고온 고압의 조건도 필요치 않고, 온실가스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볼밀(ball mill)은 그림과 같은 원리로 금속이나 세라믹을 혼합 또는 연마(鍊磨)하는 일종의 그라인더이다.

볼밀 속에 스테인리스 구슬과 쇳가루를 넣고 회전(ball milling)시키면, 그림과 같은 고에너지의 작용으로(화살표) 기계화학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백 교수팀이 사용한 볼밀

볼밀 내부에서 일어나는 기계화학적 반응으로 암모니아가 생성되는 원리를 나타낸다. nitrogen dissociation : 질소 분리, violent impact : 격심한 충격, hydrogenation : 수소 결합, activated Fe : 활성화된 철, Fe(N) :질소와 철의 결합
그 동안 세계의 과학자들은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경쟁적으로 연구해왔다. 이처럼 무공해로 생산되는 암모니아를 ‘녹색 암모니아’(green ammonia)라 부른다. 이번에 우리나라 과학자가 녹색 암모니아 합성법을 연구해낸 것은 획기적인 소식이다. 이에 대한 연구가 계속 선구적으로 진행되고, 관련된 산업까지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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