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에 붙어서 거꾸로 걷는 물땡땡이 종류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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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수면을 스케이팅하듯이 잘 돌아다니는 곤충으로는 소금쟁이가 유명하다. 그들이 물 위를 걷는 비결은 수면의 표면장력을 잘 이용하는 발의 구조에 있다. 파리를 비롯한 다수의 곤충과 열대지방의 작은 도마뱀, 달팽이 등은 천정, 유리면, 나뭇잎 아래에 붙어서도 잘 걷는다. 그들은 발바닥에 접착성 물질을 분비하거나, 흡반(吸盤 suction disk) 구조를 가진 발을 이용하여 뒷면에도 안정적으로 붙어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수면(水面) 아래에서 뒤집어진 모습으로 걸어다니는 동물은 발견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21년 6월 28일에 발간된 학술지 <Ethology>(생물행동학)에는 물밑에서 뒤집힌 자세로 수면에 발을 붙이고 걷는 이상한 곤충이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실렸다.

소금쟁이가 물에 빠지지 않고 수면을 걸을 수 있는 원인은 표면장력을 이용하는 발의 모양과 관계가 있다. (본사 블로그에서 <물의 표면장력과 소금쟁이 이야기, 소금쟁이 로봇> 참조)

오스트레일리아 뉴캐슬 대학의 동물행동학자 고울드(John Gould)는 뉴사우스웨일스의 와타간 마운틴 지역의 한 호수에서 올챙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런데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더 작은 검은 곤충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그것이 뒤집힌 상태로 수면에 떨어진 작은 딱정벌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곤충은 수면 아래에서 물 표면에 발을 붙이고 자연스럽게 걸어다녔고, 수시로 멈추기도 하면서 계속 이동하는 것이었다.

고울드는 급히 그 곤충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뒷날 이 곤충은 물땡땡이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처음 보는 종류인지라 그는 독일의 생물다양성 연구센터의 생태학자 발데즈(Jose Valdez)에게 관찰 내용과 영상을 보냈다. 그런데 발데즈는 고울드의 보고에 대해 별로 놀라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도 수면 밑에서 걷는 곤충을 오래 전에 본 적이 있다. 그런 곤충울 목격하고 아주 당황했었다. 그러나 당시 나는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확보하지 못했다.”

물밑에서 수면에 붙어 걷는 물땡땡이를 촬영한 모습이다.

고울드가 발견한 기이한 물땡땡이가 과학자들 사이에 알려지자, 타이완 선야첸 대학의 곤충학자인 피카첵(Martin Fikacek)은 이렇게 말했다. “수생곤충 중에는 뒤집어진 모습(upside-down)으로 수면 아래를 걷는 능력을 가진 것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누구도 그 현상을 자세히 관찰한 적이 없었으며,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고울드와 발데즈는 이 특이한 물땡땡이의 행동에 대해 “그들은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다가 수면 위의 먹이를 효과적으로 사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물땡땡이가 초능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를 이렇게 상상한다.

“물땡땡이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기포(氣泡)를 복부에 붙이고 있으며, 그 기포의 부력(浮力) 때문에 수면 아래에 붙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수면 밑을 걸어갈 때 기포에 압력이 가해질 것이고, 그때마다 기포의 쿠션에 의해 약간의 경사가 생겨 쉽게 걷는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독일 콜로그네 대학의 행동생리학자 바이흐만(Tom Weihman)은 “이 곤충의 발이 수면에 붙을 수 있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려면 물땡땡이의 발 구조를 자세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또 물을 기피하는 물질(water repellant)에 대해서도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는 말을 한다.

수면 아래를 걷는 물땡땡이의 발견으로 과학자들 간에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어떤 물리학자는 “물땡땡이가 수면 아래를 걷는 이유가 밝혀지면, 그 원리를 이용하여 수면 밑에 붙어서 이동하는 해양로봇을 개발하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현재 소금쟁이처럼 수면을 달리는 작은 로봇은 개발 중에 있다.

물땡땡이(scavenger beetle)는 현재 세계적으로 2,835종이 알려져 있다. 수면 아래를 걷는 종은 아마도 신종일지 모른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곤충들일지라도 유심히 관찰하면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scavenger는 ‘시체를 먹어 청소하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물땡땡이의 유충은 수중의 작은 벌레들을 잡아먹고 자란다. 그러나 성체가 되면 육식도 하고 식물도 먹는다.

고울드의 생각이다. “사람들은 동물들의 신비스러운 낯선 행동을 수시로 보지만, 언제나 무관심하게 지나치고 있다. 포유동물이나 새와 같은 큰 동물은 비교적 자세히 관찰한다. 그러나 대자연에는 놀랍고도 중요한 과학적 신비를 가진 지극히 작은 생명체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 Y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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