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현장에서 사용하는 접착제 종류는 습기가 있으면 잘 붙지 않기 때문에 건조한 조건에서 붙이도록 한다. 그러나 순간접착제(superglue)라 불리는 접착제는 습기가 있어야 잘 붙는 성질이 있다. 가정에서 작은 튜브에 든 순간접착제를 만지다가 잘못하면 손가락이 접착제와 붙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런 위험해 보이는 순간접착제이지만, 의료용으로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고무, 유리 등 무엇이나 잠 사이에 잘 붙이는 순간접착제(강력접착제)는 1942년에 미국의 화학자 쿠버(Harry Coover 1917-2011)가 처음 합성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기 때문에 상품화되지 못하다가 1951년에 세계적인 상품으로 발전했다. 이 접착제의 주성분은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라는 화합물이다. 이 물질은 공기 중의 수분을 만나면 즉시 반응하여 잠깐 사이에 단단히 굳어진다. 이것의 접착력은 명함 1장 크기의 면적으로 12톤 트럭을 끌고 갈 수 있을 정도이다.

순간접착제는 금속이나 도자기, 유리, 플라스틱 등을 붙이는 데도 편리하고, 면(綿)과 같은 천연섬유, 털, 가죽과도 잘 붙는다.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요원들은 범인의 지문을 찾을 때 여러 가지 화학적 방법을 이용하는데, 그중에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성분이 포함된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지문에는 피부에서 분비된 지방질이 미량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물질을 살포하면 지문에 남겨진 지방질과 결합하여 지문 그대로 흰 자국을 드러낸다.
의료용 순간접착제 성분
순간접착제를 잘못 만져 손가락이 붙거나, 심지어 눈꺼풀이 붙어 응급실을 찾는 사람도 발생한다. 그러므로 이 접착제를 사용할 때는 장갑과 보안경을 착용해야 안전하다. 그런 순간접착제가 상처를 감싸는 반창고와 일회용 밴드에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피부의 상처를 싸매는데 이용하는 흰색 테이프로 만든 반창고(band-aid)에는 접착면에 순간 접착성을 가진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성분이 미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습기가 있는 피부에도 잘 붙는다.

상처난 손가락을 싸매는 1회용 밴드(band-aid) 역시 마찬가지이다. 외과 수술에서는 찢어진 상처나 부서진 뼈를 결합할 때 특별히 제조한 순간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혼합한 스프레이를 의료용으로 쓰기 시작된 때는 베트남 전쟁이 진행되던 1970년대였다. 응급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출혈을 막기 위해 부득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 스프레이는 FDA의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인체에 대한 부작용이 특별히 없었으므로 1998년 이후 정식으로 1회용 밴드와 함께 의료용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바위를 오르는 중에 손가락 끝에 부상이 생겨 바위를 잡기 어려워졌을 때, 상처 부위에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뿌리면, 금방 굳어져 피부 보호막이 된다. 이렇게 응급처치를 하면 한동안 등산을 계속할 수 있다. 소량의 접착제는 피해가 거의 없지만 대량 뿌리면 피부에 손상이 발생한다.
피부 상처에 붙이는 의료용 밴드의 접착제 성분에는 치료 후에 밴드가 쉽게 분리되도록 해주는 포름알데하이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즉 처음에는 밴드가 피부에 잘 붙어 있으나, 상처가 아물고 포름알데하이드가 증발해 없어지면 밴드는 피부에서 자연히 떨어지게 된다.
순간접착제 성분은 화장품 제조에도 쓰인다. 즉 손톱에 바르는 색소에 포함되어 있고, 인조 손톱이나 인공 눈썹을 붙이는 접착제로도 이용된다. 사용시에는 접착제가 안구에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일 눈에 들어갔다면, 따뜻한 물로 15분 이상 가볍게 씻고, 안과 치료도 받아야 한다. 이런 순간접착제는 사람에 따라 피부에 엘러지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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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창고와 밴드는 왜 피부에 잘 붙어 있나?”에 대한 1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