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 가진 자연색소 – 카로티노이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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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꽃을 비롯하여 오랜지, 당근, 호박, 옥수수, 토마토, 버섯, 가을에 물드는 낙엽, 그리고 카나리아, 플라밍고 등의 새, 금붕어, 연어, 새우, 게, 바다가재, 계란 노른자 및 단세포의 하등 미생물까지 생명체가 가진 노랑, 주황, 붉은색은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크로트노이드)라 불리는 자연의 색소들이다.

자연색소(natural pigment)라고 하면 생명체들이 가진 색소(생물색소, biological pigment)를 비롯하여 광물들의 색소(mineral pigment)까지 포함된다. 생물색소는 식물이 가진 색소만 아니라 동물의 피부, 눈, 털 등이 가진 색 물질도 모두 포함된다. 생물색소는 생명체들을 아름답고, 건강하고, 강하게 보이도록 할 뿐만 아니라, 식물이라면 꽃가루를 운반해줄 곤충을 부르고, 동물이라면 결혼 상대를 유인하는 도구가 된다.​

식물의 중요 색소 카로티노이드

식물의 잎, 꽃, 열매의 색을 드러내는 자연색소에는 엽록소,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 3가지 부류(部類)의 색소가 있다. 이 중에 카로티노이드라 불리는 색소는 한 종의 화합물이 아니라 1,100종이 넘는 색소가 있다.

알파 카로티노이드, 베타 카로티노이드, 감마 카로티노이드, 루테인, 라이코펜, 크리프토산틴, 지산틴, 아포카로틴 등은 카로티노이드에 속하는 색소 종류의 이름이다. 카로티노이드는 분자 속에 산소가 존재하는가 없는가에 따라 나누기도 하는데, 있는 것은 크산토필(xanthophyll), 없는 것은 카로틴(carotene)이라 한다.

당근, 옥수수 등의 식물과 계란의 노른자에는 크산토필로 분류되는 루테인(lutein), 지산틴(zeaxanthin)과 같은 카로티노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식사 중에 황색 야채를 먹고 있으면 비타민 A를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카로티노이드의 역할

황색으로부터 붉은색에 이르는 아름다운 꽃색은 곤충이나 동물을 유인한다. 광합성을 하려면 태양 에너지를 가능한 많이 흡수해야 한다. 카로티노이드는 광합성에 필요한 파장의 빛을 잘 흡수하여, 그 에너지를 엽록소에 공급함으로써 광합성이 효과적으로 일어나게 한다.

식물체의 생장, 씨앗의 휴면, 씨앗 내 배아의 성장과 발아(發芽), 생장조직의 세포분열, 개화 조절,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 등의 역할을 하는 식물 호르몬인 아브시스산(abscisic acid)을 만드는 전구물질(前驅物質 precursor)이기도 하다.

호박, 고구마, 당근, 감, 감귤, 고추, 딸기 등에는 베타 카로틴과 라이코펜(lycopene)과 같은 카로티노이드가 다량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눈의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A를 만드는 전구물질이기도 하다.

수많은 종류의 카로티노이드는 세포질 속에 녹아있는 테트라테르페노이드(tetraterpenoid, C40H64)라는 유도물질(derivative)로부터 모두 만들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매우 전문적이다.

카로티노이드는 왜 주황색을 나타나는가?

카로티노이드 화합물들은 햇빛을 받으면 녹색에서 청색에 해당하는 파장 400-550나노미터의 빛을 흡수한다. 따라서 카로티노이드는 노랑에서 붉은색 사이의 흡수하지 않은 빛만 반사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꽃과 낙엽의 색이 된다.

플라밍고 깃털의 주황색은 그들이 먹이 속에 있던 카로티노이드의 색이다. 그들의 먹이는 핑크빛 새우이고, 핑크새우는 붉은색 단세포 식물(조류)을 먹는다. 카로티노이드를 먹으면 황색이 되는데, 채소를 먹은 인체는 왜 녹색이 되지 않을까? 엽록소 분자가 소화기관 속에서 분해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앵무새의 깃털은 다채로운 색을 가졌다. 그들의 색은 사이타코풀빈(psittacofulvin)이라는 색소에서 나온다. 색소에 대한 화학은 매우 전문적이고 산업적으로 중요하다.

미국 엘로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이 온천호수는 붉은색에서부터 짙은 푸른색까지 마치 무지개의 빛을 보는듯하다. 직경이 90m 정도인 호수의 중심부는 고온의 물이 솟아오르기 때문에 어떤 미생물도 살지 못하는 청정수(淸淨水)이고, 중심부는 수심이 깊기 때문에 심해처럼 청색으로 보인다. 반면에 가장자리에는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가진 시아노박테리아와 다른 몇 가지 박테리아들이 살다가 죽어 쌓인 결과 노란색에서부터 붉은색까지 드러나개 되었다.

단풍잎 속에는 엽록소와 함께 여러 가지 카로티노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평소에는 진한 녹색 때문에 보이지 않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엽록소가 파괴되어 녹색이 없어지고, 숨어 있던 단풍색이 드러난다. 카로티노이드는 단풍이 드는 잎에 가장 많이 포함된 색소이다. 단풍색이 다양한 것은 다른 천연색소인 안토시아닌과 섞여 있기 때문이다.

단풍잎에는 붉은색을 가진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도 생겨난다. 이 색소는 빨간 무, 붉은 양배추, 장미, 제라늄 등의 붉은 빛을 비롯하여 보라색, 청색을 나타낸다. 안토시아닌은 화학적으로 하나의 화합물이지만 주변의 산성도(酸性度 pH)에 따라 붉은색, 보라색, 청색으로 보이게 된다. 은행나무의 가을 낙엽 노랑색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라는 색소이다. 밤나무와 같은 식물의 잎에는 타닌(tannin)이 많아 갈색 낙엽이 된다.​

곤충을 포함한 동물들이 보여주는 색은 복잡한 연구 과제이다. 공작의 깃털이 보여주는 이런 청색은 자연색소에 의해서가 아니라 표면 물질의 굴절현상에 의해 나타난다.​

새의 깃털, 파충류 양서류의 피부, 금붕어와 온갖 물고기의 비늘 속에도 카로티노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그들의 체색은 짝을 유도하는 매력이다. 카로티노이드는 식물만 합성할 수 있으므로, 동물들의 피부, 비늘, 깃털, 외골격 등에 포함된 카로티노이드는 먹이를 통해 유입된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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