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간을 먹고사는 ‘망간 박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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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지구가 가진 자원의 3분의 2는 해저(海底)에 잠자고 있다. 추정에 따르면 망간 덩어리는 1조t, 인석회 덩어리(인산염 22~32% 포함)는 1,000억t, 시멘트 원료가 되는 석회석은 1,000조t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수 속에는 1조t의 5만 배나 되는 염류(소금을 비롯한 기타 광물질)가 용해되어 있다. 이들 물질을 전부 육상에 올려놓는다면 두께가 200m나 될 것이라 한다.

바닷물에는 원자력 연료인 우라늄도 있다. 함유량은 적지만 해수량 전체를 놓고 보면 40억t에 달한다. 해수에 녹아있는 금은 100억t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신비롭게도 바다에 존재하는 망간, 마그네슘 같은 광물은 미생물이 만들어놓은 것이다. 어떤 미생물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무기물질을 분해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능력을 가졌다. (본사 블로그에서 <땅속에서 금싸라기를 만드는 골드 박테리아> 참조)

해저에는 엄청난 양의 망간(맹거니즈 manganese) 덩어리가 있으나 경제적으로 채굴하는 기술이 없어 방치되고 있다. 망간 덩어리는 직경이 대개 5~10cm의 감자 크기이나, 20c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단단한 금속인 망간은 주기율표에서 다음 차례인 철(26번 원소)과 비슷한 모습이며, 화학적 성질도 닮아 습기가 있는 공기 중에서는 쇠처럼 부식(腐蝕)한다. 망간은 자연계에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이산화망간 상태로 산출된다. (망간 원소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사 블로그 ‘망간의 성질과 이용’ 참조).

아프리카, 인도, 브라질,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대량 산출되는 질 좋은 망간 광석에는 망간이 40%나 함유되어 있다. 수심 4,000m 이하의 심해 바닥에는 흑갈색의 둥그런 ‘망간 덩어리’(망간 단괴團塊 manganese nodule)가 대량 깔려 있다. 바다 미생물이 해수 속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추정되어온 ‘망간 단괴’는 망간과 산화철로 이루어져 있다. 미래의 천연자원으로 주목되는 망간 단괴는 심해 로봇으로 채굴하게 될 것이다.

우연히 발견된 ‘망간 박테리아’

환경미생물학자 리더베터(Jared Leadbetter)와 유(Hang Yu)는 2020년 7월 16일자로 나온 학술지 <Nature>에 그들이 발견한 반가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리더베터는 핑크색 ‘탄산망간’을 유리병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는 이 병에 물을 부어둔 상태로 10주일 동안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다. 돌아와 보니, 그 사이에 병의 물은 검은색으로 지저분하게 변해 있었다.

탄산망간은 핑크색 화합물이다

미생물이 망간을 먹고산다는 이론은 거의 1세기 전부터 알려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동안 망간을 먹는 미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검은 색으로 변한 망간이 든 병을 보면서 생각했다.

산화망간 속에서 발견된 2종의 망간 박테리아들이 붉은색과 녹색으로 각각 보인다

“미생물이 망간으로부터 얻는 에너지는 망간이 화학변화를 할 때 발생하는 전자에서 오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육지와 바다 어디에나 산소와 망간이 화합한 산화망간이 풍부하게 있다. 이 병속에 있던 핑크색 탄산망간은 미생물에 의해 검은색 산화망간으로 변하여 침전(沈澱)해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병속의 미생물을 조사해보자.”

두 연구자는 검은 침전물로 가득한 병 속의 물을 전부 조사하여 그 속에 있던 미생물 70종류를 분리했다. 그들은 각 미생물을 탄산망간이 포함된 물속에 넣어 배양했다. 그 결과 2종의 미생물이 빠르게 증식(增殖)하면서 산화망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그들은 두 박테리아에 Candidadus ManganitrophusRamlibacter lithotrophicus라는 학명을 붙였다.

망간박테리아가 만들어놓은 산화망간 덩어리(직경 약 0.5mm)들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이렇게 하여 망간 박테리아는 발견했지만, 그들이 어떤 화학변화 과정을 거쳐 산화망간을 형성하는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 ‘망간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고, 그들의 종균(種菌, 미생물 씨)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여러 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연계에 사는 망간 세균의 종류를 더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들을 이용하여 자연계에서 산화망간을 대량생산하는 방법도 연구하게 될 것이다. 1870년대에 해저 바닥에서 대량의 망간 덩어리를 처음 발견한지 약 150년 만에 큰 수수께끼 하나가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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