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제리아(progeria, 프로지어리아/선천성 소아 조로증)라 불리는 돌연변이 유전병을 가진 어린이가 전 세계에 350-400명 살고 있다. 이 병을 가지면, 어릴 때 노인의 용모가 되어 10대 중반이나 20대 초반에 수명을 다한다. 그래서 ‘10배 빨리 늙는 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최초로 이 질병을 보고한 영국 의사의 이름을 따서 허친슨-길포드 증후군(Hutchinson-Gilford syndrome)이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출생 후 단기간은 정상이다가 2년 이내에 증세가 나타난다. 생장이 매우 느리고, 거친 피부에 주름이 생기며(피부경화증), 탈모, 시각장애, 심장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세한 증세는 ‘프로제리아’를 검색하여 확인하자.)

벨기에에서 태어난 프로제리아 오누이. 제1염색체에 있는 LMNA라 불리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한다. 오누이가 모두 프로제리아로 태어났다는 것은 이 유전자가 우성유전(優性遺傳)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프로제리아는 15세가 되기 전에 다른 질병에도 걸려 대부분이 사망하고 있다.

LMNA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라민A(lamin A, 단백질의 일종)와 비슷한 ‘프로제린’(progerin)이라는 단백질이 대량 생겨난다. 이 단백질은 핵막(核膜)에 들어붙어 신선한 단백질이 핵막을 구성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따라서 세포들은 일찍 늙어버리고, 혈관과 다른 조직들이 정상으로 형성되지 못한다. (오른쪽 위는 건강한 핵, 아래는 프로제리아 환자의 핵 모습)
미국 FDA는 2020년 11월 20일부터 소아 조로증 환자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조킨비(Zokinvy)라는 신약의 사용을 승인했다.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Eiger BioPharmaceuticals가 만든 이 약(먹는 약)은 치료약이 아니지만, 복용하면 수명이 평균 2.5년 길어지는 임상결과를 얻었다. 수명이 20년도 안 되는 환자들에게 2.5년은 긴 시간이다.
조킨비는 프로제린 단백질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오늘의 생명공학은 이런 유전자병의 원인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발생한 DNA를 찾아내어 근본적으로 정상화하는 방법은 아직 모른다. 1999년에 설립된 ‘프로제리아 연구재단’(Progeria Research Foundation)은 이 병에 대한 연구와 세계의 환자를 돕는 비영리기구이다. 2003년에는 이 재단의 지원으로 염색체(DNA) 상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한 위치를 찾아냈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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