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코의 기능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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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코끼리는 현재 지상에 사는 동물 중에서 가장 크고, 동물원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대상의 하나이다. 그들은 큰 몸집 때문에 대량의 먹이를 먹어야 하는 초식동물이다. 그들은 <동물의 세계> TV프로에서 자주 소개되기 때문에 생태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끼리의 이름이 된 코의 능력에 대해서는 별로 소개되지 않았다. 코끼리는 먹고, 마시고, 방어하고, 새끼를 키우고, 생활하면서 코를 교묘하게 사용한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한지, 내부 상태는 어떤지 조금 알아보기로 한다.

분류학에서는 긴(長) 코(鼻)를 가졌다고 해서 코끼리를 장비목(長鼻目 Proboscidea)이라는 무리로 나눈다. 영어에서는 코끼리의 코를 트렁크(trunk)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나무기둥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코는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튼튼하고 긴 코를 ‘네 다리(四肢)에 다리 하나가 더 추가한 5번째의 부속지(附屬肢)’라고 말하기도 한다.

머리가 크고 체중이 너무 무거운 그들은 코를 이용하여 호흡하기, 냄새 맡기, 물체 붙잡기, 소리내기 등을 한다. 그들의 후각(嗅覺)은 대형 사냥개인 블러드하운드(bloodhound)보다 4배나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넓은 코 내부에 더 많은 후각세포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트렁크는 150,000개의 독립된 작은 근육이 결합해 있으며, 긴 코에는 뼈가 없다. 그들의 코는 붙잡은 물체를 강력하게 비틀기도 하고, 새끼들은 다른 동료와 코로 레슬링을 한다. 코를 감아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는 약 350kg이므로 성인 5-6명을 한꺼번에 드는 것이다.

왼쪽 큰 사진은 최대형인 아프리카코끼리, 오른쪽 위는 아시아코끼리, 그 아래는 가장 작은 아프리카숲코끼리이다. 과거에는 마스토돈, 매머드 같은 대형 종을 비롯하여 180종 이상이 살았지만 지금은 위의 3종만 생존한다. 코끼리 중에서 가장 큰 종은 어깨높이가 4m, 최대무게 10.4톤에 이르는 아프리카코끼리이다.

트렁크는 코와 윗입술이 하나로 붙은 구조이므로 코 아래가 바로 입이다. 그들의 코는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휘두를 수도 있다. 사진은 코로 들이킨 물을 입으로 뿜어 넣고 있다. 그들은 수량(水量)을 조절하면서 물을 몸에 뿌려 체온을 조절하기도 한다. 자신의 몸에 강력하게 물을 뿜을 때는 물의 분사 속도가 인간의 재채기보다 30배쯤 빠르다. 물터를 만나면 코로 진흙이든 모래든 파서 물을 찾는다. 그들의 코는 물 냄새도 감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코의 내부를 확장하기도 하는데, 아시아코끼리는 코 안에 최대 8.5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다.

아시아코끼리가 수피를 벗겨먹고 있다. 그들은 코를 뻗어 7m 높이에 있는 잎을 따먹을 수 있으며, 코끝으로 땅콩을 눌러 알맹이를 깨뜨리지 않고 까먹는 정교한 행동도 가능하다. 그들은 동료끼리 협력하여 나뭇가지를 좌우로 당겨 찢어놓은 능력도 있다. 수영을 해야 할 때는 코가 스노클(snorkel 숨관) 역할을 한다.

코끼리 코의 생체공학

미국 조지아 공대의 기계공학자 슐즈(Andrew Schulz)는 코끼리 코의 두가닥 비강(鼻腔) 내부를 초음파를 이용하여 관찰했다. 그가 조사한 나이 34년인 아프리카코끼리의 비강 내부 공간은 평소 5리터의 물을 흡입했으나, 경우에 따라 60%나 더 많이 흡입했으며, 1초에 3.7리터를 빨아들였다.

그들은 순무를 작은 깍두기 크기로 잘라 코끼리에게 주었을 때, 코끝으로 어떻게 흡입하는지도 관찰했다. 코끼리는 코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 마치 문어다리의 빨판처럼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코끝으로 확실하게 흡입했다. 또 슐즈는 코의 비강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뿜어내는 물의 속도를 측정한 결과 초속 150m나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끼리는 체온이 일정한(35.2-36℃) 포유동물이다. 그러나 더위가 오면 체온이 38℃까지 오르기도 한다. 몸이 뚱뚱한 코끼리는 체온을 냉각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그들은 커다란 큇바퀴를 흔들거나, 진흙목욕을 하거나, 몸에 물을 뿌리는 등의 방법으로 체온이 발산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행위만으로는 체온 조절이 어려워 보인다. 생체과학자들은 두께가 약 2.5cm나 되는 코끼리의 피부에도 체온을 조절하는 미지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아프리카코끼리 가족이 초원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 코끼리는 대식가이고, 그들이 먹은 식물체는 소화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된다. 그 배설물에는 식물의 종자가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그들은 식물의 씨앗을 다른 곳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코끼리의 건조된 배설물은 유목생활을 하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중요한 땔감이 된다.

코끼리는 흙먼지를 코로 흡입하여 자신의 몸에 뿌려 피부에 붙은 해충을 쫒기도 한다. 슐즈는 코끼리의 트렁크를 조사한 자세한 결과를 2021년 6월에 나온 <Royal Society Interface>에 소개하면서, 트렁크의 구조를 닮은 효율적인 ‘물의 흡입과 분사가 가능한 로봇장치’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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