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숨겨진 필라멘트’를 처음으로 선명하게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약 120억 년 전 빛을 내기 시작한 거대한 가스 다리가 은하 두 개를 연결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은하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
우주를 잇는 필라멘트가 처음 선명하게 보였다
우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구조가 숨어 있다고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이를 ‘코스믹 웹(우주 거대망)’이라고 부르는데, 은하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긴 가닥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다. 이번에 연구진은 그중 하나인 거대한 필라멘트를 역대 가장 선명한 수준으로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견된 필라멘트는 길이가 약 300만 광년에 이른다. 연구진은 약 20억 년밖에 지나지 않았던 초기 우주 시기의 두 은하 사이를 연결하는 이 구조를 포착했다. 이 은하들 안에는 각각 매우 거대한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이런 필라멘트가 은하로 가스를 공급하는 ‘우주의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은하가 새로운 별을 만들려면 많은 가스가 필요한데, 이 거대한 구조를 따라 물질이 흘러 들어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은 가스가 너무 희미하게 빛나 직접 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대부분은 뒤쪽 밝은 천체의 빛이 얼마나 흡수되는지 간접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120억 년을 날아온 빛, 은하 성장 비밀 풀 열쇠 될까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천체물리연구소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 초거대망원경의 고성능 장비 ‘뮤즈(MUSE)’를 사용해 수백 시간 동안 같은 하늘 영역을 반복 관측했다. 그 덕분에 아주 희미한 가스 빛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다비데 토르노티는 “지구까지 거의 120억 년을 날아온 희미한 빛 덕분에 이 구조의 형태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며 “은하 내부 가스와 코스믹 웹 속 가스의 경계를 직접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초고성능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제 관측 결과를 비교했는데, 두 결과가 매우 잘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은하가 어떤 방식으로 물질을 공급받고 별을 만들어 가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많은 코스믹 웹 구조를 찾아 우주 속 물질 흐름의 전체 지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Daily, “First-ever direct image of the cosmic web reveals the Universe’s hidden high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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