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NASA 큐리오시티 탐사로봇이 촬영한 화성 사진에서 해파리나 세 발 달린 기계처럼 보이는 검은 물체가 발견돼 외계 생명체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물체가 실제 생명체나 구조물이라는 증거는 없으며, 흐릿한 사진 속 우연한 모양을 익숙한 대상으로 해석하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낸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화성 사진 속 정체불명의 ‘해파리’
문제가 된 화성 사진은 큐리오시티가 2023년 8월 20일 화성의 게일 충돌구에서 촬영했다. 먼 곳의 풍경을 자세히 보면 왼쪽에 검은 몸통과 가느다란 다리처럼 보이는 작은 물체가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나타난다.
흥미로운 점은 불과 수십 초 앞서 같은 지역을 찍은 사진에서는 이 물체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무언가가 화성 표면을 움직이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해파리, 세 발 달린 기계, 심지어 영화 ‘우주전쟁’에 등장하는 외계 보행기와 닮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인류가 만든 화성 헬리콥터 ‘인저뉴어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저뉴어티는 당시 이곳에서 3,000km 이상 떨어진 다른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이 설명은 맞지 않는다.
NASA 역시 이 물체가 무엇인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화성 사진 속 일부 화소가 깨지거나 카메라 처리 과정에서 생긴 흔적인 ‘이미지 아티팩트’일 가능성도 있다. 사진 한 장만으로 실제 물체가 있었는지, 움직였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큐리오시티는 2012년부터 게일 충돌구를 돌아다니며 화성이 오래전 미생물이 살 수 있었던 환경이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화성에서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지적인 생명체나 문명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
왜 우리는 돌에서도 생명체를 볼까
화성 사진에서 사람 얼굴이나 문, 동물, 건물처럼 보이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1976년 바이킹 1호가 촬영한 이른바 ‘화성의 얼굴’이다.
당시 낮은 화질과 그림자가 겹치면서 커다란 사람 얼굴처럼 보였지만, 훗날 더 선명한 사진을 찍자 평범하게 침식된 언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현상을 ‘파레이돌리아’라고 한다. 우리 뇌는 복잡하고 애매한 모습 속에서도 익숙한 형태를 재빨리 찾아내려는 성향이 있다. 구름에서 동물 얼굴을 보거나 바위에서 사람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능력은 일상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멀리 있는 물체가 사람인지 위험한 동물인지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사진에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형태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화성 해파리’도 바로 그 경계에 있다. 실제로 이상한 물체가 찍혔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한 장의 흐릿한 사진만으로 외계 생명체라고 결론 내릴 근거도 없다.
오히려 이런 사진이 끊임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 자체가 흥미롭다. 우리는 화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고 싶어 하고, 그 기대가 모호한 점이나 바위조차 ‘무언가 살아 있는 것’처럼 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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