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농약 걱정 없이 과일을 더 오래, 더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이 등장했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분과 식물 화합물을 결합한 새로운 과일 세척제가 표면의 독성 물질을 스펀지처럼 흡착해 제거할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까지 늘려주는 이중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과일 세척제가 우리 주방에 놓이기 전 반드시 넘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도 함께 제시되어 이목을 끌고 있다.

베이킹소다보다 2배 강력한 흡착력, 전분과 탄닌산의 ‘스펀지 공법’
이번 연구의 핵심은 옥수수와 감자에서 추출한 전분 입자에 철과 탄닌산을 코팅한 특수 설계에 있다. 와인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산이 철과 만나 형성된 끈적한 복합체는 과일 표면의 살충제 성분을 강력하게 끌어당긴다. 실제 사과 테스트 결과, 이 세척제는 일반적인 농도의 살충제를 최소 86%에서 최대 96%까지 완벽하게 제거했다. 이는 수돗물이나 베이킹소다를 사용했을 때 제거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로, 단순한 세척을 넘어선 ‘흡착 기술’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유통기한 늘리는 천연 보호막, ‘상용화’ 전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이 세척제는 농약을 지우는 동시에 과일 표면에 미세한 생분해성 코팅막을 형성한다. 이 막은 수분 증발을 막고 미생물 침투를 차단하여 신선도를 비약적으로 연장시킨다. 그러나 연구팀은 장밋빛 전망보다는 신중한 결론을 내놓았다.

상업용 가공 공정이나 가정용으로 보급하기에 앞서, 규제 기관의 엄격한 안전성 검토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가정마다 세척 습관이 다른 만큼, 실제 생활 환경에서 동일한 효능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진정한 ‘주방의 혁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탄닌산(Tannic acid): 식물에 존재하는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철과 결합하여 강력한 흡착 능력을 가진 복합체를 형성한다.
- 생분해성 코팅: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하며, 과일의 호흡을 조절해 부패를 늦추는 얇은 막이다.
손동민 에디터 / hello@sciencewave.kr
자료: Phys.org
제공: 사이언스웨이브 (https://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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