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등대(燈臺)가 될 중성자별(pulsar)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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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2023년 8월 초, 우리나라의 물리학자들이 LK99라 불리는 상온 초전도물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세계의 과학계와 산업계가 극도로 흥분해 있다. 1967년에는 영국의 여성 천문학자 버넬이 처음으로 전파를 발생하는 천체를 발견하자, “그 전파는 지능 생명체가 우주에서 지구인에게 보내는 메시지인지 모른다.”는 상상의 보도가 쏟아져 나와 오래도록 세상을 흥분시켰다.​

전파를 내는 별의 발견

천체 중에 가시광선을 방사(放射)하는 별은 광학망원경으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가시광선 범위를 벗어난 전자기파(전파)를 내는 천체는 눈으로 관측이 불가능하므로 그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파망원경이 없던 과거에는 ‘전파 별’(pulsar 펄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전파 별의 존재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미국 벨 전화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물리학자이자 전파기술자였던 잰스키(Karl Jansky 1905-1950)는 1932년에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관측할 수 있는 최초의 전파망원경을 만들었다.

지금은 전파를 송수신하는 무선통신기(휴대폰, 무전기)를 자유롭게 사용하지만, 초기의 전화기와 전신기는 도선이 연결되어 있어야만 통신이 이루어졌다. 전화선 없이 통화할 수 있는 무선전화기를 연구하던 물리학자 잰스키는 1932년에 우주로부터 올지도 모르는 전자기파를 수신할 수 있는 안테나를 설계하여 최초의 전파망원경을 만들었다. 잰스키의 전파망원경 안테나는 가로 6m, 세로 30m 크기였으며, 파장 14.6m, 주파수 20.5MHz의 단파를 수신할 수 있었다. 그는 이 안테나를 원형의 회전대 위에 설치하여 관측 방향을 조절할 수 있었다. 사진은 최초의 전파망원경 안테나를 실물 크기로 만들어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그린뱅크스 천문대에 설치해둔 모형이다.

오늘날의 전파망원경은 우주통신, 우주관측, 기상관측 등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장비이다. 미국 파크스 천문대에 설치된 직경 64m의 이 전파망원경은 1969년에 아폴로11호 우주선이 처음 달에 착륙했을 당시, 그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중계해주었다.

전파천문학의 여명기(黎明期)

실제적인 전파천문학은 전파망원경의 발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잰스키의 전파망원경은 사다리 같은 구조였지만 1937년경부터는 지금처럼 접시형으로 설계한 전파망원경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관측하는 주파수도 광범위해졌다. 그에 따라 전파천문학은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1974년의 노벨물리학상은 1967년에 전파 별을 최초로 발견하여 관측한 영국의 두 천체물리학자 헤위시(Antony Hewish 1924-2021)와 라일(Martin Ryle 1918-1984)이 수상했다. 첫 전파별을 발견하기까지에는 헤위시의 여성 제자였던 대학원생 버넬(Jocelyn Bell Burrnell 1943-)의 큰 공헌이 있었다.​

그들이 발견한 전파별(CP 1919)은 1.337초마다 강력한 전파를 내고 있었다. 이 사실이 발표되자 세계 여러 전파천문대에서도 CP1919를 관측하게 되었고, 이 전파별은 가시광선을 포함하여 X선과 감마선 파장의 전자기파를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당시 흥미로운 세계적 뉴스는 이 별의 전파가 ‘외계 생명체’의 신호인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전파 별(펄서)은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중성자별

최초로 발견된 전파 별에 펄서(pulsar)라는 명칭이 붙여진 때는 1968년이었고, 우리말로는 맥동성(脈動星)이라 부르게 되었다. 맥동은 심장이 일정하게 뛰는 맥박(pulse)을 의미한다. 펄사는 왜 맥박처럼 전자기파를 발생하는가? 그것은 그들이 전부 중성자별(neutron star)이기 때문이다.​​

중성자별이란 별 중에서 가장 작으면서 질량이 가장 크게 이루어진 천체이다. 중성자별은 태양 질량보다 10-25배 크던 초거성이 붕괴하여 직경이 10km 정도 밖에 안 되는 중성자만으로 이루어진 천체이다.

태양처럼 빛나던 별이지만, 늙은 별이 되면 붉은 거성으로 변했다가 폭발을 한다. 이런 폭발 상태의 별을 초신성(超新星 supernova)이라 한다. 초신성을 이루던 물질들은 우주로 흩어지고 중성자만 모여 이루어진 중성자별(neutron star)이 남는다. 원자 하나의 크기가 축구경기장 크기라고 할 때, 핵의 크기는 축구공 정도이고, 전자의 크기는 먼지와도 같다. 별이 폭발하면 원자를 이루던 전자와 양성자는 서로 결합하여 흩어지고, 중성자만 남는다. 중력에 의해 중성자들만 결집한 중성자별의 질량은 성냥곽 크기의 질량이 30억톤이 될 것이라 한다.​

이렇게 탄생한 조그마하지만 무거운 중성자별은 지구의 자기장(磁氣場)보다 1억-1,000조 배 강한 자력을 가지고, 1초에 600회 이상, 또는 1초에 몇 번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는 천체가 된다. 운동물리학적 이유로 고속 회전하는 천체의 회전 축에서는 엄청나게 강한 전자기파가 발생하게 된다.

직경 10km의 중성자별이 경기용 자동차의 바퀴보다 빠르게 1초에 수백 회 회전하는 것을 상상해보자. 이런 중성자별에서는 회전축 주변에 엄청나게 강력한 자기장(청색)이 형성되고, 그 결과로 회전축 양쪽 반대 방향으로 강력한 전자기파(적색)가 나가게 된다. 펄서는 바로 이런 중성자별의 다른 이름이다.

회전하는 중성자별(펄사)의 양 극에서 전자기파가 발생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나타낸 것이다. 노란색 전자기파의 방향이 관측자(전파망원경)와 일치할 때(아래 그래프의 붉은 점) 가장 강력하게 수신된다. 이것은 배 선장의 시선과 등댓불의 방향이 일치할 때만 등대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것과 같다.​

펄서는 우주의 등대별

앞에서 적색거성이 폭발한 후에 중성자만 모여 형성된 별이 펄서라고 했다. 이런 중성자별이 전자기파를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발견되지 않는 죽어버린 천체일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2,000개 이상의 펄서를 발견해으며, 우주망원경에 의해서도 새로운 펄서가 확인될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모든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성좌에 펄서의 위치를 특별히 표시하여, 이들을 우주 여행의 등대로 삼으려 한다. 중성자별이 발생하는 전자기파의 주파수와 세기 및 별의 회전 속도는 각기 다르다. 그러므로 전자기파의 성질과 발생 주기를 확인하면 그 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주선을 타고 아득히 먼 외계로 여행을 하는 날이 온다면, 우주비행사들은 전자 성도에 그려진 펄서의 위치를 등대로 삼아 목적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우주여행이 아니더라도, 수백 수천 년을 항해해야 하는 드론우주탐사선도 펄서를 등대별로 삼아야 할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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