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에서 벌어지는 작은 실수 하나는 대형 항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연구진은 이런 위험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공항 교통 데이터를 학습한 새로운 인공지능 ‘월드투룰스’를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은 과거 충돌 사고 기록과 실시간 공항 움직임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충돌 가능성을 인간 관제사보다 더 빠르게 포착하도록 설계됐다.
항공 사고 직전 상황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
연구진이 이런 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실제로 벌어진 아찔한 항공 사고 상황이었다.
2026년 3월,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착륙한 에어캐나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건너지 말고 대기하라는 관제 지시를 받았다. 당시 다른 항공기인 에바항공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착륙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어캐나다 항공기는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두 항공기는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다행히 관제사가 급히 “멈춰! 멈춰! 멈춰!”라고 경고했고, 항공기가 즉시 정지하면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연구소 연구진은 이런 사고를 보며 “충돌이 이미 시작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충돌 자체를 미리 예측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미국 연방항공청이 수집한 42개 공항의 2년치 항공기 이동 데이터를 사용했다. 데이터 규모는 약 10테라바이트에 달했다. 이는 일반 노트북 저장공간보다 약 10배 가까이 큰 수준이다.
인공지능이 ‘미래 충돌’을 예측하도록 만들었다
새 시스템인 월드투룰스는 단순히 비행기의 현재 위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지를 함께 분석한다.
연구진은 기존 인공지능의 약점도 해결하려 했다. 일반적인 신경망 기반 인공지능은 복잡한 데이터를 잘 학습하지만,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인간이 이해하기 어렵다. 반대로 규칙 기반 인공지능은 결과를 설명하기는 쉽지만, 현실처럼 복잡하고 잡음이 많은 데이터에 약했다.
연구진은 두 방식을 결합한 ‘신경망-규칙 결합형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공항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안전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동시에 과거 사고 사례를 참고해 어떤 움직임이 위험 신호인지 판단한다.
실험 결과도 꽤 인상적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월드투룰스는 충돌 위험을 탐지하는 정확도에서 기존 신경망 인공지능보다 약 23.6%, 기존 규칙 기반 시스템보다 약 43.2%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기술이 공항뿐 아니라 자동차 교통, 선박 이동, 드론 관제처럼 충돌 위험 관리가 중요한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Tech Xplore, “New AI tool predicts airport traffic to avert devastating coll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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