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를 상상할 때 우리 뇌는 실제 폭포를 보는 것과 비슷하게 작동하지만, 단순히 기억을 재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상상이 시각이나 청각 전용 영역보다 여러 감각 정보를 함께 처리하는 고차원 뇌 네트워크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상상은 실제 경험을 단순 복사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성인 8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며 성(castle), 얼굴, 음악, 목소리, 머릿속 독백 등을 자유롭게 상상하게 했다. 연구진은 “언덕 위 성을 상상해 보라”거나 “라디오에서 록 음악이 나오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는 식의 개방형 질문을 사용했다.
그 결과 장소나 사건을 떠올릴 때는 시각적 생생함이 커질수록 ‘디폴트 네트워크 A’라는 뇌 회로 활동이 증가했다. 이 영역은 실제 공간 정보를 처리할 때도 활성화되는 곳이다.
반대로 말소리나 언어를 상상할 때는 언어 네트워크 활동이 강해졌다. 이 영역은 실제로 말을 듣거나 글을 읽을 때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릿속 장면’은 여러 감각 네트워크가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상상이 실제 경험과 비슷한 뇌 반응을 보였지만, 시각이나 청각만 담당하는 영역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상상이 특정 감각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고차원 뇌 회로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리가 일상에서 떠올리는 상상이 세부 묘사보다 전체 분위기나 장면 중심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사물을 자세히 떠올릴 때는 색, 선, 형태를 처리하는 시각 영역이 활성화될 수 있지만, “언덕 위 성”처럼 넓은 장면을 상상할 때는 그럴 필요가 적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왜 머릿속 이미지와 소리가 실제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상의 ‘생생함’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Imagination is not just replaying what we’ve seen and heard”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