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들불 뉴스’가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들불은 산림과 주변 동식물에 대한 피해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재산과 삶을 파괴한다. 2021년 7월 말에는 뉴욕의 저녁 하늘 태양이 너무나 붉은색이어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 이유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들불의 연기가 미국 동부까지 날아와 태양을 가렸기 때문이었다. 연기 속에 가득한 입자들이 붉은색만 통과시키고 다른 빛을 흡수해버린 것이다.

2021년 7월 20일, 캐나다 토론토 시를 뒤덮은 뿌연 연기 속의 아침 태양이 붉은색이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선회하는 비행사들은 지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들불들을 항상 보게 된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들불이 전부 꺼진 날은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여러 곳에서 들불이 타고 있었다. ”
들불은 번개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실수나 고의에 의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미국자연보존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17년 사이에 미국에서 발생한 들불의 85%는 캠프파이어, 쓰레기 소각(燒却), 담뱃불, 고의적인 방화(放火) 등의 ‘인간 행위’가 원인이었다고 했다.
산림화재가 나면 죽은 나무나 풀들을 태워버려, 새로운 식물이 자라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 연기는 인간의 호흡에만 아니라 주변의 환경에 피해를 준다. 연기 속에는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도 포함되어 있으며, 연기 속의 입자들은 폐를 상하게 하는 동시에 면역체계에도 지장을 준다. 물론 연기를 지나치게 마시면 목숨도 잃는다. 산불화재를 진화하던 소방관들은 열기와 연기 때문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하늘로 상승한 들불 연기는 대륙과 바다를 건너 멀리 이동한다. 이런 매연(煤煙) 공기를 마시면 천식(喘息)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
화재 발생지에 따른 들불(wild fire)의 종류
들불은 자연적으로 일어난 화재를 말하지만, 인위적인 화재인지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환경학자들은 자연의 불이 어떤 곳에 발생했는가에 따라 들불 종류를 다음과 같이 나누고 있다.
forest fire : 삼림화재 – 숲에서 발생
brush fire : 덤불 화재
bush fire : 잡목 수풀 화재
desert fire : 사막 화재
grass fire : 초원 화재
hill fire : 절벽화재
peat fire : 토탄 화재
prairie fire : 대초원 화재
vegetation fire : 전답 화재
북아메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발생하는 대형 들불은 뉴스에서 자주 보도되지만, 지상에서 일어나는 전체 들불의 70%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작은 규모로 발생한다. 대규모 들불은 눈이 덮인 지극히 추운 시베리아에서도 발생한다. 2021년 여름에는 터키의 마나바가드에서 대형 들불이 발생했다. 이때의 삼림화재는 강풍을 만나 피해 규모가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2021년에는 세계 곳곳에서 지구의 종말이라도 온 듯이 폭우, 폭풍, 홍수, 우박, 번개, 고온과 같은 기상 피해가 연달아 발생했다. 캐나다와 미국 서부에서만 모두 4,500여 건의 들불이 일어났으며, 그 연기는 북미대륙 동쪽까지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NASA의 지구관측위성이 우주에서 본 북미지역의 연기 피해지역을 나타낸다.

시베리아 곳곳에 발생한 들불을 NASA의 지구관측위성이 우주에서 촬영했다. 이미 불타버린 지역은 검은 상처(burn scar)가 되어 보인다. (2021년 4월 22일 사진)

2020년에 들불이 발생한 시베리아 지역을 나타낸다.
눈이 덮여도 계속 발생하는 ‘좀비잔불’
일반적으로 들불을 진화한 후에는 재발화 위험이 있는 잔불 정리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너무 큰 규모로 들불이 발생하면 진압할 대책을 세우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이런 들불도 비가 내리거나 눈이 덮이면 자연히 꺼진다. 하지만 알래스카나 북극권의 산림이나 덤불에 들불이 나면 눈이 쌓여도 ‘좀비 파이어’(zombie fire)라 불리는 잔불이 남아 있다가 다시 발화하는 경우가 많다. zombie란 ‘죽은 자가 되살아난 영(靈)’이라는 뜻이며, 서인도제도 원주민들의 미신이다. 사회에서는 무기력한 사람에 대해서 이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북극권의 추운 땅은 여름 동안 자란 잡풀들이 완전히 썩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매년 쌓이고 쌓여 토탄(peat)이라 불리는 두터운 층을 이룬다. 토탄은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땔감이기도 하다. 이런 토탄층이 있는 지역에 들불이 나면, 눈이 덮여도 그 밑에서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잔불이 서서히 타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좀비 잔불이 있는 곳에서는, 봄이 왔을 때 원인 모르게 다시 불씨가 살아나 들불로 확대된다. 그러니까 좀비 잔불은 겨울 동안 동면한 것과 비슷하다. 네덜란드 브리예 대학의 여성 지구과학자 숄튼(Rebecca Scholten)은 17년간 좀비 잔불에 대한 조사를 하여 그 내용을 2021년 5월 20일자 <Nature>에 발표했다.
숄튼은 들불 현장을 답사하기도 하고, 불을 진화한 소방대원들의 보고서,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에서 발생한 들불의 위성사진 등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연구했다. 그녀의 보고에 의하면 이 지역의 전체 들불 중에 약 1%는 좀비 잔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2008년에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좀비 잔불에 의한 들불은 13,700헥타르(1헥타르는 10,000m2)를 태웠는데, 이 면적은 그 해에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전체 들불 면적의 약 3분의 1에 해당했다.

북극권의 동토는 최고 500,000년 동안 쌓인 토탄층이 덮고 있다. 이런 곳에 들불이 나면 잔불이 깊이 퍼지면서 겨우 내 꺼지지 않는다. 사진은 토탄층의 잔불을 정리하는 소방관이다. 그들은 좀비 잔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숄튼은 이런 설명도 한다. “북극지방의 여름 온도가 높을수록 좀비 잔불에 의한 들불 피해가 많았다. 들불의 규모가 확대되면 온실가스 발생량도 증가한다. 온실가스가 많아지면 기온이 더 높아지므로 들불 발생도 증가하고, 빙하의 얼음은 더 빨리 녹아내릴 것이다.”
석탄 화석을 조사해본 과학자들은 지구 역사상 최초의 들불은 육상의 식물이 지표를 덮기 시작한 약 4억 2,000만 년 전부터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들불은 땅위에 식물이 자라는 한 계속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의 들불은 거의가 삼림화재이고, 발생하면 피해가 크다. 삼림화재 예방을 위한 노력은 언제나 필요하다.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재예방 구호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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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대규모 들불(wild fire)은 왜 계속되나?”에 대한 1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