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동물은 어떻게 소리를 내고 듣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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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유난히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었고, 많은 사람이 바다를 찾았다. 흔히 “수중은 침묵의 세계이다.”라고 표현한다. 과연 물속은 아무 소리도 없는 곳일까? 온갖 소리가 있지만 수중음을 듣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수중에는 게, 새우 등의 갑각류와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비롯하여 고래, 바다사자 같은 포유동물도 살고 있다. 그들은 먹이를 잡고, 천적이 접근하는 소리를 청음(聽音)하고, 자기 세력권에 누군가 침범하면 경고음을 내어 내쫓고, 결혼할 짝을 향해서는 사랑의 노래를 한다. 수생동물들은 어떤 방법으로 의미가 담긴 소리를 내고 또 청음할까?​

교과서를 보면 물고기들은 측선(側線 엽줄)이라는 몸통 옆에 있는 감각기관을 통해 수중의 음파를 듣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들이 소리를 내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정보는 찾기 어렵다. 물고기들은 소리가 나도록 물을 뿜을까? 기침을 할까? 훌쩍거릴까? 지느러미로 피부를 긁기라도 할까? 아니면 내부에 발성기관이 따로 있을까?​

수중의 소리를 수신한 물고기는 그 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분석하고 행동하게 될까? 물고기들이 놀고 있는 곳까지 잠수하여 그들과 함께 수영하면서 귀를 기울여보면, 수생동물이 내는 소리는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물고기가 만드는 음파를 들을 수 있을까?​

물고기의 청음기관인 측선의 구조를 나타낸다. 측선이 이처럼 발달해 있는 것은 그들의 생존에 청각 기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head canal system: 두부 축선, trunk canal system: 몸통 측선, pore: 기공(氣孔), water displacement: 물 유입, epidermis: 표피, lateral line nerve: 측선신경, canal neuromast: 측선신경소구, sensory hair: 감각섬모, cupula: 신경봉, sensory cell: 감각세포

인간의 조상은 역사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물고기를 잡으러 물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부터 조상들은 물고기의 소리를 들어보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가 되어도 수생동물의 발성과 청음에 대한 정보는 매우 빈약하다. 그 이유는 수중세계가 연구하기 불편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물속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훌륭한 수중청음기(hydrophone)를 개발한 뒤부터 수중동물의 소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중청음기가 있어도 수많은 물고기 중에 어느 것이, 어디에서 낸 소리인지 그 발성원(發聲源)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청음기와 음파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생동물의 발성과 청음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

대형 수중청음기는 항해하는 선박과 잠수함의 엔진 소리도 들을 수 있고, 악천후 때를 대비하여 등대에서 물속으로 보내는 음파도 수신하고, 고래의 음성도 듣는다.​

과학자들이 물고기의 청음 생리를 알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류의 청각생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지식을 활용하여 물고기를 잘 번식시키고 보호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통계에 의하면 2020년까지 과학자들은 34,000종의 물고기 중에 1,000종 이상의 물고기 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하여, 이를 웹사이트 < http://FishSounds.net >에 저장해두고 어류 과학자들이 누구나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이버들은 물고기를 관찰할 기회가 많지만, 수중 청음기가 없으면 수중동물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잠수 중에 나오는 기포의 부글거리는 소리가 다른 소리를 듣기 어렵도록 방해하기 때문이다.

다이버가 수중 음파를 청취하려면 리브레서(rebreather)라 부르는 고급 잠수장비를 갖춘다. 일반 잠수장비는 내쉬는 숨이 기포가 되어 수중으로 방출되지만, 리브레서는 배출 공기를 흡입하여 저장하도록 되어 있다. 리브레서는 몰래 적진에 침투하는 군사용으로 또는 해양생물을 조사하는 과학자들이 사용한다.

물고기들은 부레를 이용하여 소리를 내거나, 단단한 이빨이나 뼈를 진동시키거나, 몸을 흔들어 생기는 수파(水波)로 교신(交信)에 필요한 소리를 만든다. 사진의 머리가 큰 아귀 종류는 발성 근육(sonic muscle)으로 부레를 1초에 200회 정도 신축시키는 방법으로 낮은 소리를 발생한다.

