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공해 때문에 수많은 바다동물이 목숨을 잃고 있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본부를 둔 ‘5자이어 연구소’(5 Gyres Institute)의 환경과학자 에릭센(Marcus Ericksen)은 ‘아라비아 반도에 사는 낙타들이 사막에 버려진 폐 플라스틱을 먹은 탓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Journal of Arid Environment>에 게재됐다.
세계의 대양(大洋)에는 소용돌이처럼 돌고 있는 거대한 규모의 해류가 있어, 이를 ‘자이어’(gyre 환류環流)라 부른다. 세계 바다에는 규모가 큰 5개의 자이어가 있으며, 그중 가장 거대한 것은 북태평양 중앙부에 있는 ‘북태평양 자이어’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자이어에는 바다로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 광대(廣大)한 섬을 이루어 해류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사 블로그 <세계의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에 실려 있다.
환경학자 에릭센이 소속된 ‘5자이어 연구소’는 대규모 플라스틱 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플라스틱 공해 없는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2009년에 설립된 비영리 환경보호기구이다. 2017년부터 이 연구소는 UN환경보호기구와 협력하고 있다.
아라비아 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플라스틱 공해 상태를 조사하던 에렉센은 ‘두바이 수의학 연구소’의 수의사(獸醫師) 베르네리(Ulrich Wernery)의 안내를 받아 사막으로 들어갔다. 플라스틱이 사방 흩어진 그곳의 흙을 파내자, 거기에는 수많은 낙타 시신이 나타났다.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죽어있는 낙타들은 모두 플라스틱을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막의 낙타들은 도로에 흩어진 플라스틱 봉지와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 따위를 흙만 아니면 먹이로 알고 먹는다고 한다.
에릭센은 물개, 고래, 거북 등의 바다동물이 플라스틱을 먹은 탓으로 많은 수가 죽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사막에서 낙타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처음 목격했다. 수의사이자 미생물학자이기도 한 베르네리의 설명에 의하면, 2008년 이후 30,000마리의 죽은 낙타를 검시(檢屍)한 결과, 그중 300마리가 위장에 가득 찬 플라스틱 덩어리 때문에 죽었다고 했다. 이것은 낙타의 1%가 플라스틱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죽은 낙타의 위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덩어리들이다. 그것들은 최소 3kg에서 최대 64kg이나 되었다. 이런 덩어리가 위장을 가로막고 있으면, 낙타는 공복(空腹)을 느끼지 않아 잘 먹지 않고 결국 영양부족으로 병들어 아사(餓死)하는 것이다.
근년에 와서 우리 사회는 플라스틱 봉지 사용을 줄이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발달이 가져온 편리함이 초래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 중 하나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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