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을 공부하면 산성(酸性 acidic), 염기성(鹽基性 basic), 중성(中性)에 대한 용어가 수시로 등장한다. 산(acid)과 염기(base)는 화학의 기본용어이며, 생활 속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과학용어를 공부할 때 한자와 영어를 함께 익히면 이해가 쉬워진다.
염산, 황산, 질산, 식초산 등은 대표적인 산성물질이다. 이들은 신맛(酸味)이 나기 때문에 산(酸 acid)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반면에 대표적인 염기성 물질인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등에게 염기(鹽基)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금(鹽)으로부터 수산화나트륨을 제조한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온화 현상을 처음 발견한 ‘아레니우스의 이론’
소금(NaCl)과 물 두 물질은 중성(中性) 화합물이며, 전류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不導體)이다. 그러나 소금을 물에 녹여 수용액(水溶液)을 만들면, 물속에서 나트륨은 전자를 잃어 나트륨 이온(Na+ 양이온)이 되고, 염소는 전자를 얻어 염소 이온(Cl- 음이온)으로 된다. 수용액 속에 이온이 흩어져 있으면 전기가 통할 수 있게 된다. ‘이온’(ion)이란 어떤 원소나 분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이온화’(ionization) 또는 ‘이온 해리’(解離)라 하며, 해리되는 화합물을 ‘이온 화합물’이라 한다. 그리고 해리에 의해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된 물을 ‘전해액'(電解液 electolyte) 또는 ‘전해질’이라 한다.
스웨덴의 물리화학자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 1859-1921)는 이러한 ‘이온 해리’ 현상을 1884년에 처음 밝혀냈다. 그는 또한 “소금의 전해액 속에 전극을 넣으면, 음극으로는 나트륨 이온이, 양극으로는 염소 이온이 끌려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한 그는 수용액(물) 속에 H+(수소이온)이 있으면 산성용액이 되고, OH-(수산화이온)이 있으면 염기성 용액이 된다고 했으며, 수소이온과 수산화이온이 만나면 중성의 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물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은 이러한 ‘이온의 작용’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레니우스가 처음 밝힌 산과 염기에 대한 이론은 수용액에 대해서만 한정되어 있었다. 산과 염기에 대한 새로운 개념은 1923년 브뢴스테드-로우리(Brensted-Lowry)에 의해 다시 정의되었다.
아레니우스는 오늘날의 물리화학분야를 개척한 과학자의 한 사람이다. 그의 해리 이론은 뒷날 전기도금법을 비롯하여 여러 화학공업에 응용되고 있다. 아레니우스는 화학반응의 속도와 온도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아레니우스 방정식’도 만들었으며, 온실가스의 영향에 대해 처음 설명하기도 했다.
브뢴스테드-로리의 산-염기 개념
산과 염기에 대해 공부할 때, 산성물질은 푸른 리트머스 시험지를 붉게 변화시키고, 염기성 물질은 푸르게 변화시킨다는 것을 배운다. 덴마크의 화학자 브뢴스테드(Johannes Nocolaus Brønsted, 1879-1947)와 영국의 화학자 로리(Thomas Martin Lowry, 1874-1936) 두 과학자는 1923년에 각기 독립적으로 산과 염기에 대한 광범위한 이론을 발표했다. ‘브뢴스테드-로리의 산-염기 이론’이란, 수용액 상태의 산과 염기만 아니라, 물이 없는 화학반응(예 : 암모니아와 염산의 화학반응)에까지 확장되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산성물질과 염기성물질
실험실 약장에 여러 가지 산과 염기 시약(試藥)이 보관되어 있다. 황산, 질산, 염산, 식초산 등은 대표적인 산성물질이다. 산성물질 중에 산성이 강한 것들은 강산성물질이라 하고, 정도가 약한 것은 약산성물질이라 한다. 예를 들어 염산(HCl)을 물에 넣으면 H+와 Cl–로 완전히 분리되므로 강산(强酸)으로 된다. 이때 생겨난 H+는 물과 만나 H3O+로 되는데, 이것을 하이드로늄 이온(hydronium ion)이라 한다. 아래 화학식은 황산과 물이 만났을 때 해리되는 상태를 나타낸다.
H2SO4(황산) + H2O → H3O+ + HSO−4
수산화나트륨, 탄산나트륨, 암모니아수, 수산화칼륨 등은 염기성 물질이다. 이들은 해리되었을 때 아래 화학식처럼 OH-가 형성된다. 염기성이 강한 물질은 강염기성 물질, 약한 것은 약염기성 물질이라 한다.
NaOH → Na+ + OH−
Na2CO3 + H2O → 2Na+ + HCO3− + OH−
NH3 + H2O → NH4+ + OH−
Ca(OH)2 → Ca2+ + 2OH−
산과 염기가 만나면 중성물질로 된다. 아래는 염산과 수산화나트륨이 화합했을 때, 중성인 물과 소금이 생겨나는 것을 나타낸다.
HCl + NaOH → H2O + NaCl
산과 염기의 정도를 나타내는 pH 단위
산성이나 염기성 물질을 물에 녹였을 때, 그 용액이 가진 산성과 염기성의 정도(程度)를 ‘산도’(酸度 acidity, basicity)라 하고, ‘pH'(potential hydrogen, 피에이치)로 나타낸다. pH는 1부터 14까지의 수로 나타낸다. 수치가 낮을수록(1에 가까울수록) 강산성이고, 높을수록(14에 가까울수록) 강염기성이며, 중간인 7은 중성이다. 수소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pH 수치가 낮은 것은 수소이온의 활성도(농도)를 로그(logarithm)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수소이온 농도를 로그로 나타내면, 수치가 낮을수록 농도가 높고, 높은 수치일수록 염기성이 강하다.
산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유니버설 인디케이터’(univesal indicator, pH indicator)를 사용한다. 과거에는 ‘리트머스 시험지’를 활용했으나, 지금은 여러 가지 약품을 혼합하여 만든 유니버설 인디케이터를 사용한다.

