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7세 고등학생 세 명이 로켓 엔진의 오래된 난제를 자연에서 힌트를 얻어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은 인간 피부의 ‘땀 배출’ 원리를 흉내 낸 새 노즐 설계를 통해 차세대 로켓 엔진의 치명적 약점을 최대 4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언젠가 실제 우주 로켓에 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Pidjoe/E+/Getty Images Plus]
자연 모방으로 로켓 엔진의 약점 해결
오늘날 대부분의 로켓은 아래가 종처럼 퍼진 ‘벨(bell)형 엔진’을 쓴다. 미국의 달 탐사 로켓인 새턴 5호도 이런 모양이었다. 이 엔진은 안정적이지만 큰 단점이 있다. 로켓이 높이 올라갈수록 힘이 점점 약해진다.
그래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오래전부터 더 효율적인 ‘에어로스파이크 엔진’을 연구해 왔다. 이 엔진은 가운데 긴 뾰족 구조물(스파이크)을 이용해 뜨거운 배기가스를 아래 방향으로 붙잡아 둔다. 덕분에 높은 고도에서도 추진력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열이었다. 로켓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엄청나게 뜨겁다. 이 열이 스파이크 표면을 계속 때리면 금속이 휘거나 녹고 갈라질 수. 지금까지 이 열 문제 때문에 에어로스파이크 엔진은 널리 쓰이지 못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 있는 혁신학교 ‘거버너스 스쿨 앳 이노베이션 파크’의 데빈 완추, 마이클 오벵, 메이존 벤 슈이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을 살펴봤다. 식물의 잎맥, 곤충 외골격, 상어 조직 등을 조사한 끝에 가장 좋은 힌트는 인간 피부에서 나왔다.

[사진=K.G. Carpenter]
인간의 땀 구멍에서 찾은 답
연구팀은 ‘이카루스(ICARUS)’라는 기계학습 기반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 속 냉각 구조를 시험하고, 어떤 표면 모양이 열을 가장 잘 견디는지 스스로 추천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람 피부가 큰 영감을 줬다. 우리 피부는 땀구멍을 통해 땀을 내보내고, 땀이 증발하면서 열을 식힌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본떠 로켓 연료 일부를 아주 조금 흘려보내 열을 식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쉽게 말해, 로켓 엔진이 ‘땀을 흘리게’ 만든 셈이다.

[사진=M. Obeng, M.B. Chouikha and D. Wanchoo]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팀은 열 이동 속도와 온도를 최대 40%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가장 성능이 좋은 설계를 3D 프린터로 만들고, 열풍 실험과 변형 테스트를 진행했다. 마지막에는 구리로 실제 시제품을 제작해 연료 흐름과 압력을 점검하는 ‘콜드 플로우 테스트’까지 실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런 종류의 실험을 한 최초의 고등학생 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로켓을 넘어 건축 분야에도 쓰일 수 있다고 본다. 열을 조절하는 표면 구조를 건물 재료에 적용하면 산불 같은 고온 환경에서도 더 안전한 집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Nature-inspired rocket-nozzle redesign stands by for lift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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