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외로운 이유, 집 앞 ‘도로’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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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 성격이나 스마트폰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미국 6만 개가 넘는 지역을 분석한 결과, 집 앞 도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사람들의 만남과 활동량, 탄소 배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구불구불한 집 앞 도로가 사람들을 고립시킨다

미국 예일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아리아나 살라자르-미란다는 미국 6만 개 이상의 지역을 분석해 교외 지역의 고립이 단순히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집 앞 도로 구조 때문인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도심과의 거리는 일정 수준 이상 멀어지면 영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면 도로 구조의 영향은 도심에서 8km 떨어진 곳이든 64km 떨어진 곳이든 계속 나타났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구불구불한 도로와 막다른 골목이 많은 교외형 구조였다. 이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가든 시티 디자인’의 특징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교외 지역에 널리 퍼졌다.

이 구조는 자동차 통행과 소음을 줄이고 조용하고 사적인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길이 서로 잘 연결되지 않아 가까운 곳도 걸어서 가기 어려워지고 자동차에 의존하기 쉬워진다.

휴대전화 이동 자료와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분석한 결과 이런 특징이 강한 지역일수록 사람들이 깨어 있는 동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외부 사람과 만날 기회는 적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았다.

집 앞 도로 설계 자체가 흔히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탓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고립과 활동량 감소, 환경 비용의 약 27~38%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사람을 연결하는 것도 결국 ‘길’이다

외로움은 흔히 개인의 문제로 설명된다. 사람들이 너무 바쁘거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은 도시 구조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웃과 길에서 마주치거나 동네 가게에서 얼굴을 익히는 것처럼 작고 반복적인 만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집 앞 도로가 사람을 자연스럽게 한곳으로 연결하면 이런 만남이 늘어난다. 반대로 길이 막다른 골목으로 끝나거나 이동할 때마다 큰 자동차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면 우연히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

이 문제는 바꿀 수도 있다. 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고속도로를 철거해 단절됐던 지역을 다시 연결하고 있으며, 새로운 주거지역을 만들 때 보행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결국 걷기 좋은 길과 사람을 만나기 좋은 길,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길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매일 걷는 길의 모양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외로움까지 조용히 결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ology Today, “Is Your Street Making You Lon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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