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 농업, ‘숲 파괴 주범’ 아니었다…1만 년 농사법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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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화전 농업’이 반드시 숲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가 나왔다. 정부의 강한 규제보다 작은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규칙과 협력이 농경지를 적당한 크기로 제한하고 숲이 다시 자라도록 도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웃이 돕지 않으면 큰 숲을 벨 수 없다

화전 농업은 약 1만 년 동안 열대와 아열대 숲에서 이어진 오래된 농사법이다. 숲의 일부를 베어 나무를 말린 뒤 태우고, 그 땅에 옥수수 같은 작물을 심는다.

몇 차례 수확해 땅의 영양분이 줄어들면 농사를 멈춘다. 그러면 숲이 다시 자랄 시간을 얻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세계 1만8천 곳이 넘는 숲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러한 방식의 농업이 숲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은 농촌 공동체가 스스로 땅의 사용량을 조절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벨리즈에서는 농부가 새로운 밭을 만들 때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적당한 크기의 땅이라면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하지만 지나치게 넓은 땅을 개간하려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약 0.8헥타르가 아니라 8헥타르를 개간하자고 하면 도우러 오는 사람이 줄어든다.

사람이 부족하면 큰 숲을 벨 수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농부들은 자연스럽게 적당한 크기의 땅만 사용하게 된다.

법으로 정한 규칙은 아니다. 공동체 사람들이 무엇이 적당한 행동인지 서로 판단하면서 만들어진 사회적 규칙이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이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 없이도 숲의 지나친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류학과 물리학, 수학, 원격탐사 기술을 함께 이용했다. 컴퓨터 모형을 만들고 중남미와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농촌 지역의 위성 자료도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노동을 서로 나누고 개간 규모를 조절하면 농경지와 숲이 작은 조각처럼 섞인 독특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동시에 전체적으로 베어내는 숲의 면적도 줄어들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화전 농업, 생물의 다양화 가능성도

화전 농업이 항상 생물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것도 아니었다.

숲을 지나치게 많이 없애면 결국 초원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으로 숲을 개간하면 오히려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농사를 끝내고 땅을 쉬게 하면 숲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완전히 자란 오래된 숲과는 다른 환경이 생긴다.

그곳을 좋아하는 새로운 동식물이 들어오면서 전체 지역의 생물 종류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화전 농업을 무조건 숲을 파괴하는 농사법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적당한 규모를 지키고 숲이 다시 자랄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농사와 숲의 보존을 함께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작은 농촌 공동체의 전통적인 토지 관리 방식을 없애기보다 스스로 숲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역마다 문화와 환경이 다른 만큼 하나의 규칙을 모든 곳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hys.org, “Unwritten social rules, not government oversight, help keep forest land sustain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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