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가 사는 <플라이스토세 공원> 재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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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유전자공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쥐라기 공원>은 재현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당시 공룡들의 화석에는 살점이 남아있지 않아, 세포 속 염색체의 유전자 구조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견되는 매머드의 세포를 조사하여 그 속의 염색체와 유전자를 자세히 분석하게 되었고, 드디어 매머드가 번성하던 <플라이스토세 공원>을 되살려 보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2억 4,5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까지이고, 쥐라기는 중생대의 중간 시기에 해당하는 지질시대 이름이다. 지금 살고 있는 코끼리의 사촌이면서 몸집이 훨씬 크고, 긴 털과 휘어진 거대 앞니를 가진 매머드(mammoth 맘모스)는 약 500만 년 전부터 4,000년 년 전까지 살았던 동물이다. 당시에는 전 대륙에 엄청난 수가 살았으나, 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사냥함에 따라 멸종해버리고 말았다. 플라이스토세(Pleitocene)는 매머드가 살았던 지질지대의 이름이다.

현재까지 5종의 매머드 화석이 발견되었다. 최대형은 어께 높이가 약 4m, 무게는 8t에 이르렀다. 현생(現生)하는 아시아코끼리의 어께 높이는 최고 3m이고 무게는 5t 정도이다. 맨 왼쪽 아래에 사람의 크기가 나타나 있다.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매머드(M. columbi)는 약 10,000년 전까지 생존했고, 체격이 작은 매머드(M. exilis)는 기원전 2,000년 전까지 알래스카의 섬에 살았다. 당시에는 기후변화도 극심했지만 인간의 지나친 사냥 때문에 전멸하게 되었다고 믿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유전자공학을 전공하는 처치(George Church) 교수와 여성 과학자 하이솔리(Eriona Hysolli)는 2018년 8월에 시베리아의 북부지방을 탐사하여, 과거에 이 지역 에서 풀을 먹으며 살았던 거대한 동물을 생각하면서 “매머드를 되살려 보자.”는 생각을 했다. 이때 그는 미래에 환생(還生)하게 될지 모르는 상상의 동물에 ‘엘리머드’(elemoth)라는 가명을 붙였다. elephant와 mammoth의 합성어이다. 오늘날의 유전자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플라이스토세에 살았던 매머드(엘리머드)를 재활시킨다면 그것은 <플라이스토세 공원>이 실현되는 것이다.

 

처치 교수는 시베리아에 현재 조성되고 있는 <플라이스토세 공원>을 직접 방문하고, 그곳 강변에서 발견된 매머드의 신체 일부를 관찰했다. 사진에서 처치 교수는 러시아의 호텔 현관에 전시된 매머드 표본과 함께 서 있다.

어떤 생명체가 완전히 멸종(extinction)하는 것과 반대되는 말, 즉 멸종된 생명체를 재탄생시키는 것을 ‘de-extinction’이라 한다. 캘리포니아 주에는 ‘생물 재생 및 부활 연구소’가 있다. 이곳의 노박(Ben Novak) 소장은 어려서부터 사라진 동물, 특히 그중에서도 1600년대까지 생존했던 도도(dodo)라 불리는 새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노박은 매머드와 도도 외에 여행자비둘기(passenger pigeon), 히스헨(heath hen)이라 불리는 검은 닭, 야생말, 말발굽게(horseshoe crab), 검은발족제비 등의 사라진 동물들을 재생시키고 싶어 한다.

매머드가 대량 멸종하기 시작한 시기는 약 10,000년 전이었다. 이때 지구는 빙하기가 끝나면서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석기시대인들은 초식동물인 매머드를 마구잡이로 사냥을 했다. 그래도 4,000년 전까지는 일부가 시베리아의 외진 섬에 생존했으나, 결국 모두 전멸하고 말았다.

시베리아는 동토(凍土)이기 때문에 매머드 사체 중에는 부패하지 않은 상태로 얼음 흙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 있다. 과학자들은 그 사체의 세포를 조사하여 그들의 DNA(유전자 서열)를 완전히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매머드는 죽은지 오래 됐지만 DNA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처치 교수와 함께 시베리아를 방문한 하이솔리가 그곳 박물관에 냉장 보관된 매머드 사체에서 세포를 채취하고 있다.

매머드를 회생시키는 과정

처치 교수 팀은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매머드의 유전자를 파악한 뒤, 이를 아시아코끼리의 DNA와 비교하면서 둘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 조사하고 있다. 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유전자는 매머드가 추운 시베리아에서 견딜 수 있도록 한 유전인자들에 대한 것이다. 즉 매머드의 길고 빽빽한 털, 동상이 잘 걸리지 않는 작은 귀, 두터운 피하(皮下) 지방층, 강추위에도 잘 순환하는 혈관 등에 대한 것이다.

