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통증이 남성보다 더 오래 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로, 성별에 따른 면역 반응 차이가 지목됐다. 최근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러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생물학적 단서가 확인됐으며, 이는 향후 더 적절한 통증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성 통증은 남성보다 더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고 보고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동물 실험 결과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한 주관적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차이에 기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항염증 신호의 성별 차이
연구진은 암컷 쥐에서 항염증 신호 전달이 수컷 쥐보다 덜 활성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원인으로서 성호르몬 차이가 제시되었다.
면역 반응은 통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항염증 사이토카인 인터루킨 10 (이하 IL-10)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IL-10은 염증을 억제하는 면역 신호 단백질로, 이전 연구에서 쥐의 통증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IL-10을 형광으로 표시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쥐를 제작했고, 유세포 분석을 통해 IL-10을 발현하는 면역 세포를 측정했다.
프룬트 완전 보조제(CFA)를 쥐의 피부에 주사해 염증과 통증을 유도한 결과, 주사 후 7일째 수컷 쥐는 통증이 완화되는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쥐의 발 피부에서는 IL-10 양성 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암컷 쥐는 최소 10일이 지나야 통증이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발 피부에서 IL-10 양성 면역 세포 수가 더 적게 발견되었다. 이는 IL-10이 성별에 따른 통증 차이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성호르몬과 통증 해소 속도
연구진은 성호르몬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꿀 경우, IL-10 생성과 통증 해소 속도가 달라지는지도 확인했다. 암컷 쥐의 난소를 제거한 뒤 테스토스테론의 강력 유도체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를 지속적으로 방출하도록 해 수컷과 유사한 호르몬 상태를 만들었다. 그 결과 IL-10 수치가 상승했고, 통증도 대조군 암컷 쥐보다 며칠 더 빨리 완화됐다.
반대로 수컷 쥐의 고환을 제거해 암컷과 유사한 호르몬 상태를 만들자 IL-10 수치가 낮아졌고, 통증 해소도 더 느리게 나타났다. 이는 성호르몬이 항염증 반응과 통증 회복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통증의 특징이 인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외상을 입은 수천 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은 부상 이후 수개월 동안 남성보다 더 오래, 더 심한 통증을 보고했다. 동시에 여성 환자에서 IL-10 수치가 더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동물실험 결과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The Scientist, “Women Take Longer to Resolve Pain Than Men. Researchers May Finally Know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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