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와 아열대 바다에는 산호라 불리는 하등 생명체가 군생하여 형성한 산호섬 또는 산호초라 불리는 거대한 구조물이 곳곳에 있다. 산호섬의 전체 면적은 284,300km2로 추산된다. 산호가 자라는 전체 면적은 모든 해저 면적의 0.2%에 불과하지만 세상 바다에 사는 생물의 25%는 산호섬 주변에서 생존하고 있다. 산호는 누구도 모르게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감소시키고 있고,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수산자원이 번성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잠수하여 산호를 처음 보는 사람은 그들이 바위에 붙은 식물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산호는 그 표면에 ‘폴립’이라 부르는 해파리나 말미잘에 가까운 작은 하등동물이 수백만 개 붙어 있으며, 이들 단위 생명체가 분비하여 형성한 것이 돌처럼 단단한 석회질 형체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북동쪽 퀸슬랜드 해안에는 ‘대산호초’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산호섬 해역이 있다. 2,900개의 크고 작은 산호섬과 9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길이 2,300km에 이르는 이 해역의 전체 면적은 우리나라 한반도 면적 223,515km2보다 더 넓은 344,400km2이다.

산호섬이 가득한 대산호초 일부 바다를 우주에서 본 모습이다. 산호초(珊瑚礁)의 礁는 ‘물에 잠긴 바위’를 뜻하며, ‘암초’와 같은 말이다. 산호섬은 산호의 폴립들이 분비하여 형성된 수중 석회석 섬이고, 이곳 바다의 다양한 모습은 동화 속의 용궁처럼 화려하고 아름답다.
산호의 단위 생명체인 폴립 하나를 보면 작은 관처럼 생겼고, 폴립을 거꾸로 세우면 해파리 형태와 비슷하다.

폴립의 입 주위는 촉수(tentacle)가 둘러싸고 있다. 그림과 같이 폴립의 밑바닥은 외골격이라 할 수 있는 석회질 기저판(basal plate)에 붙어 있다. 그들의 중요 먹이는 미세한 동식물 플랑크톤이다.
폴립의 크기는 종류에 따라 몇 mm인 것에서부터 2-3cm인 것까지 다양하다. 모든 폴립은 소화벽(gastrodermis)에서 석회질을 생산 분비하여 외골격을 조금씩 확대시킨다.

산호의 종류는 6,000 ~ 7,000종 이상 존재하며, 그들의 이름은 형태에 따라 뇌산호, 부채산호, 뿔산호, 바다맨드라미 등으로 부르고 있다. 사진의 뇌산호는 최대 높이가 1.8m 정도이다. 이 정도로 자라자면 약 900년이 걸린다.

산호 덩어리 중에는 형태가 아름다워 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붉은산호는 색이 아름다워 가공하여 보석을 만들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산호가 섞여 살고 있지만, 그들은 종류가 다르더라도 이웃 덩어리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를 형성한다.
산호는 주로 밤에 먹이를 잡아먹는다. 지나가는 동물성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 부유하는 알 등이 그들의 먹이이다. 먹이가 촉수와 접촉하면 촉수가 분비하는 독소에 마비되어 입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얕은 바다에 사는 산호의 폴립 몸속에는 주잔텔라(zooxanthellae)라 불리는 단세포 조류가 공생한다. 산호는 그들에게 주거를 제공하고, 주잔텔라는 광합성을 하여 생산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폴립에게 준다.
산호는 세계의 모든 바다와 수심이 6,000m나 되는 곳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따뜻한 바다에 살며, 심해에 사는 종류는 석회질 골격을 만들지 못하고 단일 폴립 상태로 산다.
바다의 수온이 지금보다 더 상승하게 되거나 해수가 오염되면 주잔텔라가 폴립 속에서 공생하지 못하게 된다. 주잔텔라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폴립은 영양 부족으로 결국 죽게 되고, 산호는 하얀 석회질 골격만 남는 백화현상(bleaching)이 일어난다. 2023년 이후 세계적으로 백화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산호의 폴립은 수중의 칼슘(Ca)과 이산화탄소(CO2)를 결합하여 탄산칼슘(CaCO3 석회질)을 합성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인간의 화학기술은 폴립처럼 간단히 석회질을 합성하지 못한다. 실험실에서 탄산칼슘을 합성하려면 다른 종류의 물질을 결합시켜야 하고, 이때 촉매와 많은 에너지까지 필요하다. 그러나 산호는 특이한 효소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합성하는 인간이 모르는 생명공학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산호는 4억년 전에 지구상에 처음 탄생했다. 그러나 공룡이 사라지던 6,600만 년 전에 그들도 모두 전멸했다. 지금 형성되어 있는 산호초들은 대멸종 사건 이후에 나타난 것이며, 그나마 약 10,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뒤에 형성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산호초 외에 열대 아시아와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 중남미 카리브해, 홍해 등이 산호초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곳의 산호 중에는 크기가 2-3m인 것이 있는데, 이 정도로 자라려면 수천 년이 걸린다.
산호초는 섬의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육지에 붙어있는 산호초는 거초(裾礁)라 하고, 육지와 떨어져 있는 것은 보초(堡礁) 또는 연안초(沿岸礁)라 부르며, 반지처럼 동그란 형태를 가진 것은 환초(環礁), 환초 중에 중심부가 호수처럼 형성된 것은 초호(礁湖 lagoon)라 한다.
산호초에 대한 희망
산호가 너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되고 만다. 가장 큰 이유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감소시켜주는 것이 산호이기 때문이다. 산호는 오늘의 과학기술이 실시하는 어떤 방법보다 양적으로 더 많이 그리고 어떤 에너지도 사용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소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산호는 해수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를 물 속의 칼슘과 결합시켜 석회질을 만든다. 지구상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보관하고 있는 최대의 저장고가 산호섬이다. 인류가 바다를 잘 보호하여 산호가 잘 번성한다면, 그들은 기상 격변을 가져오는 온실가스를 감소시키는 최대의 도우미가 되는 동시에 수산자원이 더욱 번성하는 해양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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