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공생하는 고마운 장내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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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건강검진을 하면 대변검사도 한다. 이때 일반인들은 대변에 기생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염려하지만, 그 속에 온갖 미생물이 있다는 것은 의식하지 않는다. 대변 속에는 자기 몸의 세포 수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그들이 부족한 사람은 면역력이 약해져 건강한 삶이 어렵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소화기관(위, 소장, 대장) 속에는 수백 종류의 미생물(장내세균)이 생태계를 형성하여 증식하고 있다. 박테리아, 단세포 원핵생물,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함께 공생하는 미생물의 생태계를 미소생물상(microbiota, microbiome)이라 하는데, 인체의 소화기관 속은 특별한 미소생물상의 천국이다. 장내에 상주하는 세균들은 인체에 침입한 다른 나쁜 세균을 퇴치해주는 역할도 하고, 인체에 필요한 비타민을 생산하여 공급해주기도 한다.

​신생아의 장내에는 미생물이 없다. 그러나 우유와 이유식을 먹으며 자라는 동안 음식을 통해 수없이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쉴새 없이 소화기관으로 들어온다. 생후 2년 정도가 되면 이미 어른과 비슷한 정도로 다양한 미생물이 사는 상태가 된다.

​장내에는 개인에 따라, 또 그 사람의 사는 곳, 나이,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0-1,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그들의 99%는 30-40종의 박테리아가 차지한다. 위장은 산성 소화액이 나오기 때문에, 이곳에 생존하는 미생물의 종류는 많지 않다. 그리고 소장 역시 위장의 영향을 받으므로 미생물의 종류가 적다. 대부분의 장내세균은 대장에서 살고 있다. 놀랍게도 인체가 배설하는 대변을 건조시키면, 전체 무게의 60%가 박테리아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인체의 전체 세포수는 28-36조개이고, 장내에 생존하는 전체 세균의 수는 약 100조개에 이른다. 사진은 대표적으로 많이 사는 장내세균인 대장균(Escherchia coli)의 전자현미경 영상이다. 흔히 줄여서 이콜라이(E. coli)라 부르고 있다. 대장에 주로 살기 때문에 대장균이라 불리며, 인간과 서로 도우며 공생하는 세균 종류이다.

우유를 먹는 유아 때부터 장내에는 유산균이 살기 시작한다. 장내세균의 99%는 공기가 없는 곳에서 사는 혐기성이다. 과학자들은 장내세균에 대해 자세한 연구를 오래도록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장내세균들은 장 밖에서는 인공배양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95년 이후부터 그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전되고 있다.

장내세균이 주는 혜택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 있는 클리브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은 1921년에 설립된 질병 연구와 치료 및 교육을 하는 비영리 학술의료센터이다. 다음 내용은 이 센터가 2023년에 발표한 장내세균과 인체의 건강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장내세균과 인간은 상호간에 이득이 되는 상리공생(相利共生)을 하고 있다. 인체는 장내세균에게 최고의 삶터를 제공하고, 세균은 장내에서 소화되지 않는 섬유질을 일부 분해하여 지방산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인체가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비타민 B1, B9, B12와 K를 합성하여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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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즙 생산을 지원

위장에 들어온 지방질을 소화시키는 데는 담즙(bile acid)이 필요하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을 거쳐 위장으로 공급된다. 장내세균은 이런 담즙이 재활용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는 하루에 약 1리터나 되는 대량의 담즙을 생산한다. 만일 장내세균이 담즙을 재활용하도록 돕지 않는다면 간에서는 담즙을 생산하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할 것이다.

면역 기능

인체에 나쁜 병원균이 침입하면 그들을 제거해주는 것이 면역세포(백혈구 등)이다. 소화기관은 병원균이 침입하는 길목이다. 그래서 소화기관 주변에는 전체 면역세포의 80%가 몰려와 있다. 다행스럽게도 소장과 대장을 가득 장악하고 있는 장내세균은 다른 병원균이 증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병원균이 심하게 오염된 음식을 먹은 뒤 복통이 생기고 설사를 하는(식중독) 경우가 있다. 이것은 병원균에서 분비된 독소에 의해 장의 벽 세포가 상처를 입은 때문이다. 그러나 며칠 뒤 식중독 증상에서 회복되는 것은 장내세균이 그들을 제거하고 다시 본래의 세력권을 회복한 때문이다.

항생물질에 대한 반응

장내세균들이 대장에서 건강하게 생존하려면 여러 가지 섬유질이 충분하게 공급되어야 한다. 그들은 독성물질과 니코틴, 알코올, 공해물질을 싫어한다. 그런데 심한 폐렴에 걸렸거나 화상과 같은 중상을 입어 장기간 항생제 치료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장내세균도 항생제로부터 피해를 입는다. 고맙게도 항생제 치료가 끝나면 장내세균은 곧 회복되어 장의 기능을 정상화시킨다.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세균이 증식하고 있으면 그 자리에 다른 종류의 세균이 함께 살기 어렵다. 그러나 장내의 유익한 세균들은 종류가 많아도 서로 경쟁하지 않고 필요한 영양분을 나누면서 공존하고 있다. 마치 풀밭에 온갖 잡초가 함께 자라는 것과 비슷하다.

장내세균이 건강하게 살게 하려면 그들이 싫어하는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고, 항생제 사용을 제한하며, 스트레스를 적게 받도록 생활하고, 평소 적당하게 운동하기를 권하고 있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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