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페라리 전기차 ‘루체(Luce)’가 공개 직후 거센 논란에 휩싸였지만, 실제 차량에 담긴 기술과 설계를 살펴본 결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겉모습만으로는 기존 페라리와 다른 인상을 주지만, 차체 구조부터 주행 성능, 실내 디자인까지 곳곳에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페라리 전기차, 무엇이 달랐나
첫 페라리 전기차 루체가 공개되자 많은 팬들은 “페라리답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디자인은 물론 전기차 특성상 기존 페라리 특유의 엔진음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개 이후 페라리 주가가 하락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도 엇갈렸다.
하지만 차량을 직접 살펴본 기자의 평가는 달랐다. 루체에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많은 60건 이상의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대표적인 변화는 배터리 구조다. 일반적인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차체 아래에 얹는 대신 차체 구조 자체에 통합해 강성을 높이고 무게중심을 낮췄다.
모터도 기존 방식과 차별화했다. 네 바퀴마다 각각 독립 모터를 장착하고, F1 기술에서 발전한 자석 구조와 토크 벡터링 기술을 적용해 노면 상태와 운전자의 조작에 맞춰 바퀴마다 구동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최고출력은 최대 1,036마력에 이른다.
공기역학 설계도 새롭게 바뀌었다. 보닛처럼 보이는 부분이 실제로는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앞쪽 날개 역할을 하며, 제동 시 차체 앞부분을 눌러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엔진 소리 대신 ‘진짜 진동’을 들려준다
루체는 전기차에서 흔히 사용하는 인공 엔진음을 넣지 않았다. 대신 뒷차축에 설치한 고감도 센서가 실제 주행 중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하고 이를 실내로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마치 전기기타의 픽업이 줄의 진동을 소리로 바꾸는 원리와 비슷하다. 운전자는 가상의 소리가 아니라 차량이 실제로 만들어내는 진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실내 역시 기존 자동차와 다른 접근을 택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흐름과 달리 터치스크린 사용을 줄이고 물리 버튼을 대폭 되살렸다. 계기판은 아날로그 바늘과 디지털 화면을 결합해 직관성을 높였고, 중앙 조작 장치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를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해 조작 편의성도 강화했다.
최초로 공개된 페라리 전기차 루체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자동차는 아닐 수 있지만, 전기 스포츠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낯설게 보일 수 있지만, 앞으로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루체의 여러 기술과 설계를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 BBC Science Focus, “I tried Ferrari’s most hated car yet – and came away imp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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