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 유지와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지나친 염분 섭취를 삼가는 것이다.
이미 고혈압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받는 경우 체중 조절과 운동, 염분 조절은 더욱 중요하다. 하루 적정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에서 600mg (소금으로 치면 5에서 1.5g) 정도인데, 대부분의 한국인이 이보다 많은 양의 나트륨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음식 및 영양소 섭취를 조사한 국민 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0년의 4877.5㎎, 2015년 기준 4111.3㎎, 그리고 2022년 3,074mg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도 대국민 홍보를 열심히 했고, 많은 전문가들 역시 고염식의 위험성을 설명한 덕분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나트륨 역시 꼭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너무 부족하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과거 발표된 많은 연구들을 종합하면 나트륨 섭취가 1g씩 늘어날 때마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6%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트륨 섭취와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0부터 직선처럼 증가하는 대신 너무 적은 그룹에서도 증가하는 J자 패턴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미 적당한 수준으로 나트륨을 섭취하는 경우라면 고혈압 예방과 건강을 위해 더 극단적 저염식에 도전하기보다 다른 음식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고혈압 예방을 위해 추천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는 신선한 과일이다. 충분한 과일을 섭취하는 사람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도가 낮다는 것은 국내외의 여러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 유전체 역학 연구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하루 100g 이하의 과일을 섭취하는 사람과 비교할 때 하루 400g 이상의 과일을 섭취하는 남성과 여성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도가 각각 56%, 67%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여러 관련 연구를 분석한 메타 연구들에서도 과일 섭취를 늘리면 최대 하루 530g과 640g까지 고혈압 위험도가 반비례해 감소하는 양상이 보고됐다.

과일이 고혈압을 예방에 도움을 주는 데는 몇 가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보통 과일의 80-90%가 물이고 식이 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부피에 비해 열량이 낮은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된다. 쉽게 말해 칼로리 섭취는 적으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해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풍부한 식이 섬유 역시 중요한 이유다. 식이 섬유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좋게 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과일에 풍부한 미네랄과 비타민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간식으로 과자나 패스트푸드 대신 과일을 먹는 경우 결국 고혈압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짜고 열량이 많은 음식을 피할 수 있게 해줘 고혈압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질문은 과일 가운데서도 고혈압 예방에 더 좋은 과일이 있는지다. 서양 속담에 하루에 사과 한 개면 의사를 멀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흥미롭게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에서 28,082명의 여성을 12.9년 동안 관찰한 여성 건강 연구 (Women’s Health Study)에서는 사과와 오렌지가 고혈압 예방에 다른 과일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사과나 오렌지 섭취량이 많기 때문에 나타난 일일 수도 있다. 신선한 제철 과일이라면 어떤 종류든지 건강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
적당한 과일과 채소 섭취는 고혈압은 물론 다른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과일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내 몸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하루 사과 하나 혹은 그와 비슷한 양의 과일을 챙겨 먹는 일이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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