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의 호흡, 생명(유기물)의 부패, 화산활동, 들불 등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자연적으로 대량 발생한다. 그러나 지난 수십만 년 동안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0.03%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그 이유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과 ‘석회 생명체’들이 건강하게 증식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석회 생명체 중에 특히 중요한 산호의 공헌에 대해 알아본다.
산호섬은 이산화탄소의 최대 저장고
산호(珊瑚 coral)는 따뜻한 바다에 주로 사는 하등동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산호가 거대한 집단을 이루어 섬처럼 된 것이 산호초(珊瑚礁. 산호섬)이다. 산호는 분류학상 해파리와 말미잘이 포함되는 자포동물(刺胞動物 Cnidaria)에 속한다. 과거에는 자포동물을 강장동물(腔腸動物)이라 불렀다. 강장(腔腸)은 소화기관이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공간이라는 의미이다.

산호가 무성하게 사는 열대바다 속은 매우 아름답다. 그들은 종류도 많고 형태와 색이 다양하며, 그들 주변에는 해조류도 무성하고 많은 종류의 물고기와 바다동물이 산다. 산호지대는 이름난 관광지가 된다. 산호는 세계적으로 보호되고 있으나 바다 환경이 황폐되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석회화 생명체인 산호는 지구상에 생물량이 대단히 많은 무리에 속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감축해주고 있다.
산호는 폴립(polyp)이라 부르는 수백만 개의 작은 생명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각 폴립은 단단한 석회 골조에 몸을 부착한 상태로 촉수(觸手)를 내밀어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생장한다. 폴립 1개체의 크기는 수mm(길이는 2-3cm 정도)에 불과하다.

산호는 촉수를 가진 수많은 폴립이 서로 붙어 군체(群體)를 이루고 있다. 폴립은 그들이 분비하여 형성한 탄산칼슘 덩어리에 바위이끼처럼 부착해 있다.
산호를 구성하는 개개의 폴립들은 탄산칼슘을 분비하여 공동의 뼈대를 만든다. 폴립 속에는 광합성을 하는 ‘주산텔라’라는 단세포 식물도 함께 공생한다. 대서양에 사는 산호 종류는 40여 종 알려져 있고, 태평양과 인도양에는 훨씬 많아 700여 종 발견되어 있다. 잘 알려져 있는 뇌산호는 폭이 1.8m 정도까지 자란다. 산호 중에서 더 크고 잘 자라는 것은 사슴뿔산호로서, 산호섬을 형성하는 주역이다.

산호가 많이 사는 지역을 붉은색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런 지역에는 산호로 이루어진 거대한 섬들이 있고, 주변 해안은 산호가 부서진 작은 조각들이 사장(沙場)을 형성한다.
산호의 폴립은 기저부(基底部)에서 탄산칼슘을 분비하여 석회 덩어리를 형성한다. 산호는 종류마다 모양이 독특한 석회질 골격을 만든다. 산호가 대규모로 장기간 자라게 되면 죽은 산호의 부스러기들까지 일정한 곳에 쌓여 암초(暗礁)를 형성하게 된다. 산호가 형성한 암초를 ‘산호초’(珊瑚礁 coral reef)라 부른다. 초(礁)는 ‘물에 잠긴 바위’라는 뜻이다.
세계의 산호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오스트레일리아 북쪽 바다에 있는 대산호초(Great Barrier Reef)이다. 오스트레일리아 근해와 열대 아시아,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많은 섬), 플로리다와 중남미의 카리브해, 홍해 등은 산호가 많기로 유명한 바다이다. 산호 덩어리 중에는 크기가 2-3m에 이르도록 큰 것도 있는데, 이런 것은 수백 년 수천 년 자란 것이다.
학자들은 동남아시아 밀림지대와 아마존 일대를 ‘열대우림(熱帶雨林) 지역’이라 한다. 이 말은 비가 많고 숲이 무성하여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잘 번성하는 ‘생명체의 보고’임을 의미한다. 한편 산호가 무성한 바다는 ‘바다의 열대우림’이라 한다. 그 이유는 산호 주변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풍부하게 살기 때문이다.
세계의 산호초는 대부분이 마지막 빙하기 이후(약 10,000만 년 전)에 생겨난 것이다. 빙하기에는 잘 번성하지 못하다가 대륙에 쌓였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조금씩 상승하고 수온이 오르게 되자, 산호들이 수위를 따라 조금씩 위로 번성하여 거대한 산호초를 형성한 것이다.

