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중 숨겨진 위험군을 미리 찾아내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진단되지 않은 채 방치되기 쉬운 ‘원발성 알도스테론증’을 최대 1년 전에 예측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고혈압 뒤에 숨은 질환, AI가 먼저 찾아낸다
연구진은 30년간 축적된 전자의무기록(EHR) 데이터를 분석해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위험 환자를 찾아내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질환은 부신이 알도스테론 호르몬을 과도하게 만들어 생기며, 고혈압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지만 자주 놓쳐진다.
알도스테론은 몸속 나트륨과 칼륨 균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환자는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보다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심방세동, 심부전, 신장 질환 같은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더 높다.
한 연구 참가자는 고혈압 환자의 최대 20%가 원발성 알도스테론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음에도 조기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질환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 시 향후 합병증과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1986년부터 2025년까지 수집된 2만2천 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만들었다. 분석에는 나이, 성별, 고혈압 및 저칼륨혈증 관련 진단 기록, 수축기 혈압, 혈중 칼륨 수치, 혈압약 및 칼륨 보충제 처방 정보가 포함됐다.
진단 1년 전 위험 예측…90% 이상 찾아냈다
이후 연구진은 고혈압 성인 22만5천887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모델 성능을 검증했다. 머신러닝 기술인 ‘XGBoost’ 구조를 사용한 AI는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진단 약 12개월 전에 위험 환자를 예측했다.
특히 저위험군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설정했을 때, 실제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환자의 90% 이상을 찾아냈고 놓친 비율은 10% 미만이었다. 연구 참가자의 약 3분의 2는 추가 검사가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됐다.
한 전문가는 “기존에는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선별검사가 쉽지 않았지만, 이번 도구는 환자 의무기록에 이미 존재하는 일상적 정보만으로 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될 경우, 고혈압 환자 가운데 숨어 있는 위험 환자를 더 빨리 발견해 심혈관 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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