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유튜브 채널 ‘보다’에서 “지구는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는 유일한 행성일까?”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강연을 진행했다. 이 강연에서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우리가 그들과 만나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외계 생명체의 형태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다뤘다.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행성이 존재한다. 이정모 관장은 외계 생명체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드레이크 방정식을 예로 들며, 우주에 지적 생명체가 있을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수렴하지 않으며, 거의 1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즉,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와 같은 지적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100%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계 생명체와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물리적, 에너지적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유인 우주선을 보내려면, 지구의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할 만큼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들과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페르미의 역설도 이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 흔적이 지구에 도달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정모 관장은 우주가 너무나도 넓고, 외계 생명체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먼 곳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까지 빛이 가는 데 1.3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그보다 더 먼 곳, 예를 들어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는 빛의 속도로 4년 3개월이 걸린다. 이는 우리가 그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은 3,784개에 이른다. 과학자들은 비교적 최근에 외계 행성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행성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들 행성 중에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곳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정모 관장은 이 점을 들어, 지구와 같은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태양계 내에서도 지구는 ‘골디락스 존’에 위치해 있어, 물이 존재하고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지구 외에도 화성, 목성의 달, 그리고 토성의 달에서 물의 흔적이 관찰되지만, 지구처럼 액체 상태의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행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물은 생명의 탄생과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따질 때 물의 존재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정모 관장은 외계 생명체의 형태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아닌, 로봇이나 인공지능 형태의 생명체가 외계에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나 자원 고갈 문제로 인해, 인류는 결국 멸종할 수 있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은 계속해서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멸종한 이후에도, 인공지능과 로봇은 에너지만 있으면 동작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들이 인간이 남긴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오래도록 지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외계 생명체는, 인간과 같은 생명체보다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그 가능성은 더욱 흥미롭다. SETI프로젝트는 외계 생명체와 교신할 수 있는 신호를 탐색하는 프로젝트로, 지적 생명체가 보낸 전파 신호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보이저호에 원반을 실어 외계로 보냈듯이, 우리도 외계 생명체가 우리의 신호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모 관장은 우리가 보내는 신호 역시 그들에게 도달하기 어렵고, 우리가 그들의 신호를 받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계 생명체가 농업과 같은 문명을 발전시켰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농업의 발달이 인류 문명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며, 외계 생명체들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 문명을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업을 필수적으로 발전시키지 않은 생명체들도 있을 수 있으며, 그들은 여전히 수렵과 채집으로 생존하며 발전하지 않은 문명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정모 관장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크지만, 우리가 그들과 만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주의 물리적 한계와 에너지 문제, 그리고 외계 생명체의 다양한 형태를 고려할 때, 우리는 외계 생명체를 만나기보다는 그들과 간접적으로 교신하거나, 그들의 흔적을 찾는 방식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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