산호는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30도와 남위 30도 사이에 대부분 분포한다. 그들이 가장 잘 번성한 바다는 동남아시아 해역(약 32.3% 서식), 오스트레일리아 북쪽 바다(약 40.8%), 대서양과 카리브해(7.6%) 등이고, 이 외에 홍해, 페르시아만, 마다가스카르와 아프리카대륙 사이 등에도 대규모로 자란다. 산호가 무성한 바다는 수온이 평균 26-27℃이다.
산호가 사는 범위는 전체 바다의 0.1%에 불과하지만, 모든 해양동물의 25%가 산호가 있는 곳에서 함께 생존한다. 이것은 대부분의 갑각류와 패각류들이 열대바다에 산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세계 모든 곳의 산호가 수온 상승, 폐수에 의한 산성화, 석유 오염, 물고기의 남획, 육지에서 흘러드는 폐수, 관상어(觀賞魚)를 잡기 위한 독극물 사용 등으로 황폐하고 있다. 그 결과 산호는 없어지고 하얀 석회석 덩어리만 남는다.
세계의 대산호초
오스트레일리아의 대산호초는 약 20,000년 전, 해수위가 지금보다 120m 정도 낮을 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약 13,000년 전에는 해수면이 60m 정도 높아졌고, 6,000년 이전부터 현재의 수위로 안정되었다. 그러므로 오늘날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산호는 6,000년 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산호초는 2,900개의 작은 산호초와 9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길이가 2,600km에 이르고, 그 면적은 344,000km2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대산호초가 가진 석회(탄산칼슘)의 양은 수조 톤으로 추정되며, 그 속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의 양 또한 수조 톤일 것이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산호초는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근해에 있는 메소아메리카 산호초(길이 1,000km)이고, 세 번째는 뉴칼레도니아에 있는 1,500km 길이의 산호초이다.

산호초는 형태에 따라 몇 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육지에 붙어서 연안을 따라 형성된 것은 거초(裾礁)라 하고, 육지와 뚝 떨어져 생긴 것은 보초(堡礁) 또는 연안초(沿岸礁)라 한다. 보초와 해안 사이에는 수심이 깊어 선박들이 지나다닐 수 있다. 태평양에서는 가락지 모양의 아름다운 환초(環礁 atoll)를 많이 볼 수 있다. 환초 내부에 호수처럼 형성된 작은 바다는 초호(礁湖 lagoon)라 한다. 이런 환초는 육지로부터 수천 km 떨어진 곳에 순전히 산호만으로 만들어진다.
대산호초는 우주에서 내려다 볼 때, 생명체가 형성한 최대의 구조물이다. 그런데 1985년 이후 해역이 오염되고 관광개발이 심해지면서 산호의 규모가 줄어가고 있다. 지구 전체적으로 지난 1세기 동안에 전 산호의 10%가 이미 죽었고, 60%는 위기에 있으며, 2030년에는 절반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산호 덩어리에 붙은 폴립이 모두 죽어버리면 흰색의 뼈대만 남는다. 산호가 자라는 해역으로는 선박의 항해도 자제되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20세기 이후 대산호초 주변에서 좌초한 선박이 1,600척에 이르고, 2010년 4월에는 유조선이 4만 톤의 기름을 쏟기도 했다.

카리브해의 사슴뿔산호이다. 산호의 알과 어린 새끼는 바다 동물의 먹이가 되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도 중요하다.
산호가 계속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되고 만다. 이산화탄소를 간직하는 탄산칼슘 생성이 감소하고, 파괴된 산호는 분해되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상상할 수 없이 증가할 것이다.
산호가 잘 증식도록 노력한다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자연히 감소하게 된다. 번성하던 산호가 수명을 다하고 죽으면 그들의 석회질은 해저에 퇴적되므로 대기 중으로 쉽게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누명을 쓰고 있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산호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과 관계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바다에 얼마나 많은 양의 산호가 사는지, 그들이 어느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는지, 1년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조사는 유엔기구에서 이루어져야 할 대규모 연구계획이다. (이산화탄소의 누명 4에서는 누명을 벗어날 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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