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먹어서 분해한다” 생분해 전자소자 구현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환경 모니터링과 바이오 센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저비용 센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센서는 사용 후 회수가 어려워 전자 폐기물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최근 일회용 전자기기의 전자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소자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친환경 전자소자 개발되다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윤명한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벌레가 섭취해 분해할 수 있는 친환경 전자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소자는 센서, 반도체, 메모리 등 전자기기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이다.

공동 연구팀은 바이오 센서와 환경 센서에 활용되는 소자인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OECT)’에 주목했다. OECT는 전해질 내 이온과 전도성 고분자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전기 신호를 증폭하는 소자다.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일회용 OECT의 경우 폐기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점토 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에 주목했다. 해당 광물은 벌레가 섭취할 수 있어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 전도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몬모릴로나이트에 PEDOT:PSS라는 전도성 고분자 재료를 결합해 복합 소재를 개발했다. 쉽게 분해할 수 있고 전기적 성능도 뛰어난 소재를 만든 것이다. 해당 복합 소재로 OECT를 제작한 결과 낮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 후, 연구팀은 벌레가 OECT를 분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슈퍼웜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슈퍼웜은 가로, 세로 3cm 크기의 소자를 약 1주일 만에 완전히 섭취했다. 또, 배설물 분석 결과 단순히 잘게 부서진 것이 아니라 화학적 변화를 동반하는 실제 분해가 진행됐다. 즉, 폐기물로 잔존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 분해 과정이 수반된 것이다.

(a) 종이 기반 OECT를 먹이로 제공받은 슈퍼웜의 모습. (b), (c), (d) 각각 1일, 4일, 5일 후의 섭식 이후 장치 사진. (e) 슈퍼웜이 OECT를 소화한 후 배출한 배설물 모습. 모든 스케일 바는 1cm를 의미한다. [사진=Hyeonjun Na et al. ]

전자소자 생분해 가능성 입증하다

지금까지의 친환경 전자소자 연구는 개별 소재의 생분해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실제 소자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실제 소재에 적용했을 때 소자가 벌레에 의해 생분해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 환경 모니터링 센서, 헬스케어 센서, 스마트 농업용 센서 등 사용 후 회수가 어려운 분야에 적용돼 전자 폐기물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인하대학교 화학공학과 심봉섭 교수는 “기존 연구가 분해 가능한 개별 소재 개발에 집중했다면 이번 연구는 실제 작동하는 소자를 벌레가 완전히 분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연정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ACS Publications, From Print to Soil: Superworm-Degradable Organic Electrochemical Transistors via PEDOT:PSS–Clay Composites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