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브레이킹’이라는 말이 요즘 자주 들린다. 하지만 이 말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 심리학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나쁜 행동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깊이 있는 감정 작업을 하는 과정이다.
사이클 브레이킹, 단순히 ‘나쁘지 않게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겪는 트라우마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특히 오래 남는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반복적으로 받는 말과 행동, 예를 들어 “넌 쓸모없다” 같은 말이나 감정을 떠넘기는 행동은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런 경험은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불안 같은 문제와 연결될 수 있고,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같은 패턴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어린 시절 겪은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사이클 브레이킹’이다.
이 개념은 단순히 폭력이나 욕설을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비난, 분노 폭발, 과도한 자기희생, 자기비난 같은 행동까지 포함한다. 즉, 과거의 상처에서 비롯된 모든 부정적 패턴을 끊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을 다시 배우는 과정, 숨겨진 분노를 마주하기
한 환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지속적인 정서적 학대를 받은 사만다는 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다. 작은 실수에도 심한 비난을 받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영향은 남아 있었다. 누군가 목소리를 높이거나 비판하면 몸이 즉각 반응했다. 심장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지고, 배가 아픈 식이었다. 그리고 그는 늘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자신을 희생했다.
이 사람은 자녀에게 자신이 받았던 것과 같은 학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남겼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항상 참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이들이 ‘사랑은 희생하는 것’이라고 배우게 만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을 다시 배우는 것이다. 특히 어린 시절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치료에서는 감정을 세 가지로 나눈다. 분노, 슬픔, 두려움 같은 핵심 감정,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억제 감정, 그리고 감정을 피하기 위한 방어 행동이다.
이 환자는 오랫동안 죄책감으로 자신의 감정을 덮어왔다. 사실은 분노가 있었지만, 그것을 느끼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억제는 어린 시절 생존을 위한 전략이었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남아 있었다.
치료 과정에서 그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슬픔이 있나요?”, “분노가 있나요?”, “두려움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결국 “나는 화가 나 있어요”라고 말하게 된다.
이처럼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줄어든다. 그리고 감정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이해에서 시작되는 변화, 관계까지 바꾼다
이 환자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죄책감과 수치심은 줄어들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안 돼”라고 말할 수 있게 됐고,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자기 돌봄을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기지 않게 됐다.
결국 그는 아버지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나는 당신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이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행동 변화가 아니라, 내면의 구조가 바뀐 결과다.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과정이 없으면 부모는 쉽게 지치고,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거리를 두게 된다. 하지만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능력을 키우면, 이런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결국엔, 사이클 브레이킹은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감정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기 시작하면, 사람은 점점 더 건강한 방식으로 자신과 타인을 대할 수 있게 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e, “What the therapy buzzword ‘cycle-breaking’ really invo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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