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원리가 인간의 눈을 닮았다. 그러나 곤충은 인간과 다른 원리로 작용하는 지극히 작은 렌즈로 만들어진 눈으로 사물을 보고 있다. 곤충의 눈은 스마트폰이나 내시경 또는 제임스 본드가 사용하는 카메라보다 수백 배 더 작다. 최근 과학자들은 유리 렌즈의 굴절 현상으로 영상을 만드는 일반 카메라와 다르고, 곤충의 눈과도 전혀 다른 구조의 새로운 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메타서피스 렌즈(metasurface lens) 또는 메타렌즈(metalens)라 불리는 나노 단위의 초소형 렌즈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몇 가지 메타렌즈는 영상이 불확실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 만족스러운 메타렌즈가 개발되어 미래의 용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곤충의 눈 구조
곤충의 눈은 수천 개의 단안(單眼, mini eye)이 다닥다닥 붙은 복안(複眼, compound eye)이다. 게, 새우 등이 포함된 갑각류(甲殼類) 역시 복안을 가졌다. 이런 복안은 영상의 해상도(解像度)는 나쁘지만,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감각이 빠르고, 주변 전체를 두루 동시에 볼 수 있는 광시야(廣視野, wide view)이며, 편광(偏光, polarization)을 감각하는 기능이 있다.

파리의 눈을 보여준다. 잠자리는 좌우 각각 30,000개의 단안으로 이루어진 복안을 가졌다.

곤충 중에 크기가 가장 작은 요정파리류(fairyfly)는 몸길이가 대개 0.5-1.0mm이다, 현재까지 1,40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사진(Gonatocerus triguttatus)의 요정파리는 다른 곤충의 애벌레 몸속에 산란하여 유충이 자라게 하는 기생파리에 속한다. 맨눈에 보기 어렵도록 작은 곤충이지만 그들은 눈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메라 렌즈(눈)를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정파리류는 발견도 쉽지 않은 데다, 너무 미세하기 때문에 그들의 몸을 구성하는 조직의 구조와 생리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요정파리 중에 가장 작은 종류(Dicopomorpha echmepterygis)는 단세포 미생물인 아메바 크기와 비슷한 0.139-0.186mm이다. 이는 가장 작은 개미 크기의 400분의 1에 불과하다.

갑각류로 분류되는 남극 바다에 사는 크릴의 복안을 전자현미경으로 본 모습이다. 복안을 구성하는 각각의 눈을 단안 또는 낱눈이라 부른다. 단안은 하나하나가 독립된 렌즈이고, 각각에 빛을 감각하는 세포(수광세포)들이 연결되어 있다.

곤충의 낱눈(단안) 구조를 나타낸다. 각각의 낱눈은 지향(指向)하는 방향이 서로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선명한 상이 되지 못한다(해상도가 낮다). 그러나 반원(半圓) 형태로 된 복안은 넓은 범위를 볼 수 있고, 움직이는 대상이 빨리 판단되며, 사방에서 반사되어오는 잡광을 걸러내고 한 방향의 빛만 감각하는 편광(偏光 polarization) 기능이 있다.
인공지능과 결합된 울트라 컴팩트 카메라 등장
일반적인 카메라의 렌즈는 유리를 적절한 곡면(曲面)으로 연마하여 만든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역시 유리 렌즈로 만든 것이다. 휴대전화기의 렌즈를 더 작게 만들 수 있다면, 전화기는 더 소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미니 카메라의 일반적인 구조이다. 휴대전화기의 카메라는 지극히 작은 렌즈들과 함께 영상 센서 및 컴퓨터 시스템이 상을 재현한다.
과학자들은 곤충의 시각(視覺)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곤충의 눈을 닮은 렌즈를 개발하려고 해왔다. 20여 년 전부터 과학자들은 일반 렌즈도 아니고, 곤충의 눈도 아닌 새로운 원리의 렌즈와 초미니 카메라(ultra compact camera)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근 프린스턴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 하이드(Felix Heide)와 그의 동료들은 나노 크기의 소형 렌즈와 센서,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성된 메타서피스 카메라(metasurface lens)를 만들어, 그 내용을 <Neural nano-optics for high-quality thin lens imaging>이라는 제목으로 2021년 11월 30일 자 <Nature Communications>에 소개했다.
크기의 단위에서 100만 분의 1미터는 마이크론(micron)이라 하고, 그것의 1,000분의 1은 나노미터(nano meter)라 한다. 즉 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미터이다. 나노 단위로 나타내야 하는 작은 물질은 나노물질(nanomaterials)이라 하고, 나노보다 조금 더 큰 물질에 대해서는 메타물질(metamaterials)이라 말한다. 나노 크기의 광학장치에 대해서는 ‘나노 광학’(nano-optics)이라는 표현도 한다.
하이드와 동료 과학자들이 만든 초소형 렌즈는 메타 크기에 해당하는 초박막(超薄膜)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메타서피스 렌즈라 불린다. 메타서피스 렌즈는 유리 렌즈와는 전혀 다른, 자연계에서는 볼 수 없는 광학적 작용으로 영상을 만든다.
메타서피스 렌즈는 너무 미세하여 기계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마치 컴퓨터 칩을 제조하듯이 새로운 방법으로 제작했다. 연구자들이 만든 메타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주변부의 모습과 색이 선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런 흐릿한 영상을 선명하게 나타내도록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image-processing program)을 개발했으며, 여기에 인공지능을 이용했다.

메타서피스 카메라로 촬영한 흐린 영상이 컴퓨터 연산 프로그램에 의해 선명한 상으로 변환된 모습을 보여준다.

손가락 끝에 놓인 초소형 메타 렌즈. 이 렌즈는 전체적으로 나노 크기의 금속 막대 160만 개로 구성되어 있다. 렌즈의 크기는 0.5mm(500μm)이고, 1mm 뒤에 영상 센서가 있다. 따라서 렌즈의 초점거리(f)는 2가 된다. 센서가 받은 영상 정보는 컴퓨터 연산 프로그램에 의해 선명한 상으로 변환(convolution) 된다.
메타카메라의 실용화 시기가 가까워졌다. 메타카메라의 크기는 일반 카메라의 수십만 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카메라가 상품화되면 인체의 내부를 확인하는 의료용으로, 더욱 가볍고 작은 스마트폰 제조, 첩보용 감시 카메라, 미니 로봇의 시각 장치, 자동차의 자율주행 카메라, 드론의 카메라, 소형 야간 투시경 등에 이용될 전망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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