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호수 퇴적층의 유기물, 고대 생명 흔적일까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화성에 과거 생명체가 있었는지, 인류는 수십 년 동안 단서를 추적해 왔다. 한때 거대한 호수와 강이 흐른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는 그 탐사의 최전선으로 꼽혀왔고, 최근 이곳에서 주목할 만한 단서가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채집한 퇴적암에서 유기물과 특정 광물 조합을 확인했다. 지구에서 미생물 대사와 연결되는 반응과 유사해 잠재적 생체지표로 평가되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연구진이 분석한 브라이트 엔젤(Bright Angel) 지층 퇴적암에서는 실리카와 점토 광물, 유기물 흔적, 그리고 철-인산염과 철-황화광물(비비아나이트·그레이자이트)로 이루어진 미세 결절이 발견됐다. 이러한 조합은 유기 탄소가 개입한 산화·환원 반응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지구에서는 저에너지 호수 바닥에서 미세 생물 활동과 함께 관측되는 유형이다. 이로써 제제로 크레이터의 고대 호수 환경이 단순한 퇴적지를 넘어 잠재적으로 생명 활동을 지탱했을 가능성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과거 제제로 크레이터에 실제로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호수의 상상도. 강이 흘러들어와 넓은 호수를 형성하는 모습으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의 사례로 연구되고 있다. [사진=ESA/NASA]

퍼서비어런스는 또 제제로 크레이터로 이어지는 네레트바 밸리스(Neretva Vallis) 하천을 탐사하면서 세립질의 이암과 점토질 퇴적암을 확인했다. 이렇게 고운 입자는 빠른 유속의 강에서는 쌓일 수 없고,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호수 바닥에서만 안정적으로 퇴적된다. 연구진은 이 증거를 근거로 브라이트 엔젤 지층이 오랜 기간 유지된 담수 호수 환경에서 형성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화성 제제로 크레이터 내 브라이트 엔젤(Bright Angel) 지층과 주변 지형을 표시한 지도. 퍼서비어런스 탐사차가 이동하며 조사한 주요 지점들이 표시돼 있다. 네레트바 밸리스(Neretva Vallis) 하천을 따라 호수 퇴적층이 형성된 흔적이 확인됐다. [사진=Nature(2025)]

브라이트 엔젤 지층에서 채취된 사파이어 캐니언(Sapphire Canyon) 시료는 이미 퍼서비어런스에 의해 보관돼 있다. 이 샘플은 향후 미·유럽 공동의 화성 샘플 반환(Mars Sample Return) 임무를 통해 2030년대 지구로 운반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지구 연구실의 정밀한 장비로 분석해야만 이 구조가 단순한 무기적 화학 반응의 산물인지, 아니면 고대 미생물 활동의 결과인지를 최종적으로 판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페리얼 칼리지의 산지브 굽타 교수는 “이번 발견은 매우 유망한 생체지표지만 화성 생명의 증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최종적인 확인은 지구에서의 고해상 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국 우주국(UK Space Agency)은 이번 성과를 “화성에 고대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며, 다가올 로잘린드 프랭클린 탐사차 임무가 이러한 단서를 검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Joel Hurowitz, Redox-driven mineral and organic associations in Jezero Crater, Mars,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5-09413-0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413-0

자료: Nature / Imperial College London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