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일상에서 농작물 상태 진단·피부 건강 측정 등에 활용”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뇌공학과 장무석 교수 연구팀이 이종층 메타표면을 활용해 고해상도 분광기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5월 28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분광기는 빛을 파장별로 분해해 물질의 물성을 분석하는 광학 장비로, 재료 분석, 화학 성분 검출, 생명과학 연구, 의료·환경 분야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기존 고분해능 분광기는 빛의 파장을 진행 방향으로 분리하는 방식(프리즘이나 회절격자 기반)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분산 부품이 필요해 장치 크기가 수십 센티미터(㎝) 수준으로 커지고, 높은 정확도를 얻기 위해 복잡한 광학적 교정이 필수적이었다.
이 때문에 실험실 외부나 모바일 환경에서는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기존 분광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무질서한 나노 구조를 광학 부품에 도입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
이종층 메타표면은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두 겹 무질서 나노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에 빛이 입사하면 각 파장에 따라 고유한 스페클 패턴(여러 파면의 빛이 간섭해 만들어지는 무작위 무늬)이 생성된다.
연구팀은 이 스페클 패턴을 카메라로 직접 측정한 후, 딥러닝 기반 복원 알고리즘을 통해 파장 정보를 정밀하게 역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복잡한 광학적 교정 없이도 1나노미터(nm) 수준의 고해상도로 파장 분석이 가능해졌다.
특히 메타표면을 적용한 분광기 장치는 손톱보다 작은 크기로 구현됐으며, 스마트폰 카메라에 직접 탑재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가시광선(440㎚)부터 적외선(1천300㎚)까지 넓은 스펙트럼 범위에서 빛의 파장을 고해상도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실시간 고분해능 분광 측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1 저자인 이동구 연구원은 “모바일 기기에 내장하면 일상에서도 빛의 파장 정보를 손쉽게 취득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무석 교수는 “기존 RGB(빨강·초록·파랑) 삼색 기반 머신 비전의 한계를 넘는 기술”이라며 “음식 성분 분석, 농작물 생육 상태 진단, 피부 건강 모니터링, 환경 오염 감지, 바이오·의료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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