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로졸 입자 증가 확인… 생물-대기 상호작용에 대한 정량적 관측
펭귄의 배설물이 극지방 대기의 입자 구성을 변화시키고, 구름 생성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기 중으로 방출된 암모니아가 에어로졸 입자 생성을 유도하고, 이 입자가 구름 응결핵 역할을 하면서 지역 대기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이 지표면의 복사 냉각 효과를 높여, 결과적으로 남극 기온 상승을 일부 억제하는 기후 완충 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과학저널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5월호에 발표됐다.
펭귄 서식지 방향에서 암모니아와 입자 수 급증
연구는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남극 시모어섬 인근 마람비오 기지(Marambio Base)에서 진행됐다. 이 지역은 약 6만 마리의 아델리펭귄(Pygoscelis adeliae)이 번식하는 집단 서식지에서 8km 떨어진 지점이다. 연구진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대기 중 암모니아(NH₃) 농도와 에어로졸 입자 수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펭귄 서식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유입될 경우 암모니아 농도는 평상시 10.5ppt에서 최대 13.5ppb까지 상승했다. 이는 약 1,000배 증가한 수치로, 해당 기간 동안 입자 수 농도와 크기도 유의하게 증가했다. 바람 방향 변화 이후 안개 발생이 관측된 사례도 있었으며, 연구진은 이를 암모니아 유래 에어로졸 입자의 응결핵 역할과 연관지었다.
암모니아는 대기 중 황산(H₂SO₄)이나 유기 화합물과 반응해 에어로졸 입자를 생성하거나 성장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자는 수증기 응축을 유도해 구름 형성의 기반이 되는 ‘구름 응결핵(CCN)’ 역할을 한다. 구름은 단열층으로 작용해 지표면 복사 균형을 조절하며, 남극의 해빙 유지와 온도 변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남극 마람비오 기지의 건물·시설과 측정 컨테이너. B)시모어 섬 내 암모니아 측정 연구 주요 지점 [사진=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Matthew Boyer et al.]
펭귄 배설물 디메틸아민의 역할과 장기적 영향 가능성
연구는 암모니아 외에도, 펭귄 배설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디메틸아민(dimethylamine)이 에어로졸 생성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디메틸아민은 낮은 농도에서도 입자 형성 초기 단계에서 반응 속도를 수천~1만 배까지 높일 수 있는 물질로, 암모니아와 함께 대기 화학 반응의 핵심 구성요소로 작용한다.
펭귄이 번식지를 떠난 이후에도 암모니아 농도는 평소보다 100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배설물 자체가 지속적인 기체 방출원임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생물 유래 가스 방출이 대기 입자 농도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극지방 기후 시스템의 일부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지적 생물 활동이 대기 물리·화학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측 데이터를 통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인과관계는 아직 가설 수준이며, 장기적·광역적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기후 변화에 취약한 극지 생태계와 대기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생물학적 요인까지 고려한 기후 모델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정보: Boyer et al., Penguin guano is an important source of climate-relevant aerosol particles in Antarctica,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May 2025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5-02312-2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