처치 교수 팀은 먼저 매머드의 유전자 배열과 비슷한 유전자 조합을 인공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여러 개의 동일한 유전자 조합을 만들면, 이들을 아시아코끼리의 난자에 하나씩 집어넣어 세포분열이 일어나도록 할 계획이다. 엄청나게 어렵고 복잡한 실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조합한 유전자로 채워진 이 난자는 어떤 방법으로 배발생(胚發生)을 진행토록 하여 ’새끼 엘리머드‘로 태어나게 할 것인가? 아시아코끼리 암컷의 자궁 속에 넣어서 성숙하도록 하는 것은 암컷 코끼리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치 교수 팀은 ’인공자궁‘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인공자궁이란 지금까지 개발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쥐의 인공자궁‘을 먼저 만들어 볼 것이다. 이런 실험이 이루어지기까지는 10년도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성공 후에 따를 난제들

엘리머드를 탄생시킬 인공자궁이 성공적으로 완성되더라도, 과연 조합 유전자로 구성된 DNA를 가진 난자가 세포분열을 시작하여 새끼 엘리머드로 자랄 것인지는 의문이다. 또한 배발생이 성공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많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코끼리보다 큰 엘리머드가 배불리 먹고 자랄 풀밭을 조성해야 하고, 외부로 탈출하지 않도록 든든한 울타리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일은 어렵지 않다. 엘리머드는 1마리여서는 안 된다. 암수 여러 마리가 태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따라 그들이 자랄 풀밭은 점점 대형화되어야 할 것이다.

부활한 엘리머드 무리들을 시베리아 초원에 풀어놓으면 잘 자랄까? 시베리아의 추위와 모기의 공격을 견디면서 과거 시대처럼 넓은 대륙의 주인이 되어 수백만 마리로 번성할까?

다른 문제도 있다. 지금의 시베리아는 대부분 눈이 두텁게 덮고 있지만, 그곳의 동토 아래에는 죽은 식물들이 잔뜩 깔려 이탄층(泥炭層)을 이루고 있다. 지구의 기온 상승으로 이탄층의 얼음이 녹으면(특히 여름에), 눈 아래의 식물 사체는 부패하면서 대량의 온실가스를 발생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기후변화는 더 가속될 것이다. 이런 시베리아에 겨울이 오면, 엘리머드들은 먹이를 찾아 눈밭을 헤집어 영구(永久) 동토의 면적을 축소시켜 갈 것이다.

세르게이 지모프가 세운 <플라이스토세 공원>

러시아의 환경학자 지모프(Sergey Zimov)는 처치 팀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미 1990년대에 러시아 동북부 마을 체르스키와 가까운 콜리마 강변 초원에 면적 20km2의 <플라이스토세 공원>을 건립하고, 추위에 강한 포유동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돌보고 있다. 그가 방생하는 동물에는 야쿠티안 야생말, 체격이 작은 쌍봉낙타, 무스, 순록, 바이손, 야크, 염소 등이다.

지모프의 <플라이스토세 공원>에서 살고 있는 야쿠티안 야생말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돌보고 있는 동물의 수는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서 엘리머드가 사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세르게이 니키타가 새끼 염소 두 마리를 안고 있다(2021년 5월의 사진). 그는 시베리아의 동토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2100년이 되면 현재의 시베리아 동토는 지금의 43% 정도만 남게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지모프는 그의 공원 면적을 수백만 km2로 넓히고, 엘리머드는 없더라도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이 사는 공원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처치 교수와 그의 동료 하이솔리가 바라는 것은 <플라이스토세 공원>의 건립이 아니다. 그들의 목적은 지구에 사는 생명의 다양성을 개선하는 것이 첫째이고, 그 다음은 버려져 있는 광대한 시베리아 초원에 매머드가 다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여행자비둘기는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북아메리카 대륙에 20억 마리 정도가 살 정도로 흔한 조류였다. 그러나 이 비둘기가 사냥의 대상이 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어 1914년에 마지막 남은 1마리까지 죽어버렸다. 과학자들은 전멸한 이 여행자비둘기도 재활시키려고 노력한다.

인류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 때문에, 이상기후가 나타나면서 지구상에 사는 동식물의 종류가 급속히 줄어간다. 일부 사람들은 사라진 동물을 재활시키자면,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과 연구비가 들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말하기도 한다. 긴 시간이 걸려 엘리머드를 재활시켜 증식시킨다 하더라도, 그들이 현재의 지구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또 그들의 생존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확실히 모른다. 오늘날의 유전자조합 기술의 발전이 <플라이스토세 공원>이라는 미래 세계의 꿈을 이루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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