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거대한 별이 블랙홀이 되는 대신, 내부에 아주 작은 ‘새 우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론이 나왔다. 별 내부에서 작은 빅뱅이 일어나 중력이 별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것을 막는다는 가설이다.
블랙홀 대신 ‘작은 우주’가 태어날 가능성
질량이 큰 별은 핵융합을 통해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빛과 열을 낸다. 하지만 결국 연료가 바닥나면 바깥으로 밀어내는 압력이 약해지고, 중력을 버티지 못한 별은 자기 무게로 붕괴하기 시작한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이 과정은 결국 모든 질량이 무한히 작은 한 점에 압축된 ‘특이점’에 이르며 블랙홀을 만든다.
하지만 블랙홀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물리학적 수수께끼를 안고 있다. 수십억 개 태양 질량이 어떻게 무한히 작은 점에 모일 수 있는지, 왜 시공간이 무한히 휘어지는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특이점에서는 현재 물리학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또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 너머 정보를 완전히 숨긴다.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어 내부에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측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부 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블랙홀로 여겨진 천체 가운데 일부가 사실은 다른 종류의 물체일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대표적인 후보가 ‘그래비스타’다.
그래비스타는 질량과 밀도가 블랙홀에 매우 가까워 관측으로 구별하기 어렵지만, 특이점과 사건의 지평선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 대신 내부는 ‘암흑에너지’로 채워져 있으며, 이 에너지가 바깥 방향 압력을 만들어 중력 붕괴를 막는다.
별 내부에서 ‘미니 빅뱅’…그래비스타 탄생 설명
독일 연구진은 거대한 별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작은 우주가 생겨 그래비스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것이 별 붕괴가 그래비스타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 최초의 동적 일반상대성이론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별이 거의 블랙홀이 되기 직전, 내부 물질 속에서 아주 작은 우주가 탄생한다. 이는 우리 우주를 만든 빅뱅과 비슷한 방식으로 시작되며, 암흑에너지에 의해 팽창한다.
새롭게 태어난 미니 우주가 팽창하면서 바깥 방향 압력을 만들면, 별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중력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 결과 붕괴가 완전히 진행되기 전에 멈추고 안정된 상태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그래비스타라는 설명이다.
한 연구 참가자는 “별이 거의 블랙홀이 될 정도까지 붕괴한 뒤에야 새로운 우주의 빅뱅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초고밀도 상태의 물질 거동은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극한 환경에서 새로운 물리 현상이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봤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이론이 블랙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랙홀은 여전히 중력 붕괴를 설명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단순한 해법”이라며 “하지만 과학자는 알려지지 않은 가능성과 더 이색적인 해석도 함께 탐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Daily, “A dying star could create a new universe instead of a black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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