유니버설 인디케이터에 감긴 테이프를 잘라내어 수용액에 적시면, 수소이온의 농도에 따라 다른 색을 나타낸다.

산성이 강할수록 적색이고, 중성은 녹색, 약염기(약알칼리)는 청색, 강알칼리는 보라가 된다.

과거에 산, 염기를 구별하는 지시약(指示藥)으로 사용해온 리트머스 시험지는 파르멜리아(Parmelia suicata)라는 이끼식물에서 추출한 물질을 종이에 적셔 말린 것이었다. 리트머스지(紙)로 수용액을 적셨을 때 붉은색이면 산성이고, 청색이면 염기성이다. 리트머스지는 산과 염기는 구별할 수 있으나 정밀하지 않다.
질문 1. 물은 산성인가 염기성인가?
물(H2O)은 산이 되기도 하고, 염기가 되기도 한다. 물에 아세트산(CH3COOH)을 넣으면 염기 역할을 하고, 반면에 암모니아(NH3)를 넣으면 산 역할을 한다. 즉,
H2O + CH3COOH ⇋ CH3CO2- + H3O+
H2O + NH3 ⇋ OH- + NH4+
질문 2. 염기와 알칼리(alkali 앨컬라이)라는 용어의 차이는?
염기성 화합물 중에는 물에 녹는 것과 녹지 않는 것이 있다. NAOH, KOH, Ca(OH)2처럼 물에 녹아 염기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알칼리’ 또는 ‘알칼리성 물질’(alkaline substance)이라 한다. 염기와 알칼리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자. alkali의 어원(語原)은 잿물을 뜻하는 아랍어에서 유래(由來)했다.
질문 3. ‘산과 염기’의 염기는 ‘핵산의 염기’(핵염기 nucleobase)와 어떻게 다른가?
수소이온 농도가 7 이상인 물질을 염기(鹽基 base)라 하는데, 핵산(DNA, RNA)을 구성하는 질소가 포함된 기본 화합물도 염기(鹽基 base)라 부르고 있다. 핵산을 구성하는 아데닌, 구아닌, 사이토신, 우라실, 타이민이 핵산의 염기들인데, ‘핵염기’(nucelbase)라 부르는 것을 간단히 염기라 하고 있다. 이때의 염기(base)는 ‘핵산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라는 의미이다.
많은 화학반응이 산과 염기의 반응이다. 건강식품에 대한 보도 내용 중에는 산성식품, 알칼리성식품에 대한 것이 있다. 이는 화학에서 말하는 산성, 알칼리성과 의미에 차이가 있다. 본사 블로그에서 <산성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은 어떻게 구분하나?> 참조하기 바란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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