공기주머니(부레, 청색5)에 공기가 많으면 뜨고 적으면 잠수하게 된다. 물고기는 수면으로 올라와 공기를 흡입하기도 하고, 혈관 속의 공기를 부레로 보내기도 한다. 일부 어류는 부레의 막을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1: 간, 2: 위장, 3: 창자, 4: 심장, 5: 부레, 6: 신장, 7: 생식기관, 8: 요관, 9: 난관, 10: 방광, 11: 아가미​

수중 소리의 전달

인간은 기도로 나가는 공기가 목구멍에 있는 성대를 진동시켜 음파가 발생하도록 한다. 성대에서 나온 음파는 주변의 공기 분자(원자)를 차례로 진동시켜 양쪽 귀의 고막(鼓膜)에 도달한다. 고막의 진동은 속귀로 전달되고, 여기서 청신경을 따라 뇌로 전달된다.

​인간이 잠수를 하면 물이 귓구멍을 막아버리므로 음파가 고막을 진동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수중에서도 지상과는 다르지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즉 수중의 음파는 두골을 진동시키므로 두골의 미약한 흔들림이 속귀에 전달되어 둔한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수중의 소리는 어느 쪽에서 오는지 방향을 알지 못한다. 인간의 귀는 좌우에 있고, 음파는 공기 중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좌우의 귀에 소리가 도달하는 시간차가 있다. 뇌는 이 시간차를 감각하여 방향을 판단한다. 그러나 물속에서는 소리가 공기 중에서보다 4-5배 빨리 전달되고, 인간의 귀는 이를 구분하여 감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물속의 소리는 사방에서 들려온다.

해양 포유류의 청각

고래, 돌고래, 바다사자 등의 해양 포유동물은 인간과 비슷하게 속귀의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판단한다. 그러나 그들의 속귀는 인간과 달리 수중음을 잘 듣도록 진화했다. 해안 바위에 올라가 장시간을 보내는 바다사자 종류는 고막으로도 소리를 듣고, 잠수를 하면 귓구멍에 가득 찬 물이 음파를 속귀(달팽이관)로 전달한다.​

해양 포유동물의 발성과 청음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되어 있다. 인간은 공기 중에서만 발성(發聲)과 청음(聽音)을 하지만, 해양의 포유동물은 입으로 공기를 밀어내지 않아도 발성할 수 있다. 잠수시간이 긴 해양 포유동물은 소리를 낼 때 폐의 공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거대한 수염고래의 목에는 큼직한 진동기관이 있다. 내부에서 순환되는 공기로 이것을 진동시키면 낮은 소리(초음파)가 난다. 그들의 저주파(低周波) 소리는 수중에서 1,000km나 멀리 전파되기도 한다.

많은 종류의 딱총새우가 살고 있다. 딱총새우는 몸길이가 4cm 정도이며 집게발이 비대칭으로 한쪽이 유난히 크다. 그들은 큰 집게발 끝부분을 빠른 속도로(약 1,000분의 1초) 젖혔다가 놓아 서로 부딪히게 한다. 이때 서로 부딪히는 곳의 물에 엄청난 압력이 순간적으로 가해져 딱! 하는 충격파가 발생한다. 그들은 이때 나오는 큰 소리로 작은 먹이 동물을 기절시키기도 하고, 천적을 내쫓기도 한다.​

수중은 해양잡음이 가득한 곳이다. 파도소리, 풍랑소리, 선박에서 나오는 소리, 해양공사장 소리, 심지어 해저지진 소리도 있다. 수생동물들은 온갖 해양잡음 속에서 저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고유한 소리를 발생하고 있다. 그들의 발성(發聲)과 감성(感聲)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는 최근에야 시작되었다.​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가 마치 한 마리인 것처럼 움직이는 영상을 보면 신비롭다. 떼를 이룬 물고기는 서로 가려서 멀리 있는 동료를 보지 못한다. 그런데도 하나처럼 질서있게 행동한다. 그들은 무리지어 헤엄칠 때 생겨나는 특유의 음파를 수신하면서 하나처럼 행동하도록 진화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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